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宗敎觀(종교관)] ⑮ 기독교는 民族運動(민족운동) 고취한데 공적
즐겁던 幼年時節(유년시절)의 신앙으로 돌아가고파
발행일1968-09-08 [제634호, 4면]
아득한 幼年時節 그러니까 國民學校에도 들어가기前부터 나는 벌써 祖父님의 손에 매달려 日曜日이면 禮拜堂엘 갔다. 敎會와는 오랜 동안 因緣이 끊어진 채인 現在도 나는 日曜日아침 敎會의 鐘소리를 들을 때면 가끔 애틋한 鄕愁感 비슷한 것과 함께 어떤 때는 무언가 期待같은 것을 잃은 듯한 情感을 느끼기가 일쑤이다.
高等學生時節에도 나의 信仰은 變함없었고 日本人들의 神社參拜強要를 하느님의 이름으로 거부하였던 용기있는 몇몇 學友들에 比할바는 도저히 못되는 心弱한 크리스찬이었지만 그런대로 나는 하느님을 믿고 기도하며 聖經을 토론도하고 路방 傳導에도 따라나서 보는 그런 시절을 보내왔었다. 그러던 것이 上級學校에 갈 무렵부터 敎會에나가는 것이 어쩌다 뜸해졌고 祖父께서 別世하시자 어느듯 理由도 別로 없이 敎會와 발이 끊어진 패 지금까지의 人生道程을 지나쳐 오게 되었다. 그러니까 現在 나는 宗敎를 믿지 않는 處地에 있고 따라서 宗敎觀이란 있을 수 없겠지만 그런대로 宗敎觀이랍시고 내댄다면 아마도 보잘 것 없는 것이겠지만 基督敎的인것이 되지나않을까 생각된다. 한편 나의 家族들의 宗敎를 본다면 우선 나의 家雲는 어쩌다 因果論 비슷한 運命觀이나 輪廻論 비슷한 人生觀을 들먹일때는 佛敎的인 바탕이 있지 않나 생각될 때도 있지만 宗敎란 애당초 믿어본 적이 없다니까 無神論者는 아니라도 原來 無宗敎인 것만은 틀림없다.
이러니까 나의 家庭에는 宗敎的인것은 검부락지 하나없는 狀態인데 애들은 또 그렇지도 않다. 맏딸애는 自己學校의 영향인지는 모르지만 儒書를 간간 읽고 있는 것이 눈에 띄고 맏이 놈은 어느샌가 天主敎에 歸依했다고 宣言했으며 망내놓은 幼年主日學校에 간다고 日曜日 아침마다 연보금 10원을 타가고 있다. 이렇게 누가 勸하지도 않고 말리지도 않았지만 애들은 모두 저 나름의 宗敎를 믿고 있는 것이 神通하다고나 할까.
이 地球上에는 宗敎가 하도 많아서 나로서는 名稱 조차 모르는 宗敎도 상당히 있는 모양이지만 우리의 주위에 보편적으로 恒常듣고 보고 할 수 있는 宗敎는 아마 유교 天道敎 佛敎 基督敎 정도가 아닐가 생각한다. 유교와 天道敎는 우리와 너무나 密着돼있어서 宗敎라기보다는 우리의 관습의 一部分이라고 차라리 생각될 때가 더 많다.
한때 舊式이다 하면 佛敎的인 것을 말할 程度로 儒敎的인 思考方式이나 生活이 배척된 적도 있었지만 옛날부터 儒敎的道德律이 우리의 거의 모든 社會的 良心을 代表해왔고 現在도 우리의 個人的 社會的 生活에서 相當한 部分의 指針으로 되어있는 만큼 將來에도 孔孟之道는 不滅의 빛을 우리에게 던져 주리라고 나는 생각 한다.
天道敎는 우리民族最初의 庶民革命의 原動力이었고 日帝 暗黑時代의 民族運動의 先鋒이었던 事實은 人乃天의 그 敎理와 더불어 너무나도 有名하여 차라리 政治的이기까지 하지만 우리民族과는 不可分離의 宗敎라고 생각되며 따라서 現在는 勿論 將來에도 우리民族精氣의 횃불이되고 精神的 支柱가 될 것으로 나는 믿는다.
基督敎와 佛敎는 나만의 생각이겠지만 어딘가 비슷한 데가 있는 것 같다. 그 汎世界的인 分布라든가 來世에 대한 信念 贖罪 修道儀式 等이나 純粹 宗敎的인 모습들이 적어도 피상적으로는 서로 共通되는데가 많은 것으로 느껴진다. 어쩌면 많은 宗派가 여러 갈래로 갈라져서 서로 兄弟싸움을 벌이는 点도 닮은 데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佛敎에 관해서는 全然 모르지만 하여간 數千年來 우리의 文化나 精神面에 至大한 영향을 주어온 것이 實實이고 또 그 業績이 찬란하고 그 哲理가 深오함에도 오늘날 全面的으로 養퇴해 가고 있고 어떤 때는 迷信에 가까운 印象까지도 풍기는 일이 있게 된 것은 實로 놀랍고 안타까운 일이다.
基督敎는 우리나라에 들어온 歴史는 가장 짧지만 宗敎로서는 勿論 우리의 開化文明의 先導가 되어왔고 民族운동과 自主獨立精神을 불러 일으켜주었고 많은 民族 先驅者들을 배출한 그러니까 그 信仰人口가 요原의 불길 같이 激增一路에 있는 것도 決코 우연한 일만이 아닌 近代祖國의 恩人的 宗敎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은가 한다.
또 나 個人으로서는 나의 幼年期의 보금자리였고 少年期 情緖의 바탕을 이루어준 敎이기도하여 더욱 나에게는 因緣깊은 敎이기도 하다. 이런 基督敎가 8·15解放 後 갑자기 서로 反目하고 헐뜯고 싸우게 된 것은 나로서는 놀랍고도 理解할 수 없는 서글픈 일이다. 勿輪 프로테스탄트와 가톨릭敎 間의 敎理論爭은 宗敎改革以來의 일이고 또 原理的인 問題인만큼 어느 程度는 當然한 일로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世俗的인 內部紛爭을 일삼아 빈축을 자주받게 된 것은 8·15以後의 일인 만큼 더욱 안타깝고 서글프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서도 宗敎의 참된 빛은 이 탁世에서 찬연히 빛나고 있는 것이 事實인 만큼 이런 短見無識한 雜文으로 중언부언하는 것은 無用之事일가 한다. 따라서 이제 粗雜하고 素朴하나마 나의 宗敎와 信仰에 대한 생각을 要約하면 나는 어떤 宗敎이든 宗敎란 功利的 計算이나 理致나 天堂極樂 같은 것을 따져가며 믿는 것이 아니고 無條件 神을 믿고 神의 攝理에 服從함으로써 기쁨과 보람을 느끼면 그것으로 足하다고 믿고 있다.
나도 언젠가 宗敎를 믿게 되는 날이 있게 되면 童心으로 돌아가 神을 느끼고 즐거웠던 不平없고 疑心없었던 그 옛날 幼年時節의 그런 信仰으로 되돌아갈 수 있었으면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