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手成家」. 정말 매력적인 말이다. 뭇 사람들이 희망하면서도 쉽지 않는 것. 그런데 9년간 기다리다 이제 막 그 발판을 닦을 차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서울특별시 동포구 오류동 신자 5백명. 영등포 보다는 경기도 소사읍이 더 가까운 아직은 시골 냄새가 나는 곳.
8월 22일 이곳에 오류동본당이 족했다.
당산동본당(주임 박희봉 신부)의 공소였다가 이번에 본당으로 승격하면서 고적동·개봉동·수궁동을 합쳐 분가를 했다. 주일연보 8백원, 성모승천때 축일때 영세한 식구 15명, 예비신자 30명을 가지고 있고 신자 5백명중(주민 8만)3백50명이 매주일미사에 참예하고 있다. 주일애긍 8백원으로 어떻게 성당을 짓겠는지 물었더니 「문제없다」는 것이다. 4원짜리 벽돌 모으기를 신자는 물론, 신자아닌 친구들에게도 「한장씩만』 도움을 청하겠단다.
성당건립기성회가 결성될 예정인 8일에 앞서, 이미 모금운동이 시작되어 청년신자 20명은 10만원을 내기로 하고 집설계까지 직접 그려서 가지고 다닌다.
대교구청은 동정성모회 성당서 셋방살이를 하는 이 오류동성당 신자들에게 대지구입비(4백50평) 2백70만원만 보조하고 나머지는 自手成家하라고 하고 있다.
본당신부인 朴 신부는 미국 「파플로」교구 출신인 죤·다니겐 신부. 7년전 사제로 서품된 이래 5년간의 사목경험을 닦은 후 남미로 선교길을 떠나려다 한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작년 10월 15일 입국, 서강대학서 기숙하며 우리말을 배우던 중, 당시 성모동정수녀회서 미사를 지낸 박고영 신부 청으로 그를 돕다가 오류동과 인연을 맺어 지난 1월부터 常住, 8월 22일 서울대교구에 입적, 본당신부로 임명된 것이다.
돈 많다는 미국사람이지만 『나는 돈 아닌 개척정신을 본당설립·성당 짓기에 바치겠다』고 다짐하는 그는, 지금은 성공회신학교의 호의로 거기서 기식하고 있는데 5개년 계획을 아래와 같이 밝힌다.
그의 청사진은 우선 오류동 우체국 뒤에 터를 마련, 강당 60평을 짓는 것. 그러면서 5년간 신자수를 2천5백명으로 늘이는데 주력. 이만한 신자면 한국인 본당신부도 맞이할 수 있고(생활 등) 스스로의 힘으로 성당하나를 거뜬히 지을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문제는 증가시키겠다고 제시한 신자수인데….
어떻든 그는 신자들과 같이 강당부지를 직접 整地하고 벽돌도 쌓아올리고 있다.
당산동 본당은 헌집을 헐어서나마 나무와 자재일부를 이미 제공했으며 신자들의 결의도 決然하여 개척사업을 시작할 자세다.
한편 두 신부는 곧 가정방문·「레지오」 운동을 시작하고, 공의회교령 「세미나」·신용조합과 소비조합도 구상중이다. 또한 유한양행과 이미 합의하여 구입해논 자동차로 본당내 무료진료도 시행할 것이란다. 아버지와 어머니들이 성당짓기 의논을 한창하고 있는 동정성모회 잔디밭 위를, 꼬마들은 수녀님과 손을 잡고 술레잡기를 하며 깡충깡충 뛰어놀고 있다. 우리나라서는 흔치않은 自手成家를 위해. (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