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신자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나라 모든 교구의 평신자 대표와 가톨릭 액숀단체 전국 대표들은 1968년 7월 23일 대전 주교좌성당 강당에 모여 「한국 가톨릭 평신도사도직 중앙협의회」를 결성하고 이의 인준을 10월 14일에 열린 주교회의에서 얻음과 아울러 해마다 11월말이나 12월초에 있을 구세주 대림 제1주일을 「평신도사도직의 날」로 정하는 영광을 갖게 되었읍니다.
우리나라 천주교회는 南人학자들의 자발적인 연구결과로 1784년 창설되었으나 이 교회는 그 이듬해 관헌에 발각되어 한때 해산됨으로써 이후 신앙의 자유를 억지로나마 얻게된 1887년에 이르기까지 꼭 1백3년 동안에 걸쳐 모진 박해를 거듭 받게 되었읍니다. 이 오랜 박해시기에 있어서 우리교회는 60년 동안이나 목자없이 오로지 평신자들과 피눈물 나는 활동의 힘으로 끊임없이 유지되고 발전되어왔던 것입니다. 정 바오로(夏祥) 같은 이는 쟁쟁한 양반집의 귀한 자제로서 일부러 천한 하인 행세를 하여 북경을 아홉번이나 다녀오고 편지를 멀리 「로마」교황에게 까지 보내어 마침내 우리나라에 독립된 교구를 두게 하고 프랑스 성직자들을 모셔 들이며 스스로 성직자가 될 결심을 하고 신학을 배우다가 1839년 추석날에 새남터에서 45세의 총각으로 피흘려 복자가 되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우리가 모시게된 1백3위의 복자들도 모두 모진 형벌을 받고 「배교」한다는 한마디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거룩한 피를 흘리고 이 땅에 참되고 올바른 하느님의 가르침을 펴게 되었읍니다. 이 얼마나 장하고 거룩한 일이었읍니까! 그러기에 교황 바오로 6세께서도 이번의 우리 24위 시복을 경축하시는 말씀가운데서 『서양의 모든 교우들은 모름지기 한국순교자들의 ____한 정신을 배워야한다』라고 하셨읍니다. 이 얼마나 우리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는 말씀입니까!
사랑하는 신자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온 세계에 크게 자랑할 훌륭한 순교자들을 조상으로 모시게 된 것을 다시없는 영광으로 여김과 아울러 그들의 거룩한 정신을 더욱 빛나게 하는 일에 몸과 마음을 바쳐야 하겠읍니다. 그러기 위해서 이번에 열린 전국주교회의는 한국평신도 사도직 중앙협의회의 건의를 받아들이고 구세주 대림 제1주일을 「전국평신도사도직의 날」로 정하고 해마다 이날을 뜻깊게 맞도록 했읍니다. 구세주 대림 제1주일은 바로 정하상을 비롯한 숱한 순교자들이 동지사편에 끼어 북경으로 가던 그때이므로 이날을 평신도사도직의 날로 정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신자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는 이 뜻깊은 「평신도사도직의 날」을 맞이함에 있어서 우리의 자랑스러운 조상들 못지않게 온갖 힘과 정성을 다하여 전교에 힘쓰는 한편 우리의 이 나라를 거룩하게 하는 일에 도움을 줍시다. 우리는 누구나 알몸으로 태어났다가 알몸으로 가야할 것이니 하느님의 은혜로 얻은 이 재물을 거룩한 우리 순교자들처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일에 바침으로써 참된 삶의 보람을 느끼고 하느님의 은총을 보다 많이 받읍시다. 남을 사랑함은 삶의 길이고 나를 사랑함은 죽음의 길이라는 복음의 말씀을 항상 가슴속깊이 간직하고 우리 교회 발전을 위해 모두 힘껏 일하며 와주도록 부탁합니다.
한국평신도사도직중앙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