敎皇(교황)을 맞이한 南美(남미)의 表情(표정)
人波(인파) 1百(백)50萬(만)…교황만세 부르며 열광적 환영
南美(남미)에 빛을 준 世界司牧(세계사목)에의 執念(집념)
사랑으로 늙음과 피로를 이겨낸 바오로 6세
■ 공항에 안착한 敎皇(교황) 땅바닥에 키스하고
【보고타·콜롬비아 AP 로이타 同和 RNS】 8월 22일 오전 10시 7분, 교황을 태운 「보영」 707「젯트」기가 「보고타」 상공에 나타나 22분에 「엘·도라도」공항에 안착하자, 교황을 고대하고 있던 수만명의 군중들이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8월 18일 제39차 국제성체대회가 개막된 이래 콜롬비아 전체가 교황을 기다리며 가슴을 조여왔기 때문이었다.
악대가 연주하는 「교황 환영의 노래」와 21발의 축포(祝砲)가 울리는 가운데, 역사상 처음으로 라띤·아메리카 땅에 첫발을 내디딘 교황은 손수건을 흔들며 「교황만세」를 외치는 수많은 군중들에게 두손을 높이 들어 답례한 후, 무릎을 꿇고 콜롬비아 땅바닥에 「키쓰」 하자, 군중들로부터 공항이 떠나갈 듯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교황은 레스트레포 콜롬비아 대통령과 포옹으로 인사를 나누고 대통령의 환영사를 들었는데 11시간 24분 동안 비행해온 교황의 모습은 피곤한 기색이 전혀없었다. 환영식이 끝나고 교황이 대기 중이던 「리무진」에 올라 7「마일」밖 「보고타」시 중심가에 있는 대성당으로 향해 떠나려는 찰나, 흰옷차림을 한 남자가 군중을 헤치고 뛰쳐나와 교황을 붙잡자 군중이 몰려들고 「리무진」의 출구가 막히는 바람에 어떤 긴장의 순간이 잠시 스치기도 했고 교황은 그를 향해 뻗히는… 「손의 바다」로 자꾸 뛰어들곤 해서 경호원을 골탕먹였다.
공항에서 「보고타」시 중심가에 이르는 7「마일」의 연도에는 약1백50만으로 추산되는 군중들이 새벽부터 빽빽히 늘어서 있었고 콜롬비아 정부가 동원한 약3만5천명의 정사복(正私服) 군경들이 교황을 경호하는데 진땀을 흘렸다. 군중들은 체코의 위기사태에도 불구하고 교황이 「보고타」 방문을 취소하지 않았음을 크게 기뻐했다.
■ 체코에 도움되면 訪問취소도 不辞
교황은 「로마」공항에서의 출발성명을 통해 체코사태에 비통(悲痛)과 우려를 참을 수 없다고 하면서 『내가 「로마」에 머무는 것이 사태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면 지금당장 여행을 취소하겠다』고 말했으며 비행 중에도 사태의 진전에 대한 보고를 청취했다. 교황의 비행기가 베네주엘라 「카라카스」시를 통과할 땐 시내 모든 본당에서 종이 울렸고 시민들은 길바닥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렸었다. 「보고타」대성당에 도착한 교황은 라띤·아메리카 전역에서 모인 3백명의 주교들과 4천명의 신부들을 향해 연설하고 『본당과 젊은이, 병자와 가난한자, 어린이와 노동자들을 위해 바쳐진 사제사명 완수에 더욱 분발하며 사제성소증가에 더욱 힘쓰라고 당부했다. 연설을 끝낸 교황은 주교관 「발코니」로 나와 군중들에게 강복하고 교황대사관으로 가서 잠시 휴식했다.
■ 主敎 3백 神父4천 군중 75만명 운집
③교황은 다시 75만명에 달하는 엄청난 군중이 운집해있는 국제 성체대회장에 흰「찝」차를 타고 나타났다. 이 자리에서도 열광적인 군중들이 통행차단선을 넘어 들어와 교황에의 접근을 시도하는 통에 약간의 소란을 빚어냈다.
여기서 교황은 라띤·아메리카 여러나라의 대신학생 1백40명을 사제 로 서품시켰고 2백명의 평신자에게 종신부제직을 주었다.
군중들은 붉고 흰옷으로 정장을 한 교황의 모습을 잠시나마 자세히 보기위해 기를 쓰고 있었다. 장사치들의 두꺼운 마분지와 거울만으로 만든 망원경은 하루 품삯에 해당되는 돈을 줘야 살 수 있는데도 날개 돋친 듯 팔렸다. 군중들은 확실히 수주일 전에 교황이 인공적 산아제한을 금지하는 회칙을 반포하여 세계도처로부터 반발과 물의를 자아낸 사실도 까맣게 있은 듯 오직 「환영」에만 열을 올리고 있었다.
■ 콜롬비아 大統領 및 각료들과도 歡談
「보고타」방문 이틀째인 23일, 교황은 레스트레포 콜롬비아 대통령과 각료들을 만나 환담을 나누었다.
그 후 교황은 「모스께라」로 향했다. 교황 청색과 백색으로 채색된 「헬리콥터」편으로 그곳에 도착했을 때, 라띤·아메리카에서 가장 빈곤한 농민들이 「모스께라」에 인접한 초원 「산·호세」에 운집해 있었다. 붉은 산으로 둘러싸인 접시모양의 이 초원에 모인 군중은 예상했던 30만명의 반인 15만명으로 형형색색의 밀집모자를 쓴 농민들과 울긋불긋한 옷에 머리를 땋아 내린 산간부락의 인디안들 및 세상풍파에 시달린 농민들이었다. 이들은 교황이 무개(無개) 찦차를 타고 강복하며 지나갈 때 흰 손수건을 흔들면서 「비바·엘·비까리오·데·끄리스또!」(그리스도의 대리자 만세) 「비바·엘·빠빠!」(교황만세)를 외쳤다.
