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칙 중심한 產制(산제) 討論(토론)] "주기법 자체 자연법 어기잖나?”
신자 대부분 피임하는데… 냉담자 속출할 우려
회칙 엄수토록교도, 고백소선 너그럽게 대해야
전 세계적으로 논란의 대상이된 산아제한 회칙을 놓고 가톨릭청년사도회는 8월 28일 오후 7시 가톨릭학생회관에서 토론회를 가졌다.
전국평신자사도직중앙협의회 회장 유흥렬 박사 사도회 회장 김정진 박사 그리고 회원 「옵서버」 등 60여명의 가톨릭 젊은 지성인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 가톨릭중앙협의회사무국장 김남수 신부가 산제회칙을 개괄적으로 설명 자신의 소견을 말했다.
전문 31조 ①문제의 신국면(新局面)과 교회교도권 ②교리상의 원칙 ③사목적 지침 등 세부분으로 나누어져있는 회칙은 「산제」가 곧 본 목적이 아니라 긴 안목으로 부부생활 더 나아가 전인류의 행복을 목적으로 발표된 것이라고 했다.
김 신부는 교황이 통 회칙을 발표하기까지 4년 동안 신학·윤리도덕 사회적 방면의 많은 학자들로 하여금 깊이 연구케 했으며 교황자신도 일생에 처음 당하는 고심과 많은 심혈을 기울여 제정발표 했다고 설명하면서 회칙의 타당성을 합법적(?)으로 주장했다.
그런데 이날 모임엔 회칙반대론을 주장하는 학자는 물론, 학사회 분과별 연구발표뿐 아니라 뚜렷한 반대의견을 가지고 질문하는 사람도 없이 김 신부의 지지의견만 들었을 뿐 이날 모임은 토론회라기보다는 일방적인 회칙에 대한 지지강연회로 끝난 느낌이었다. 강연 후의 질의응답을 요약하면
▲이번 회칙은 주기법을 이용하는 것 외 사전약물피임법까지 모두 단죄했는데 주기법을 이용하거나 사전 피임방법을 쓰거나 아기를 갖지 않으려는 목적은 둘다 같은데 주기법만을 허용하는 이유는?
▲답=부부행위는 부부일치가 되는 동시에 생명전달이 이루어져야 한다. 때문에 생명전달을 고의로 막는 모든 방법은 자연법을 어기는 것이며 살인행위가 되므로 죄가 된다.
김 신부의 이 답변에 『주기법을 이용하는 것 자체가 자연법을 어기는 것이 아닌가?』하는 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주위 몇몇 사람들은 동감이라는 듯한 표정이었고.
문=5년 동안이나 교회는 산아제한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자녀의 수는 신자자신의 양심에 맡겨왔기 때문에 신자대부분이 피임을 하고 있으며 완화된 회칙을 바라고 있는 이때 폭탄 같은 강경한 회칙이 발표됐다.
많은 신자들이 회칙을 무시하고 계속 피임을 하고 교회에 나오지 않을 사람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앞으로 사목자의 대비책은 어떻게 서있는지?
▲답=사실 나 자신도 약물도의 피임법은 허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약물의 피임법은 괜찮다고 한 나의 말을 취소한다. 당분간 냉담자가 생길 것도 예상하나 얼마의 세월이 지나면 결국 다시교회로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고백소에서의 사제는 그리스도를 대신한다. 하느님은 죄악에 대해서는 지극히 엄하지만 죄인에겐 가장 인자하시다. 사목하는 사제도 사전 죄의 유발에 대해서는 회칙대로 엄격하게 교도해야하겠고 이미 죄를 짓고 고백소를 찾아온 신자에겐 자부와 같이 인자하게 사죄경을 염해야 한다.
▲문=단종 한번하고 고백한번하면 일은 간단하겠군요? 질문에 대한 답변이 나오기도 전에 장내는 폭소로 수라장이 되었다. 웃음의 수라장속에서도 『결국 피임해도 된다는 소리구먼」하고 뒷자리에서는 누군가가 불쑥 말했다. 주위 몇몇 사람들은 또 웃었다. 어수선해진 뒷자리에서 다시 질문이 나왔다.
▲문=부부행위 이전의 피임방법도 살인이라고 단죄하는데 교회법상 태아의 생명은 시기적으로 언제부터 인정하는가?
▲답=신학적으로나 생리학적으로 아직까지 확실한 규정을 짓고 있지는 못하고 통념상으로 임신 그 순간부터 태아의 생명은 모체와 연결되어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한다. 이번 회칙으로 조금 완화된 것은 어머니와 태아가 함께 위독할 경우 외엔 어느 한쪽이라도 죽일 수 없다고 했지만 지금은 의사의 양심에 따라 처리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질의응답으로 토론회는 끝났다. 돌아오는 길에서 주고받는 뒷말들은 하나같이 석연치 않다는 것. 무언가 젊은 층은 불만을 품은 것 같았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반대 이유조차 들수 없다는 표정들이었다.
오는 10월에 YMCA·YWCA와 공동으로 다시 이 문제에 대하여 모임을 갖는다고 청년사도회 간부들은 시사했다. (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