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宗敎觀(종교관)] ㉓ 信仰(신앙)은 功利(공리) 아닌 참회의 마음
現實逃避(현실도피) · 無視(무시)하는 宗敎(종교)는 「샤먼」에 불과
발행일1969-02-02 [제654호, 4면]
앉은뱅이가 牧師의 영험스런 說敎와 기도의 공으로 일어났다는 소문을 들었다. 하느님의 使徒인 牧者인지라 그럴법한 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다. 부처님께 공을 드리러 가는 사람이 요지음도 있다. 玉童子를 얻고 病을 고치고 혹은 官運이나 財運이 트이기 위해서란다.
어느날 버스를 내리고 있는데 『예수를 믿으라』고 고함을 치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이야기는 末世가 가까웠다. 그러니 유황불의 洗禮를 면하고 永生을 먿으려면 예수를 믿으라는 것이었다. 來世(彼岸)를 말하는 것은 불교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우리를 不快하게 하는 것들이지만 이밖에도 例를 들자면 얼마든지 있다.
그 행동은 극히 利己的이면서도 거룩한 神의 모습으로 군립하려는 聖職者의 위선이 있다. 宗派와 宗派의 싸움박질이 있다. 직장의 조건 · 결혼의 조건으로까지 宗敎는 내세워진다.
사실 宗敎人이라고 平凡한 人間 以上일 수는 없다. 오히려 그 平凡 속에서 宗敎의 現想은 구현되어야 할 것이다. 人間을 人間답게 대접하고, 人間답게 살고자 하는 몸부림이 宗敎라는 생각이 든다.
공을 들이고 기도를 한다고 運이 트이거나 기적이 일어날 수는 없다. 그것은 「샤먼」이다. 기도하는 마음은 「참회하는 마음」 이상일 수가 없는 것으로 믿는 때문이다. 더욱이 來世나 極樂에서 永生을 누리기 위해 善行을 하라는 것은 아닐게다. 聖典 속에 그러한 말이 있다면, 그것은 方便으로 생각되어야 할 것이다. 來世나 極樂을 믿는것은 現實을 外面하고 등지는 믿음이다. 現實逃避가 되는 것이다. 現實을 무시한 宗敎는 「샤먼」이다. 이렇게 볼 때 來世나 極樂은 現實 속에서 찾아져야 하고 人間 그속에서 찾어지는 「마음의 天國」을 의미하는 것이 된다. 그것은 理想的인 人間像, 즉 영원을 向한 마음이다. 너와 나의 차별이나 壁이 없는사랑하는 마음이다. 너와 나를 共同運命體로 생각하고 걱정하며 서로 돕는 마음이다. 요컨대 참으로 人間이 되고자 하는 念願이 宗敎라고 생각한다.
그리스도는 하늘을 버리고 人間을 위해 代價없는 奉仕者, 희생자로 나타났다. 人間 복귀를 위한 窓을 열어제쳤고, 그래서 十字架를 짊어졌다. 娼妓나 자악한 무리를 벗삼았다. 人間을 위해 一生을 살았고, 人間이 유일한 價値의 기준임을 가르쳤다. 부처도 마찬가지다. 眞理를 ㅊ자아 王舍城을 버렸고 그리고 苦行을 했다. 正覺을 언든뒤엔 모든 사람을 差別없이 사랑했고 대접했고 가르쳤다.
어떻게 보면 聖者의 요소는 모든 사람에게 있다.
宗敎의 설 자리가 그래서 있게된다. 그것을 소박하게 표현하자면 양심이라 할 것이다. 잔인한 강도의 마음속에도 聖者는 기다리고 있고 반면에 修道者 속에도 강도는 기다리고 있다는 헤르만 헷세의 말은 지당하다.
사실 現實世界를 살고 그 世界에 소속되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때가 묻기 마련이고 그래서 罪意識을 느낄 수밖에 없다.
世界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貧困과 질병에 의한 不幸을 우리는 自身의 일만큼 절박하게 생각지 않는다. 갖가지 不美不正이 이구석 저구석에서 자행되고 있어도 이를 타파할 용기를 갖고있지 못하다. 크게는 이러한 것들이 우리를 때묻게 하고 共犯者라는 罪意識을 강요하는 것이다. 많은 敎會에서 기도와 說敎의 소리는 중천하지만 그 설교 그 기도문처럼 行動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것인가.
人間의 人間다운 面目은 참회하는 마음이고 올바로 行動하는 자세에 있다. 良心의 소리에 따라 뉘우치고 自己本分에 誠實하게 임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聖人들이 가르친 敎理이고 倫理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宗敎人의 의미를 바르게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떤 意味에서는 宗敎人 아닌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라는 等式이 成立된다. 良心의 거울에 먹칠을 하고 살기를 自處할 사람은 없겠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良心은 偏見이 아니여야 할 것은 물론이다. 나의 宗敎觀은 自明해진다. 良心을 강조하는 노력이 宗敎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편견이 없는 良心이다. 自己執着이 없는 良心이다. 良心에 부끄러움 없는 일을 할 때 하늘을 향해서도 부끄러움이 없다. 그리하여 天國은 찾아지고 神이 있다면 神과도 만나는 것이 되리라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