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6일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바티깐」 「성베드로」대성전에서 가톨릭교회의 최고 통치권자인 교황의 집전하에 1886년에 천주님의 영광을 위해 목숨을 바친 2만명의 순교자중 7명의 프랑스주교 신부와 17명의 우리한국인순교자 등 24위의 시복식이 거행됨에 즈음하여 복자위에 오른 우리순교자들의 순교정신을 추앙하는 동시에 시복절차에 이르기까지 아끼지 않으신 주한교황대사관, 파리 외방 전교회 그리고 국내의 가톨릭계에 사의를 표하며 치하하는 바입니다.
18세기말 타국의 교회창립과정과 달리실학선구자들의 학문적 활동에서 승화된 신앙운동으로 창립된 우리 한국천주교회는 이후 백여년에 걸쳐 가열한 박해가 거듭됨으로써 수다한 순교자가 속출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며 그러한 순교자들 가운데 헌종대의기해·병오년 박해에 희생된 일부순교자인 79위가 1925년에 이미 복자시복을 받아 전세계 가톨릭교도들의 공경의 대상이되었음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철저한 박해가 거듭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가톨릭교회는 그 교세가 자라 는가운데 봉건적 한국사회의 근대화와 신문화도입에 큰 공헌을 함으로써 한국사발전에 기여한바 지대하였으며 현재에도 여러 방면에서 많은 업적을 올리고 있음도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번 병인년에 순교된 24위 복자시복에 있어 그분들의 불굴의 신앙과 순교정신은 곧 의(義)에 사는 의인(義人)의 정신을 그대로 실천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읍니다.
鮮血을 뿌려가며 죽음의 마당에서도 부동의 신념을 갖고 영생을 찾아간 그 정신은 곧 우리 한국사회에 가장 절실하게 요청되는 「의인정신」인 것입니다.
그분들은 신앙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국가적이고 사회적인 일에 있어서도 신념에 살고 의를 실천할 수 있는 人間인 것입니다.
우리는 과거와는 달리 바야흐로 국내적으로 도약하는 한국이 전세계 천주교인에게는 물론 모든 세계 사람들에게 24위의 복자를 통하여 또한번 한국의 빛을 빛내게 하였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느끼는 바입니다.
이 기회에 우리도 실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순교복자의 정신을 본받아 조국근대화의 신앙으로 자립과 번영통일의 숙원이 성취될 수 있기 소원하는 바입니다.
洪鍾哲(文化公報部長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