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多樣性 統一性
【承前=刷新의 方向】
교회의 기원과 원리는 하느님의 계획 안에 있기 때문에 부분적잉 개별적이며 可變的인 역사적 현상에 대하여는 초월한 자세를 취함이 당연하다고 보겠다. 그러나 다른 면에서 고찰하면 인간을 위하여 인간 역사 안에 존재하기 때문에 시대적이고 지역적인 인간활동 안에 구체적인 교회생활이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같은 신앙으로 하나인 主님을 따르지마는 각 시대와 각 지역의 신자들은 그들의 문화 배경에 따라서 동일한 신앙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데 있어서 여러가지 다른 형태를 나타낼 수 있다.

한 사람의 일생을 보더라도 같은 대상에 대한 반응은 연령에 따라서 또 장소와 환경에 따라서 반드시 꼭 같은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지극히 다채로운 구성원을 가진 교회는 그 구성원이 다양성 때문에 피할 수 없이 복잡다기한 생활상을 나타낼 수 밖에 없다.

무릇 모든 규칙이나 제도는 구체적인 생활에서 발전해 나온 것이라야 실효성이 있는 법이기에 어떤 지방 어떤 시대의 아무리 좋은 제도나 규칙이라도 다른 곳 다른 때에 옮겨 놓았을 적에는 참고는 되어도 절대적인 표본이 되지는 않는다.

교회법이 신법을 설명하거나 구체적으로 준행방법을 가르치는 실정법이라면 당당히 피적용자들의 구체적 생활이 고려되어야 할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기에 만일 교회가 여러가지 생활방식을 가진 인간집단들을 영성에로 인도하려면 계시에 입각한 본질적인 문제가 아닌 부수적인 실천사항에 있어서는 시대와 지역에 알맞는 실천규범을 제시해야 된다. 그러면 필연적으로 규율의 다양화 내지는 제도이 複數性을 인정해야 될 것이다.

이러한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것은 필연적인 요청일뿐 아니라 교회 자체의 발전을 위하여도 크게 유익한 것이다. 각 시대의 민족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특징과 장점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좋은 역량을 복음화해서 받아들일 적에 교회생활은 더욱 풍부해지고 빛나게 된다.

이런 다양성은 신앙과 사랑의 일치가 유지되는 한 절대로 교회이 근본적인 통일성에 위반되지 않는다. 초대교회는 이런 변화의 다채로움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 당시에 활발하던 교리 토론과 여러 신학파들의 상이한 연구들은 그리스도교의 신학을 대단히 풍부하고 심와게 발전시켰으며 각 지방마다 정성들여 가꾸고 다듬어 온 고유한 전례양식들은 교회전체의 전례생활을 풍부하고 아름답게 장식했으며 지방실정에 맞도록 제정된 수계범절들은 신자들의 영신생활을 깊이있고 활발한 생활이 되도록 도와주었던 것이다.

시대가 흐름에 따라 지역별 특수성이 전체의 정신적 통일이라는 求心点을 망각할 우려가 보이게 될 때 교회는 강력한 중앙집중 정책을 채택했고 점차 지방의 특수성이 무시되고 「로마」교회이 생활습관이 타지방에서까지 침투 내지 강요되었던 것이다. 특히 「트리엔트」 공이회 이후로는 교회의 최고당국의 방침에 준해서 지방교회 중에서도 전통이 없는 전교지방교회는 앞을 다투어 「로마」화 되려고 혹은 「로마」화 시키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신학에 있어서는 「로마학파」의 주장이 代를 이어가면서 되풀이되는 것을 가지고 소위 「신학자들의 일치된 견해」라고 자랑했으므로 연구이 자유가 제절로 제한되었다. 전례에 있어서는 「로마」식 「라띤전례」가 일부 지방을 제외하고는 보편적으로 부과되었기에 말도 알아듣지 못하고 뜻도 새겨지 못하면서 피동적으로 의식에 참여하는 신자가 무수한 형편이었다.

수계범절에 있어서도 지방실정에 맞지 않는 고정된 제도나 획일적인 규칙이 기계적으로 적용되어서 깊고 내용있는 신심생활보다도 형식에 부합하는 훈련된 범절에 치중하는 감이 없지 않았다. 이런 현상들은 신자인 우리들이 아무리 이론적으로 변명을 해보아도 외부인사들이 우리교회를 형식주의라고 비난하는 것을 막지 못하였다.

공의회는 이점에 착안하여 교회생활 전반에 걸쳐서 구체적이고 실정에 맞는 사목방안을 구상하고 적용할 광범한 권한을 각각 주교단에게 위임하였다. 또 주교단은 이런 규칙을 제정할 때 널리 실태를 조사하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적절한 실현단계를 거쳐서 필요한 변경이나 새로운 제도를 세워나갈 것이다.

어떤이들은 이러한 다양화가 교회이 통일성을 저해할 염려가 없는지 우려하고 있고, 또 그런 우려가 전연 근거없는 바도 아니다. 사실상 과거 4백년 동안이 일사불란한 획일적인 사목행정이 우리교회의 활력을 저해한 요소의 하나이기도 하지만 반면에 16세기 이후의 근대사회가 것잡을 수 없이 분렬되고 혼돈된 가운데서 가톨릭 교회가 공고한 통일을 유지해온 사실의 배우에는 이 강력한 중앙집권적인 체제가 이바지한 바도 큰 것이다

그러나 이런 外敵인 중앙집권 제도가 교회이 본성적인 통일성의 유일 절대의 근거라고 생각하면 크나큰 신학적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교회의 참된 통일성은 교회를 신앙과 사랑의 일치로 인도하시는 천주성신의 은총으로 유지되는 것이지 인간적인 제도의 힘이 아니다. 다만 우리는 인간들의 죄악으로 말미암아 일시나마 교회의 통일성에 하자를 끼친 역사상의 전례를 거울삼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교회헌장이나 전례헌장이 명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지방교회는 자기의 특수성을 살리면서 전체교회에 무엇인가 기여할 수 있는 방법과 제도를 물색하여야 될 것이요, 각국 각 지방 교회의 횡적인 단결을 공고히 하면서 동시에 베드루이 후계인 「로마 성좌(聖座)」와의 일치를 촌시도 망각하지 말아야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