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代(현대) 精神(정신) 衛生(위생)] ⑨ 自虐(자학)
現代(현대)는 產制計劃(산제계획)으로 人類自殺行為(인류자살행위)를 合理化(합리화)
自己(자기) 파괴욕 昇華(승화)못하면 自殺(자살) 도발
「身體忘想(신체망상)」…뱃속에 뱀이 들었다고 고민하는 등
어떤 중년신사는 젊어서부터 늘 배가아파서 위(胃)가 나쁜 것으로 진단되어 갖은 약을 다써보면서 지내왔으나 아직도 늘 환자의 신세를 면치 못하고 고통 중에 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그는 아무래도 뱃속에 무슨 거머리 비슷한 벌레가 생긴 것 같다고 믿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다시 그것은 거머리가 아니고 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뱀이 등으로 돌아서 머리위를 올라가거나 몸아래로 내려와 하초로 빠지면 자기는 죽을 수밖에 없다고 무서워하기까지 이르렀다. 어느날인가 하루는 그 뱀이 궁뎅이살 속까지 내려왔다고 야단을 치며 뱀이 꼭 만져진다고 하며 이것을 빨리 수술해달라고 어느 외과 의사를 찾았다. 그 외과 의사는 정 그러시다면 고쳐 주마고 대답하고 일부러 피부를 절개하였다가 다시 꼬매 놓고서는 이제 뱀을 다 빼냈으니 염려 말라고 암시적으로 쳐보려고 했다. 하면서 이환자는 일시 안도감을 가졌었으나 다시 근심을 시작했다. 뱀을 빼내다가 암만해도 어느 부분이 그대로 남아있어 그것이 다시 자라서 뱀이 또 생기게 되었다고 야단을 치게 되었다. 이렇게 되니 그 외과 의사나 가족들은 뱀이 아니라는 말을 더 이상 못하게 되고 그 ㄹ뱀이 진짜 뱀이되고 말았다.
이때서야 할 수없이 그 환자는 정신과 의사한테로 안내되어 신체망상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몸이 아픈 것도 여러 가지다. 전번에 심신층(心身症)에 관해서도 언급 한바 있지만 헛생각으로 헛되게 몸에 고통을 느끼는 증도 그와 매한가지로 역시 정신적 원인에 의해서 생기는 것은 물론이다. 이런 것은 물론 발병초기에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위의 어느 중년신사의 예에서 처럼 어느 정도 그 증상이 진행되면 누가 보아도 뻔히 알 수 있는 상태를 표출하게 된다. 꼭 그런 뱀 얘기 같은 것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예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가령 맹장염도 아닌데 배가 아프다고 펄펄 뛰면서 진땀을 흘리며 이거 맹장염이니 얼른 수술해 달라고 법석을 떠는데 욋과 의사의 전문적인 단결과 그것이 아니라고 하여 정신과로 넘어오는 경우라든가 폐가 나쁘다고 혼자서 믿고 있는 환자의 경우 아무리 냇과 전문의사가 그렇지 않다고 하여도 그 말을 믿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없어 정신과 의사한테 의뢰되어 온다든가 하는 예가 한 둘이 아니다.
아마 요지음 중년부인 중에는 인공유산을 경험한 사람이 많다고 들어왔는데 필자는 직접 어느 40대여성이 유산을 20여회나 했다는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것은 수술광(手術狂)이라고 하는 것인데 전기한 신체상의 예들과는 좀 형태가 다르기는 하나 무언가 자기 몸을 해치려하고 자기몸 때문에 괴로워하는 가운데 자기를 파괴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점은 모두 비슷한 정신기체에 연유하는 것이라고 보겠다. 자기를 파괴하려는 무의식적 경향은 죄악감 때문에 생기는 「자기징벌의 필요성」이라는 충동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그러면 죄악감이라는 것이 생기게 되는 연유는 또 무엇일까. 정신위생에서는 이것을 흔히 대인관계(對人關係) 특히 친자(親子)간의 적대관계(敵對關係)에서 싹트는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한다. 또는 프로이드나 메닝거 같은 저자들은 사람들에겐 원래 본능적으로 자기파괴의 경향이 있어 그것을 억압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승화(昇華)되지 못하면 부분적 자살행위로 자기를 또는 자기몸을 가지고 온갖 괴로움을 스스로 사게하는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부분적 자살이란 정도가 지나치면 완전자살의 길로 통하는 것은 물론이다.
인공피임법이란 것도 부분적 자살이냐 완전자살이냐하는 분기점에서 완전자살을 피하고 부분적 자살을 자위적(自慰的) 또는 공상적인 방법을 통하여 합리화하는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기 때문에 피임법을 쓴다는 사람들이 실패하면 차선의 방법이라고 하여 서슴지 않고 유산의 적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합리화된 행동은 외면 그렇지 않은 것처럼 가장(假裝)하기도 하지만 실은 그 뒤에 무서 운 것(자기 파괴의 본능같은 것)이 도사리고 있는 점으로 보아서는 다른 각가지 부분적 자살행위나 그 본질은 매한가지가 된다.
지금 밖에서나 안에서나 산제(産制)문제 때문에 말들이 많다. 세계인류는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모순에 빠져서 허덕이다 보니 앞으로의 전쟁이 타살(打殺)의 전쟁이 못되고 자살의 전쟁으로 전환될 것을 알게 되었고, 완전자살을 피할려니까 환상과도 같은 산제계획으로 모순을 합리화하려는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 밖으로 터질것을 안간힘으로 막다보니 안에 모순이 생기게 된다. 인류는 전쟁이나 인구폭발이니 하는 것을 무섭다고 무조건 떠들어만 댈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자기가 지니고 있는 모순된 본능적 경향을 어떻게 잘 치료하고 예방하느냐에 몰두해야 할 것이다.
兪碩鎭(醫博·大韓精神健康協會理事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