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사람의 값어치를 따질 경우 各人의 기호라든지 그 時代의 一般思潮 같은 것에 의하여 여러가지 기준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外樣」 「名譽」 「富」 「人氣」 등은 주로 外形的으로 나타나는 것들이겠고 「人格」 같은 것은 內實과 상관이 있는 것이겠다.
이렇게 크게 나누어서 사람의 값어치를 정하는 두가지 기준에서 어느 기준이 그 時代의 일반적인 기준으로 더 많이 통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그 時代가 健全한 時代인가 敗亡해 가는 時代인가 하는 것을 가려볼 수가 있는 것이다.
즉 「人格」이라는 것이 보편적인 기준으로 통할 수 있으면 그 社會는 도덕적으로 매우 健全하다고할 수 있을 것이고, 「外樣」 「名譽」 「富」 「人氣」 등만이 通하는 社會라면 도덕적으로 이미 부패한 社會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人格이란 그 사람의 品性, 사람됨의 格調같은 것을 나타내는 말이고, 그것은 작게는 個人的인 對人關係에서 우러나오는 어떤 것일 수도 있고 크게는 한國家라든지 한時代라든지 혹은 永遠과 상관되는 수도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人格이란 그 사람의 「사람값어치」 즉 道德的인 됨됨이를 가리킨다.
여기에서 筆者는 다시 「사람값어치」라는 말을 썼다. 우리는 흔히 값어치라는 말을 들으면 금방 그 單位로서 돈이 떠오른다. 몇천원이냐, 몇만원이냐, 몇10萬원원이냐, 이런 식으로. 이렇게 우리가 지금 人格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다시 구체적으로 값어치라는 것을 떠올리자 금방 金錢으로 換算하도록 머리를 돌아가게 만드는 이런 時代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흔히 운위되는 現代라는 時代가 바로 이런 時代다. 科學文明이 發達하여서 가지가지 文明의 利器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우리의 머리로 하여금 모든 값어치를 弗이나 원으로 換算하도록 만드는 時代, 이것이 現代이다.
이리하여 現代에와서는 人格 道德이라는 말조차 時代착오거나 진부한 것으로 취급되고 있고 모든 값어치는 바로 눈앞의 實利 형태가 아니면 믿지 않는 것이다.
가장 重要視되어야할 學校敎育에서조차 人格 道德이란 먼 시골의 時代에 뒤 떨어진 校長先生의 낡은 넋두리 같은 취급을 받는다.
다시 말하면 모든 精神的인 價値의 輕視風潮가 一般的인 추세이다.
그렇다면 「現代」와 「殉敎」 만큼 얼맞지 않는 對照도 없을 것이다.
왜냐 하면 殉敎란 道德的인 가장 높은 境地요, 人格의 어느 究意의 境地일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절대의 값어치에 스스로 몸을 바치는 行爲, 道德的으로 그보다 더 높은 次元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앞서 말한 現代라는 時代가 어떤 時代인가 하는 것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본다면 現代에 있어서의 殉敎란 가장 非現代的인 行爲이다. 그러나 現代의 가장 심한 病弊들을 찌른다는 点에서 殉教만큼 現代를 超克하는 것도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現代란 殉敎라는 것이 없는 時代 그래서 그만큼 不幸한 時代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價値를 喪失한 時代 사람들 사이를 핏줄로 맺게 하는 어떤 共通의 規範이 무너진 時化, 內實이 없이 虛實만 부풀어서 썩어 문틀어지는 時代, 그런 時代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現代일수록 새로운 超克과 새價値의 여명은 어떤 성격으로든 순교의 성격으로서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그 内容이 어떤 것이 될는지는 筆者도 모른다. 그러나 이点만은 확실할 것이다. 모든 前衛, 모든 先覺者는 受難속에서만 제대로 前衛일수있고 제대로 先覺者일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모든 精神的인 價値가 무너지고 모든 사람이 썩으면 썩을수록 現代에 있어서 殉敎의 의미는 또다시 부풀어 오른다고 할 것이다. 殉敎란 殉敎 그 自體보다도 그 道德的인 깊이에 더욱 값어치가 있는 것일 테니까.
李浩哲(作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