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敎會一致運動이라면 가톨릭신자들은 프로테스탄트 제교파간의 일치운동으로 알고 남의 일처럼 여겨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제2차 「바티깐」 공의회를 계기로 새롭고 싱싱한 輪血을 공급받은 가톨릭교회는 내부적인 쇄신과 그리스도교 제교파간의 一致運動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됨으로써 성신의 역사하심이 얼마나 참신하고 빛나는 것인지 그 산 실증을 이 시대에 보여주었다.
표면적으로만 보더라도 매우 어지덥고 혼란된 현시기에, 실제로 화합하기 힘드는 것 같은 「이데오르기」의 대립과 人類精神의 갈등이 相異한 政體 밑에서 구체적인 형태로 도사리고 있는 시기에 전세계 크리스챤들을 하나로 묶는 「에큐메니칼」 운동에 늦게나마 가톨릭이 적극 참여하게 되었다는 것은 역사에 기리 남을 快事임에 틀임없다.
그리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작년에 이어 정초부터 신구교의 합동기도회가 열린다. 이것을 年例的인 하나의 行事로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가톨릭신자들은 공의회의 정신을 실천하는 행사로 알고 적극 참여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가톨릭은 일치운동에 대해서 너무나 소극적이고 또한 독선적인 태도를 취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갈려나간 형제들을 반갑게 대하여 주며 진정한 형제애로써 「에큐메니칼」 운동을 실천할 적에 종교계는 좋은 의미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 틀림없다.
성서에서 가르치는 「에큐메니즘」의 기본정신을 새롭게 파악한 사람이라면 급변하는 사회 전반에 걸쳐 갱신의 필요를 강조할 것이다.
제4차 WCC 총회를 통해 프로테스탄트 제교파와 가톨릭은 이제 더욱 긴밀한 관계가 수립되어 구체적인 협동사업이 이루어질 날도 멀지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개혁을 지향하는 일치의 노력을 수포로 돌아가게 하는 많은 요소들이 도처에 개재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두 사람이나 혹 세사람이 내 이름을 위하여 모인 곳에 나 그가운데 있으리라』(마테오 18 · 20)고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을 믿고 이번 일치기도주간에 신자들은 성신의 은혜를 더욱 풍성히 빌어 「한우리의 양」을 위해 모든 이가 모이는 날이 하루빨리 오도록 기도드려 주기를 부탁드리는 바이다.
朴養雲(一致委員會 總務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