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교실]
발행일1969-02-02 [제654호, 2면]
③성경만으로는 신앙의 지침(指針)이 될 수 없다
『성경이 말씀하는 곳에서 우리도 말하고, 성경이 침묵(沈默)을 지키는 곳에서 우리도 침묵을 지킨다』
이 말은 성전의 존재성을 부인할 뿐 아니라 맹렬히 거부하면서 오로지 성경만이 신앙의 지침이 되고 유일한 규범(規範)이 된다고 주장하는 프로테스탄트敎派들이 즐겨쓰는 말이다. 여기 그들은 크게 오류(誤謬)를 범하고 있다. 왜냐하면 만일 그들이 주장하는대로 성경만이 신앙의 지침이 되고 또 성경만이 유일한 신앙규범이라면 성경은 다음의 세가지 중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성경은 진리를 탐구(探究)하는 모든 사람들의 손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성경은 모든 사람에게 쉽게 해득(解得)되어야 한다.
㉢성경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부 완전히 내포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성경은 앞에 말한 세가지 문제에 대하여 하나도 충분한 해답을 주지 못한다. 사도들이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파하기 시작했을때 성경은 한권도 없었고 오직 구전 즉 성전으로만 했다. 그 기간이 적어도 8년내지 10년은 됐다고 성경학자들은 말한다. 즉 그때 비로소 첫 복음성경이 나왔다는 말이다. 루까복음은 그리스도 사후 약20년에 기록됐다고 하여 요한 복음서는 1세기말엽에 세상에 나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도들이 쓰신 서간문들도 역시 그리스도 사후 늦게 기록된 것들이나 가톨릭초기에는 그 사도들이 서간문을 받은 특수한 지방, 특수한 사람들만이 읽고 가질 수 있있다. 이렇게 극히 국한된 지역이나 국한된 사람으로 한정돼 있었으니, 일반 모든 사람들은 성경을 읽을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니 프로테스탄트들이 주장하는대로 말하면 첫 복음성경이나 다른 성경이 나올때까지 사도들이 구전(口傳) 즉 성전으로 전도한 것은 전부 무효이며 헛수고를 했다는 결론이 되며 그동안은 신앙의 공백상태(空白狀態)였다는 결론이 된다. 이러한 결론은 가톨릭은 물론 신앙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인정하지 않겠으며 성경만을 신앙의 유일한 지침이요 규범으로 주장하는 프로테스탄트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여러곳에 산재(散在)해 있는 복음가 서간문 등을 한권의 책으로 만들어 세상에 내놓은 때가 서기 393년 「힙뽀회의」에서 결정을 본 다음이었다. 성경이 신앙의 지침이요 규범이라는 결정도 역시 4세기 후에 본 사실이다. 인쇄술(印刷術)이 발명된 것은 1440년이다. 그때까지 교회는 수도자들의 필사(筆寫)로서 많은 성경을 세상에 내놓았으나 성경을 인쇄출판하는 것보다 빠를 수도 없고 성경을 다량으로 내놓을 수도 없었다. 그러므로 실질적으로 진리를 탐구하는 사람마다 성경을 가질 수 없었다. 성경책 가지기를 원하면 얼마든지 가질 수 있는 오늘도 글을 읽을 줄 모르는 무학자가 몇백만명ㄷ 되는데 그들은 성전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받는길 외에 다른 방법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