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聖家庭(성가정)의 意義(의의)
天上家族(천상가족) 以前(이전)에 地上(지상)가족 되게해
性(성)을 떠난 天上的(천상적)으로 결연된 가족
聖家族(성가족), 自己任務(자기임무) 완수 표본
아비는 아내 사랑, 아내는 남편을 영예롭게 자녀는 부모안에서 천주께의 使命(사명)을 완수
가정이라면 한 지붕 밑에서 사는 아버지와 어머니와 자녀들을 말한다. 「나자렛」 예수의 가정도 이렇게 갖추어져 있었다. 그런데 이를 특히 성가정이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천주시요 거룩하신 예수께서 친히 살으신 까닭이다.
우리나라에만도 경복궁이니 창덕궁이니 하여 심지어 남대문까지도 국보라고 소중히 또 기리 보존하며 감상도 하게하는데 더구나 예수께서 살으시던 가정을 성가정이라고 하는데는 아무런 이의가 없을 것이다.
둘째 이유는 가정이 천상적 또는 영적 결연(結緣)으로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성(性)으로써 맺어진 가족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 그리고 중성도 있지만 여기에는 불성(不性)이 있을 뿐이다. 물론 성을 사악시 하는 것은 아니다.
허나 승화되어 천국에 있는 사람은 예수님 말씀따라 장가도 시집도 안가고 다만 하늘의 천사와 같아서 결혼이 다시 없다. 필요조차 없다.
무성(無性)이다. 성(聖)에 대한 인간의 관념이 성(性)과는 직결되지 않는 것 같다. 성가정의 멤버들은 알로이시오 성인에게 한 말대로 『육체없는 인간』이거나 『육체있는 천사』들이었다. 영적 혈연(血緣)으로 맺어진 가족이다.
세째는 둘째 이유와 좀 비슷하지만 좀더 적극성을 띈 것 같다. 쉽게 말해서 예수께는 해당이 안될지 모르지만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서는 역시 천국을 위해 스스로 고자가 되었다는 점이다. 천국을 위해 즉 구원에 들어가기 위해 인간은 어차피 가족의 유대를 풀어버릴 뿐만 아니라 증오로써 이를 거부해야 한다.
『대개 내가 옴은 사람이 제 아비를 딸이 제 어미를 며느리가 그 시어머니를 거스려 떠나게 함이니 이러므로 사람의 원수는 그 집안 사람이니라』(마테오 10, 35-36). 그래서 예수의 말씀대로 『나와 내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부모나 자녀나 전답을 버린자는 지금 이세상에서 집과 형제와 모친과 자녀와 전답을 군난중에라도 백배로만 더 받지 아닐자 없고 후세에서 영생을 받지 않을자 없느니라』(말꼬 10, 29-30)
버림으로서 영생을 얻을뿐만 아니라 버린것까지 되찾게 된다.
이렇게 해서 천주의 안배에는 지상 가족으로써 천상 대가족을 이룬다는 계획이 들어있다. 오죽해야 피조물에 불과한 우리더러 예수님은 당신 성부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 부르게 하시고 스스로 『세상에서 아무나 아비라 일컫지 말라. 대개 너희 아비는 하나이시니 곧 하늘에 계신자시니라』(마테오 23, 9)하셨다. 그리고 이 대가족이 이루어질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와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더불어 천국잔치에 참석할 것』(마테오 8, 11)을 예언하시고 당신 나라에서 당신과 한가지로 『한 상에서 먹고 마시게 하리라』(루까 22,30)하셨으니 이렇게 되면 성 바오로의 말대로 우리는 『이미 이방인이거나 타지방 사람들이 아니라 오직…천주의 집안의 한사람』(에페 2,19)이다. 이 천주의 대가족에 한몫끼인 가족이라면 이미 성가정이 아닌가? 이런 가정이 현재는 예수의 가정밖에 없다. 이것이 네째 이유다.
다섯째 이유는 교회와 관련되는 점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의 배필이요. 마리아는 이 교회의 어머니도 되고 요셉은 그 보호자다. 이처럼 가족이 총동원해서 <교회-가정>을 만들어 「나자렛」 성가정의 연장(延長)이 되게하고 이 <교회-가정>을 통해서 여기에 속한 모든 가정을 성화시키려고 한다.
천상 대가족 이전에 지상 대성가족이 되게한다.
이런 임무를 하는 가정이라면 성가정이 아닐까? 끝으로 윤리적 이유 때문에 「나자렛」 가정은 성가정이다. 즉 가정의 각 멤버가 자기신분의 할 일을 완전하게 했다는 것이다. 아비의 임무는 가족의 의식주를 보장하고 그리스도가 교회를 사랑하고 섬기는 일을 즐겨배우게 기르는 것이다. 어미는 자기 남편의 권리를 의식하고 한 남자만 알며 자녀들의 장래를 위하여 남편과 함께 계획하며 자기집을 명예롭게 하고 자녀들에게 그들의 권리와 의무를 교시해 주는 것이 임무다. 자녀들의 임무는 부모 안에서 주께서 친히 위임하신 권위를 인식하고 그들을 천주를 상징하는 대표자로 알아 예수처럼 순종하며 연로한 부모를 부양하는 것이다.
「나자렛」 가정이 그랬다는 증언을 레오 13세 교황에게서 들어보자. 그는 요셉을 가장의 모범, 마리아를 주부의 표본, 그리고 예수를 자녀의 본보기라 하며 『요셉 자신도 자기 식구들의 끼니를 벌어야 했고 예수께서도 손수 한 직업을 맡아 일하셔야 했다. 그때문에 지혜가 가득차고 없는 것이 없을 이분들이 빈한함을 택하려고 그런 부귀를 내던지고 예수와 마리아와 요셉이 함께 사시고자 하신 것은 그리 놀랍지 않다.』
3년을 「나자렛」에서 살고 30년을 전도하셔야 했을 예수가 이와반대로 하신 것은 확실히 성가정 육성과 완성이 얼마나 중요하고 제일차적인 것인가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의 본보기가 되시려는 또 천상 대가족을 이룩하시려는 의도가 있어서가 아닐까?
崔益喆(서울 가회동교회 주임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