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주님의 성탄을 축하하는 때가 돌아온 것이다. 지난날에 그렇게 많이 했듯이 우리는 마음으로 「베틀레헴」 구유에 찾아가 천주의 아들 예수아기께 경배하며 성탄축제를 지낸다. 선의의 사람들은 인간이 되어 우리에게 오신 아기 예수를 구가하며 기쁨에 찬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친지친척들 사이에는 사랑의 선물이 오고간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이나 친구에게 선물을 보낼때 그가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바라는지를 생각하며 자기의 분수에 따라 선물을 보내게 된다.
이 선물이 성탄을 축하하고 감사하는 우리들의 표시인 것이다. 선물을 쉽세 보낼 수 있는 친구가 있는 반면에 매우 많이 생각해야 될 사람이 있다. 우리에게 참으로 귀중한 이에게나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마음을 쓰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크리스마스 미사에서 구유에 누은 예수아기께 드릴 선물은 가장 크고 귀한 것이 돼야할 것이다. 그는 우리에게 가장 존귀한 존재이며 그의 가치는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이들에게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이를 위해 축하하는 것이고 그이는 우리의 사랑을 원하시는 사랑의 자체이시며 만유위에 뛰어나신 분이 아닌가! 이 가장 큰 선물은 이러저러한 표시와 물건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완전히 바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지금까지의 모든 선물이 포함되는 뜻깊고 유익한 선물이며 선택이 필요없고 다만 마음의 결심만이 필요한 선물이다. 천주께 드릴 선물을 생각할 때 우리는 조상들의 제헌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선조 아브라함은 자신을 바친다는 것은 그의 생명보다 더 귀중한 것을 바치는 것이라는 암시를 받고 천주의 요구에 따라 아들을 희생으로 바쳤다. 또 우리의 어머니시며 천주의 모친이신 마리아는 예수의 잉태를 예고받았을 때 인류에게 주는 가장 큰 영광을 그에게 주신다는 말씀을 동시에 마리아의 흠없는 온전한 선물을 요구하는 것임을 알았다. 마리아는 『주의 말씀대로 이루어지이다』라는 대답으로 순명하셨고 이 순명은 「베틀레헴」의 구유에서 아기예수를 경배하게 되는 영광의 길이었던 것이다. 마리아는 그 자신을 천주께 바치고 우리의 어머니가 되셨다. 가장 좋은 선물은 항상 꼭같다. 『네 자신을 내게 바치고 너의 일체를 내게 맡기라』하시는 주의 말씀을 묵상하자. 우리는 아브라함도 아니요 마리아도 아니고 위대한 순교자 · 통회자도 아니나, 우리 자신과 우리의 생활을 주의 뜻에 맡기므로써 우리 조상들이 드린 것과 같은 가장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아기예수께 드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