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演劇評(연극평)] 「人間的(인간적)인 眞實(진실)로 人間的(인간적)인」
宗敎的(종교적) 觀照(관조) 不足(부족)
靈肉(영육) · 갈등 · 和解(화해) · 現實(현실) · 幻想(환상)
人間性(인간성)의 矛盾(모순) · 對立(대립) 浮刻(부각)
희랍神殿(신전) 같은 새 무대 手法(수법)
時間性(시간성) 超越(초월)한 感動力(감동력)
지난 11월 22일부터 27일까지 6일간 劇團 「드라마센타」는 第2回 演劇節 參加의 마지막 行事로 今年度 演劇節 參加 劇團 중 唯一의 創作劇인 吳혜齡 作 『人間的인 眞實로 人間的인』(7景)의 公演을 가졌다.
不俱詩人의 腺病質的인 사랑에 염증을 느낀 多感한 女人 潤愛(金榮愛 분)는 푸른 農場을 가진 錫鎭(民承源 분)과 結婚한다. 그러나, 男便은 前愛人과는 正反對로 肉慾에 불타는 俗物이었다. 肉體的 사랑에 幻滅을 느낀 潤愛는 임신한 몸으로 친정집에 돌아온다. 그리하여 다시 옛 愛人인 不俱詩人 炫(金權 분)에게 돌아가나 현은 다리 不俱에다 홀어머니마저 精神病으로 신음하는 처지여서 심한 劣等意識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虛脫한 潤愛를 잡아주지 못한다.
肉과 靈에 지쳐 精神錯亂病에 걸려 있는 그녀를 救濟할 자신이 없었던 현은 평소 존경하는 神父 로오렌스(金正哲 분)에게 자기 대신 그녀를 구원해 주길 간청한다. 身分을 감춘 神父는 潤愛의 고뇌를 治유해 주기 위해 現實에 뛰어든다. 그런데 不幸하게도 神父 로오렌스와 潤愛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 潤愛는 落胎까지 하고 로오렌스에게 사랑을 갈구한다. 그러나 그것은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愛情이었다. 고민하던 神父 로오렌스는 자기의 身分을 밝히고 潤愛와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理想的인 사랑을 追求하는 젊은이의 고뇌를 테마로 한 이 드라마는 가톨릭적 女性趣向物로서 全體的으로 迫眞感 같은 것은 없으나 희랍신전을 연상케 하는 幻想的인 무대 위에서 始終 갈등과 和解, 희열과 고민 愛情과 憎惡가 조용히 흐른다. 즉 幻想과 現實, 人間的인 것 등 人間 內部에 도사리고 있는 여러가지 要素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네 가지의 愛情形態를 露出시킨다.
神父의 종교적인 사랑, 詩人의 靈에 치우친 腺病的인 사랑, 남편의 肉慾的인 사랑, 潤愛의 靈과 肉이 調和된 사랑으로. 그러나 異性間의 사랑은 역시 潤愛가 希求하는 「靈과 육이 調和된 사랑」 이외는 이상의 어느 것도 不完全한 사랑이라는 것이다. 神父의 人間的인 孤獨, 懷疑, 現實參與, 愛情問題 등은 퍽 흥미있는 素材이다.
終幕에 가서 한 女人과의 사랑에 빠진 神父는 절규한다.
『천주님! 왜 나는 한 女性을 사랑할 수 없읍니까? 나는 왜 人間이면서 人間일 수 없읍니까?』라고.
반드시 神父가 한 女子를 사랑할 수 있을 때만이 人間的인 것은 아니겠지만 오늘날 世界가톨릭 思潮로 보아 神父의 愛情問題나 現實參與問題는 藝術作品으로서 벌써 다루워졌어야 했을 것이고 좀더 그 문제를 리얼하게 파헤쳤으면 하나의 큰 問題作이 됐을 것이다.
비록 宗敎的인 눈으로 人生을 깊이 觀照하지는 못했고, 또 젊은이의 感傷主義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쉬운 感도 없지 않으나 劇曲이 갖추어야 하는 모든 基本要素를 內包함으로써 좀 弱하지만 成功作이다. 더더구나 극히 幻想的이고 觀念的인 原作을 老鍊한 演出(柳致眞)이 다듬고 살을 붙여 現實에 뿌리를 박는데 成功했다. 創作劇으로서는 近來 보기 드문 秀作이다. 특히 희랍神전과 같은 기둥과 階段으로 過去, 現在. 未來를 나타낸다든가 瞬間과 永遠을 表現한 것은 우리나라 創作劇에서 아직까지 볼 수 없었던 新鮮한 舞臺였다. 詩的인 臺詞와 희랍 悲劇의 코러스를 연상시키는 音樂, 過去를 象徵하는 기둥 뒤의 印象的인 파란 照明으로 이루어지는 雰圍氣는 內容自體는 희랍 悲劇을 닮지 않았더라도 매우 深遠한 感動을 준다. 모두 熱演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主演 金榮愛의 演技가 퍽 빛났다. 그의 獨特한 마스크와 正確하고 鮮明한 語調에다 新人답지 않게 대담하고 熱情的인 演技는 可能性과 好感을 주었으며, 관록있는 白星姬의 洗鍊되고 차분한 演技가 印象的이었다.
柳敏榮(劇評論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