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처음으로 제정된 군인주일을 맞아 여군본부를 찾아간 본 기자를 『군인주일이 생긴 것은 다행스럽고 기쁜일』이라면서 반갑게 맞아준 여군처장 김순덕(율리아나·45세·명동본당) 대령은 독실한 가톨릭신자다.
대구태생인 김 처장은 25세의 젊은 나이로 6·25때 군에 입대, 18년 동안 나라와 민족을 위해 청춘을 송두리 채 바친 애국 여성이다.
만주봉천 조일여고를 거쳐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을 졸업한 김 처장이 군에 입대한 동기는 어려서 부친을 따라 만주에 갔을때 어린마음에 받은 민족적 차별대우였다고 한다. 6·25가 터지자 비록 동족끼리의 싸움이지만 적의 그릇된 사상에서 국가와 민족을 구하고자 싸워보겠다는 불같은 애국심이 솟아 자원입대했다는 것이다.
여군대대장과 여군처장을 역임, 지난 6월 1일자로 제5대처장에 부임한 김 처장은 열심한 신앙인으로서 많은 수하인들을 하나같이 사랑으로 지도한다는 소문의 주인공이다.
신앙생활을 하는데 군에서의 애로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애로보담은 보람을 느낄때가 더 많다」고 말하며 어렵고 곤란한 일이 생겼을 때는 신앙의 힘으로 성실히 처리해 나간다고 한다. 그리고 교양이나 훈화시간에 종교에 관한 직접적인 이야기는 일체하지 않는데도 현재 여군 전체의 30%가 가톨릭신자이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에 옮겨 표양으로 선도하는 것이 그녀의 비결이기 때문이다.
복잡한 남녀관계의 문제가 생기면 타 기관에 의뢰해서라도 진상을 밝혀 원만히 해결 지우느라 진땀 빼기도 수십 차례, 때로는 결혼까지 시켜주기도 하고 이렇게 하노라니 이성교제에 간섭한다는 공박도 많이 받았다는 김 처장, 그녀는 군에서 가장 즐거웠던 일은 부하가 제대 후 결혼한 부부가 함께 큰 행사 때마다 찾아 올 때라고 한다. 역시 여군은 같은 군인과 결혼하는 율이 많단다.
여군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너무나 부당한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고 하는 그녀는 여군소개하기를 서슴치 않는다.
여군에 입대하는 동기를 들어보면 거의대다수가 남자와 같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해 보겠다는 것이며 그중엔 가정환경 이 나빠서 입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쨌던 현 여군의 위치는 일반사회에서 인식하고 있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가정에 돌아가면 1남 1년의 인자한 어머니로서 또 70고령의 시부모에게 효성이 지극한 며느리로서 수십년을 산 동안 필동자택 일대에 소문이 자자한 김순덕 처장은 현모양처의 본보기이기도 하다. (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