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는 가정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장만해 주는 기회가 돼왔다. 그러므로 성탄절을 맞이하여 잔치를 벌이고 선물을 교환하는 것은 바로 성탄의 기쁨의 표현이다. 다만 성탄준비를 한답시고 엄청난 돈을 낭비하거나 피로에 지쳐버려 모처럼의 좋은 기회를 놓쳐서야 되겠는가? 이제 세계 여러나라의 전통적인 성탄절 관습을 살펴봄으로써, 우리의 성탄축일을 보다 뜻깊게 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달래본다.
■ 再會의 기쁨
포르투갈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가족의 날」이라고도 부른다. 이날은 장작불이 타고 있는 난로가에 온가족이 모여 재회(再會)의 기쁨을 나누는 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일생을 통해 볼 때 가정의 단락(團樂)을 「베틀레헴」에서 보여준 것보다 더 생생하게 보여준 장면은 없다.
각국에서 옛날부터 전해오는 관습중 대부분은 어린애같이 천진난만한 것들인데, 오늘날에 성행하고 있는 보다 어른답고 복잡한 관습들을 살펴조면 성탄날의 신성성(神聖性)을 강조한다기보다 흐리게 하는 경향이 있다.
■ 聖誕節 염소
성탄날 밤에 무엇이 찾아와 어린이들에게 특별 대접을 한다는 신비스런 얘기는 나라마다 제각기 하나씩은 지니고 있다. 스웨덴의 성탄절 염소는 「크리스마스 이브」때 집 근처에 나타나 기다리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문 사이로 선물을 던져준다. 어린이들이 선물을 줍는 동안 염소는 물론 사라지고 없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산타 클로스 얘기는 북구(北歐)의 전설 즉 행운을 가지고 난로 속에서 나타난다는 여신(女神) 헬타에 관한 얘기로부터 비롯되었다. 벨기의 어린이들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예수 아기가 와서 베개 밑에 특별한 과자를 넣어주기를 기대하며, 스위스에서는 아기 예수가 여섯마리의 노루가 끄는 설매에다 착한 소년소녀들에게 줄 선물을 싣고 온다고 생각한다.
■ 어린이 名節
이같은 비밀스런 선물이 지니는 신비는 천주성부께서 당신의 아들을 무력한 어린애로 우리에게 보내시어 전인류에 대한 사랑의 선물로 주신 복음의 계시다. 우리가 착한 행실에 대한 상(賞)으로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줄 때 우리는 의미심장한 무엇을 배우게 된다.
■ 겨울철 불빛
그리스도의 탄생을 예고하기 위해 거의 전세계적으로 사용돼온 것은 불빛이다. 알바니아에서는 소년들이 어두운 산허리에서 거대한 횃불을 밝혀 「크리스마스 이브」를 선포했던 때가 있었다.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는 꽃불놀이가 널리 행해져 왔고, 이 두나라 사람들이 남미로 이주해옴으로써 남미에서도 꽃불놀이는 성탄절에 반드시 필요한 행사가 되었다.
횃불이든 촛불이든 간에 불빛은 인간에게 깊은 의미를 가진 것이었다. 일년중 가장 어두운 달에 불을 밝힌다는 것은 빛의 세계에 대한 인간의 신앙을 극적으로 상기시켜 주었다. 영국에서는 일찌기 이교도들이 겨우살이를 거룩한 제물로 불사르는 관습이 있었는데, 그리스도교인들도 이같은 겨우살이 식물을 평화와 사랑의 상징으로 받아들였다.
■ 지팡이에 핀 꽃
영국 「글래스턴베리」대성당에 있는 「아리마테아」의 요셉의 가시나무 지팡이에는 크리스마스 때마다 꽃이 핀다는 말이 있었다. 여러가지 나무들에 이같은 기적적인 꽃이 핀다는 많은 옛 이야기들로부터 소나무와 전나무 및 서양 감탕나무를 「크리스마스 트리」로 사용하는 전통이 생겼다. 옛날의 서양 사람들은 코를 찌르는 오렌지 향기가 소나무와 전나무의 신선한 냄새에 혼합된 크리스마스의 향취를 일년내낸 기억하곤 했다.
사철나무는 우리가 가장 동경하는 두가지 사건, 즉 봄철의 만물소생과 세말(世末)에 그리스도를 통한 우리의 부활을 상기시켜준다.
■ 편도와 幸運
성탄절에는 나라마다 독특한 음식을 장만한다. 스칸디나비아에서는 특별한 「푸딩」과 과자를 굽고 그 속에 편도를 숨겨두는데 이 편도가 들어있는 과자를 찾는 사람은 다음해에 본인이 결혼하거나 가족 중에 결혼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미신이 있다. 이같은 숨은 행운이 지니는 근본의의는 음식에 대한 어떤 기대를 갖게 하는데도 큰 몫을 한다. 「보올트」해 연안의 여러나라에서는 아기 예수상(像)이 들어있는 빵을 굽는다. 물론 이러한 빵과 과자를 쪼개어 먹는데는 평화와 화목을 비는 예절이 따른다.
■ 아버지의 役割
성탄절의 특별음식을 장만하는데 온가족이 참여함으로써 단락(團樂)의 의미와 전통이 가정 속에 확립된다.
거의 모든 나라의 축제는 가장(家長)인 아버지가 주재한다. 어떤 나라에서는 예수의 탄생을 기록한 성서구절을 가족에게 읽어주거나 적절한 강론도 하며 「크리스마스 캐롤」을 선창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하여 아버지는 성탄절에 대한 존엄성을 자녀들의 맘 속에 박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 異敎的 要素
스위스 사람들은 가축들이 말을 하는 특은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성탄때 양파의 껍질을 벗겨 열두토막으로 썰어서 소금을 치고, 각 토막에서 떨어지는 즙의 양에 따라 새해기후를 예측한다. 유고슬라비아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고를 때, 다른나무의 가지를 다치지 않고 동쪽으로 베어 넘기도록 세심한 주의를 한다.
■ 過客과 촛불
뉴 멕시코에서는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평평한 지붕의 가장자리나 현관 울타리에 촛불을 밝히는 관습이 수세기 전부터 지켜져 내려오고 있다.
성탄날 초저녁부터 그렇게 촛불을 겨두는 것은 1천9백여년전 마리아와 요셉이 「베틀레헴」에서 여해안 것처럼 멕시코의 거리를 여행한다면 정다운 불빛을 보고 반가히 들어올 수 있도록 하려는 뿌리깊은 신앙에서 출발한 것인데 이같은 관습은 백인들이 신대륙으로 진출하기 훨씬 전부터 스페인에서 지켜오던 것이다.
이러한 옛 전통을 통해서 우리는 그리스도를 맞이하는 가족 전체의 태도가 어떠했는가를 엿볼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하고, 주(主)를 기리는 즐겁고도 상징적인 모든 요소들을 마련한다면 성가정이 「베틀레헴」에서 보여준 그 사랑을 보다 많이 초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