이 지역은 아직도 게릴라와 반란자가 출몰하는 곳이라 총을 든 경찰과 군대의 목조(木造) 「바리케이트」가 군중들의 통행을 제한하고 있었다.
미사를 집전하는 교황은 애써 건강한 표정을 나타내려고 노력했는데, 성능이 나쁜 확성기에다 설상가상으로 목소리까지 쉬어 연설하기가 퍽 힘들었으며 농부들은 그들대로 너무 빠르고 어려운 말마디를 알아들으려고 노력했다.
■ 박수와 歡聲때문에 연설중단 열한번
이곳에서 교황은 25분 동안 주로 빈곤타파와 비폭력에 대해 스페인어로 연설했는데, 중요한 대목마다 군중들로부터 요란한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와 열한번이나 연설을 중단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나는 부자와 빈자사이의 부당한 경제적 불평등을 없애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을 때에는 우뢰와 같은 박수와 폭음에 가까운 환성이 터져 나왔다.
교황은 『나는 여러분의 생활형편을 알고 있다. 여러분중의 대부분은 딱한 처지에 놓여 있고 지금의 형편이 영원히 계속되는 것을 참을 수 없으며 신속한 개선책을 원하고 있다는 것도 안다.
나는 여러분이 알다시피 당장 돈이 없으며 빈곤 문제에 실제로 개입할만한 방법이나 권한이 없다. 그러나 나는 여러분의 입장을 계속 항변해 주겠다. 인간이며 크리스찬인 여러분의 존엄성을 나는 옹호할 것이다. 여러분은 한 형제로서 차별없이 대우돼야 한다. 끝으로 나는 여러분이 폭력이나 혁명으로 개선책을 삼지말기를 바란다. 그것은 크리스찬 정신에 위배되며 여러분이 정당하게 바랄 수 있는 사회적 지위향상을 실현시키기 보다는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함으로써 그들의 빈곤을 위로하고 사회개혁 작업에 비폭력 수단을 쓸 것을 호소했다.
초원에서 돌아온 교황은 기자회견을 갖고 체코와 또한 전쟁으로 시달리고 있는 아프리카(나이제리아) 및 아시아(월남) 국민들의 인권이 존중되기를 열망한다고 말하면서 그러한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가 그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겨준다고 피력했다. 이어 교황은 국민의 운명을 좌우할 책임을 진 사람들에게 개인과 국가의 권리를 보호해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 무기생산 자금을 원조기금으로 쓰자
교황은 모든 국가가 무기생산에 소요되는 경비를 국제적인 원조기금으로 돌릴 것을 또다시 제의했는데, 1964년 인도에서 열린 제38차 국제 성체대회에서도 이와 꼭 같은 제의를 한바있다.
이날밤 성체대회장에서 미사를 집전한 교황은 「공정한 수단으로 라띤·아메리카의 빈곤을 극복」 할 것을 호소하는 연설을 통해 무력혁명을 주장하는 급진파 신부들에게 특별히 경고의 말을 했다. 「보고타」는 신부로서 혁명가가 되어 「게릴라」로 활약하다 1966년에 사살된 또레 신부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또레 신부는 라띤·아메리카의 몇몇 젊은 신부들간에 영웅으로 존경받고 있으며 이들은 부자와 가난한자 간에 넓게 벌어진 틈을 연결할 유일한 방법은 폭력뿐이라고 강론하고 있다.
■ 병자와 불구자에 강복·포옹하고
콜롬비아 방문 제3일인 24일 교황은 「보고타」시 교외에 있는 「성체칠리아」성당에서 약5만명의 노동자들 앞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1백명에 달하는 병자와 불구자들에게 강복했다. 교황은 들것에 누운 환자를 포옹하러 무릎을 꿇기도 했고, 어린환자를 어루만져 주었으며 「메달」을 선사했다. 그는 5만명의 노동자를 향해 『저는 여러분들과 같은 한 사람의 인간입니다. 보잘것없고 부족한 인간입니다. 저는 하느님의 자비와 여러분의 기도를 필요로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보고타」대성당에서 라띤·아메리카 주교회의를 개회하는 자리에서 교황은 인공적 산아제한을 금지한 그의 회칙을 옹호, 회칙이 합법적인 요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의사들을 향해 유일한 산아제한 수단인 주기법(週期法)을 완전게 하라는 호소를 되풀이했다.
■ 신혼부부 25쌍을 강복하고 묵주 선물
이날밤 교황은 3일간에 걸친 라띤·아메리카방문을 마치고 수만명의 환송을 받으며 「로마」로 향해 떠났는데 공항으로 가는 길에 그는 마지막으로 국제성체대회장을 방문하고 25쌍의 신혼부부를 강복했다.
교황은 행복한 웃음을 활짝 웃는 신랑신부들과 환담하고 강복한 후 묵주를 한개씩 나누어주었다. 이중에는 길게 땋은 검은 머리에 전통적인 의복으로 단장한 인디안 색씨도 끼어있었다.
공항으로 가는 연도에 늘어선 환송군중들은 교황을 향해 손수건을 요란스럽게 흔들었고, 교황이 타고있는 차에 꽃세례를 퍼부었다.
공항에서 고별연설을 통해 교황은 『위안과 희망에 가득찬 마음으로 「로마」로 돌아간다』고 말하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으나 검게 물든 그의 눈 가장자리는 격심한 피로를 웅변하고 있었다.
비행기 「트랩」에 올라선 교황은 손을 들어 콜롬비아와 라띤·아메리카의 전국민들을 강복한 후 안으로 모습을 감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