모든 인공산아제한 조치를 금지하는 교황 바오로 6세의 회칙 「인간의 생명에 관하여」가 발표되자 전세계의 여론은 타는 불에 기름 끼얹은 듯이 들끓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교황의 산제회칙이 하느님의 질서에 바탕을 둔 인간생명의 존엄성과 결혼의 신성성을 수호했다고 극찬,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라고 호소하고 어떤 이는 제2의 「갈릴레오 사건」이라고 혹평하면서 실망의 빛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신부는 사제직을 버리겠다고 위협까지 했다.
「하느님백성」의 일각(一角)에서 일기시작한 이같은 반발의 소용돌이는 드디어 교회의 최고목자이신 교황의 눈시울에 뜨거운 이슬이 맺히게 하는 순간도 빚어냈다.
부모들에게 낳아달라는 신청서를 낸바 없이 자기도 모르게 태어난 아기들이 부모들의 음흉한 태아(胎兒) 살해음모를 엿듣는다면 순진무구한 그 심경이 어떻겠는가.
여기 아기들의 표정을 밝게도 하고 어둡게도 하는 「산제회칙에의 반응」을 살펴보자.
■ “환영한다”
【바티깐市 NC】 바티깐일간지 옷셀바또레·로마노지는 미국 「워싱턴」의 오보일 추기경, 「로스앤질리스」의 매킨타이어 추기경, 오스트랠리아 「시드니」의 질로이 추기경 등 세계 각국의 주교와 종교지도자들의 산제회적 지지전문을 게재하고 있다.
첫 전보는 노르웨이의 한 프로테스탄트가정에서 왔으며 『용감한 회칙을 축하한다. 14명의 행복한 아이들과 양친으로부터』라고 씌여 있었다.
동 신문은 교회가 인공산아제한을 단죄한 조치가 갈릴레오의 경우와 같다고 주장한 스위스 신학자의 이론을 반박하고 『태양이 움직이느냐 안 움직이느냐를 논한 문제가 변함없는 인간본성에 기저를 둔 산제문제와 같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동 신문은 3일 교황의 회칙을 지지하는 미국주교들의 성명서를 출판했는데 미국주교들은 성명을 통해 미국신자들이 경건하게 회칙을 받아들이고 주의 깊게 연구하여 회칙의 빛으로 그들의 양심을 형성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동 신문은 『세계 여러 신문에 나타난 산제회칙에 대한 찬·반 반응은 사람들의 일반적인 정신상태를 반영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 신문의 부편집인 알렉산드리니씨가 쓴 논설에 의하면 회칙이 가져온 넓고 깊은 반응은 곧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당분간 더욱 고조되고 확대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빠리 RNS】 불란서 가톨릭주교단과 평신자 단체들은 교황의 산제회칙에 관한 성명서를 통해 절대적인 존경심과 충만한 신뢰로 산제회칙을 받아들여야한다고 강조했다.
【시온·스위스 RNS】 「시온」의 아담 주교는 7일 공개서한을 통해 『교황의 인공산아제한 조치에 할 수없는 가톨릭신자는 교회를 떠나야 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는 이어 『우리는 최고목자가 가르치는 신앙·윤리에 순명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에 순명할 수없는 사람은 교회를 떠날 용기를 가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암스텔담 NC】 「유트레히트」의 알프링크 추기경은 『산제회칙이 교회 내에서 아무런 불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며 신학상으로도 아무런 분열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다. 교황이 그렇게 명백히 선고한 이상 회칙에 오류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케이프·타운南阿 NC】 「케이프·타운」의 맥켄 추기경은 인구 과잉문제가 피임약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말하고 『이 문제는 지구상의 산물을 공평하게 분배함으로써만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본·프랑크푸르트, 독일 NC】 독일 주교단은 9월로 예정했던 전국주교회의를 이번 달로 당기고 산제회칙에 대한 공동성명을 준비할 것이라고 주교회의 의장인 되프너 추기경이 3일 발표했다.
동 추기경은 교황권에 충성을 굳게 다짐하면서 산제회칙의 이해와 수행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츄르·스위스 NC】 스위스의 쥬르네 추기경을 비롯한 주교들은 『회칙이준 놀라움은 일찌기 구세주께서 제자들에게 결혼의 불가해소성(不可解洧性)을 가르치셨을 때 생긴 놀라움의 방향과 같다』고 논평했다.
【런던 NC】 「웨스트민터」의 히난 추기경은 『이번 회칙은 명약관화한 것이며 갑작스런 결정이 아니다. 교황은 가능한 한 모든 권위자들과 협의했다』고 말했고 「리즈」의 휠러 주교는 『능동적 회칙이다. 교황은 인구과잉문제를 회피한 것이 아니고 사목적인 현명한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 “異議(이의)있다”
【암스텔담·화란 NC】 교황의 산제회칙이 화란교회를 뒤흔들어 놓았다.
