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복종하심으로써 인간을 구속하신 동정이며 가난했던 그리스도를 더 자유롭고 가까이서 받고자 특별한 방법으로 자신을 봉헌하여 정결 · 청빈 · 순명이라는 세가지 복음적 권고를 실천하는 수도회들은 과거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에 있어서도 그리스도와 그의 몸인 교회를 위하여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교회는 그 권위로써 각 세대가 필요로 하는 여러가지 양식의 수도회들을 흔연히 받아들여 인가하였고 또 이번 공의회서는 수도생활의 뛰어난 가치와 현대에 있어서 수도회가 반드시 해야할 구실이 교회에 더 큰 공헌을 하도록 하기 위하여 각 수도회가 현대에 적응하여 쇄신하도록 그 방향을 제시하는 율령을 제정하여 반포하였다.

1, 수도생활의 교회론적 사명
수도회는 수도회 자체를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위하여, 즉 그리스도 신비체에 봉사하기 위하여 있는 것이다. 이점에 대하여 율령은 다음과 같이 밝힌다. 『이 자기 봉헌은 교회에 의하여 받아진 것이니, 수도자들은 자기들이 교회의 봉사에도 바쳐졌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율령 제5조). 그러므로 수도자들이 자기가 속하는 단체의 조그마한 이익에 사로잡혀 교회전체에- 관한 넓은 시야를 잃어서는 아니될 것이요, 그들의 영적 생활은 전교회의 이익을 위하여 바쳐져야 한다.

교회가 필요로 하는 사도직도 여러종류가 있고 성덕에 달하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이때문에 교회에서도 여러 종류의 수도회들의 고유한 성격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것이다. 각 수도회는 창설자의 정신대로 그 특수한 성소의 양식을 충실히 따라 힘을 다해 기도와 적극적 활동으로써 그리스도의 나라를 사람들의 영혼안에 심고 견고케 하여 온 땅에 넓히도록 해야한다. 그리고 각 분야의 수도회들 사이의 상호협조와 조화가 요구된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2, 수도생활과 교회일치운동
율령이 제시하는 수도회의 쇄신과 저응의 촛점은 수도자들이 실천키로 서원한 복음권고, 복음정신에로 성실히 돌아가는데 있다. 복음정신은 크리스챤생활의 원천이다. 이 복음정신에 돌아가기 위하여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즐겨 들어야 한다.』 달리 말해서 성서에 친숙해야 된다. 성덕을 닦는 방법들 중에 성서에 친숙해야 된다는 것을 이번 공의회에서 첫 자리에 놓은 것은 당연한 일이요 또 주목할만한 일이다. (교회헌장 42조 참조). 한편 갈려나간 형제들은 성서를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해나가며 또 끊임없이 복음에로 돌아가고 있다고 자처하고 있다 또 과거에 있어서 복음권고를 따르는 수도생활에 대하여 혹독한 비판을 하던 그들 가운데는 수도생활을 실제로 하고 있는 이들도 이미 생겼다. 성서연구와 수도생활을 통하여 복음의 정신 즉 그리스도께 가까와질수록 양편의 거리는 좁혀질 것이요 마침내는 일치에 도달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가 희구하는 일치의 관건은 성서연구 즉 복음정신 이해에 있으며, 일치운동의 주동역할을 할 사람들은 복음권고를 실천하기로 서원한 수도자들이며, 수도원에서 바쳐지는 기도, 관상성서 및 신학연구, 수도자들에 의하여 행해지는 현대에 요청된 사회사업들은 교회일치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3, 수도생활의 종말론적 사명
신앙의 빛을 받지못한 사람들은 생명과 행복의 뜻을 이 세상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하느님의 백성은 이 지상에 영속하는 나라를 찾지 않면 장래의 나라를 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지상의 모든 배려에서 해방시켜주는 수도생활을 하는 수도자들은 믿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세상에서 벌써 천상의 은혜를 나타내는 「표시」가 되어야 하며, 그리스도 구속으로써 얻어진 영원한 생명의 증거가 돼야하며, 장래의 부활과 천상나라의 영광을 예고하는 전표(前表)가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교회에 모든 자체들이 그리스도 신자로서 받은 성소에서 오는 모든 의무를 완수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교회헌장 44조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