화란의 고위성직자 2명은 성청 산제문제위원회의 의견이 회칙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롯텔담」의 얀센 주교는 『교황의 회칙은 시대정신에 위배되며 많은 신자들이 실행하고 있는 산제와 반대된다』고 불만을 표시했고 화란 가톨릭 과학자협회 회장 쇠스 박사는 『이번 회칙은 하나의 재앙이며 가톨릭 내에서 일어나는 많은 불행한 사건중의 하나다. 화란에서는 임신부 80%가 수년동안 피임약을 써왔다』고 말했다.
【본·독일 NC】 서독의 인구학 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피임약 사용 찬성자수는 남자가 70% 여자가 68%라 한다. 반대자는 남자 14% 여자 18%인데 16%의 남자와 14%의 여자는 교회의 확실한 결정을 기다려 의견을 보류했다.
【즈네브·스위스 NC】 세계교회협의회(WCC) 사무총장 브레이크 박사는 『가톨릭이 1964년부터 가족계획과 산아제한에 대한 전통적 입장을 검토하기 시작했는데 오랜 세월과 주의깊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생명」 회칙으로 결국 전통적 견해를 고수하게 된데 실망했다』고 논평했다.
【빠리 RNS】 불란서의 가톨릭 의사들과 심리학자들은 교황의 회칙이 불란서 가톨릭 부인들의 처신을 곤란하게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실망을 표시했다. 이곳의 정통한 소식통은 불란서에서 40만 내지 50만의 부인들이 피임약을 사용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워싱턴·RNS】 성직자들을 포함한 이곳 87명의 가톨릭 신학자들은 『비록 산제 회청이 발표됐을지라도 신자들이 그들의 양심을 따라 산아제한을 실시할 것이다』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국내 수백명 신학자들에게 성명서를 보내고 동조를 구했는데 7월 31일 현재 1백40명의 신학자들이 이 성명서에 서명했다고 유력한 소식통이 전했다.
이들은 오보일 추기경에게 피임을 단죄하는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에 양심상 따를 수 없다고 통고했다.
이 통고서에 서명한 교구 및 수사신부들은 오보일 추기경이 산제회칙에 관한 지침서를 발표하기 전에 관계자들과 아무런 협의가 없었다고 비난했다.
【뉴턴·미국 RNS】 「보스턴」대학의 신학교수 6명은 산제회칙이 제2차 「바티깐」 공의회가 제시한 정신과 교회의 가르침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간생명의 가치와 존엄성을 고려한 의학적 방법으로 부부는 가족 수를 제한할만하며, 또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선언했다.
【뉴욕·RNS】 유명한 가톨릭 신학자이며 교회일치 전문가인 예수회의 보우만 신부는 교황의 산제에 대한 단죄가 또 하나의 「갈릴레오 사건」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스위스의 신학자 쿠엥 신부도 이와 꼭 같은 말을 했다.
【뉴욕 RNS】 교황의 산제회칙은 피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와 진실을 외면하였다고 「조지타운」대학의 산부인과 의사인 헤린저 박사가 「뉴욕·포스트」지를 통해 발표했다.
헤린저 박사는 동 회칙이 『가족계획수단을 선택하는데 가톨릭부부의 양심에 맡기자는 성청산제문제 위원회의 의견과 상반된다』고 하면서 교황은 『진실의 일면을 견지했을 뿐 주요한 진실을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런던 6日 로이타 同和】 「런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성공회 주교대회(람베트대회)는 6일 인공산아제한을 금지한 교황 바오로 6세의 회칙을 반대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동 대회는 성의 절제를 통한 산아제한이 외의 모든 인공산아제한 방법을 금지한다는 바오로 교황의 결론은 신의 섭리에 어긋나는 처사이기 때문에 이를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동 대회는 또한 모든 부모들은 신이 부여한 권한에 따라 그들의 책임하에 여러가지 가족계획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1958년 대회의 결의안을 재확인했다
1개월간 계속될 「런던」 세계 성공회 주교대회에는 세계 각국에서 5백여명의 성공회 주교 및 대주교들이 참가하고 있다.
【런던 NC】 영국의 로버쯔 대주교는 교황 바오로 6세가 세계적으로 공공연히 실시하고 있는 인공산아제한을 금지시킴으로써 교회의 권위에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가톨릭국회의원인 스티바스씨는 산제회칙이 편파적이고 부적당하다고 말하여 회칙에 대한 반대의사를 명백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