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制(산제)에 대한 反省(반성) ㊦
비판적 태도로는 계시의 내용을 음미할 수 없다
교황은 학자들의 학자요 교사
회칙은「하느님의 백성」되기를 호소하는 것
“기록되지 않은 진리는 다 반대하라”는 성경말씀 없고
평소에 교회를 믿지도 따르지도 않는 자가 회칙에 반대
3. 끝으로 지금까지 말한데 대해서 있을 수 있는 반대 또는 의문에 해답하기로 하자.
①성경에 산제가 나쁘다는 명문이 없다는 구실로 산제회칙에 반대할 수 없다. 왜냐하면 성경에 『기록되지 않은 진리는 다 반대하라』는 명문도 없듯이 구원에 필요하고 유익한 모든 가르침이다. 구체적으로 성서에 기록되어있지도 않으며 그렇게 하도록 주님이 명하신적도 없다. 다만 그리스도께서는 성베드로를 수반으로 하는 핵심단체를 조직하시고 그들이 가서 가르치고 실천케 하도록 하셨다. 즉 그리스도의 계속인 교회는 성전과 더불어 신약성경이전부터 있었고, 성경을 기록하였으며, 성전과 성경을 인정하고 해석할뿐 아니라, 성신의 수호하에서 구령에 필요하고 유익한 인생의 모든 진리까지도 가르칠 의무와 권한이 있는 것이다. 즉 『너희는 가서 만민을 가르치라』 『베드로야… 네가 세상에서 무엇이든지 맨 것은 하늘에서도 맬 것이다…』 『세속의 세력이 교회보다 우세하지 못하리라』 등의 그리스도의 말씀과 같이 교회의 성전과 교회의 성경과 교회의 현행교도에서, 즉 그리스도의 생활한 신비체에서 구령에 필요한 모든 진리가 보장되는 것이다.
평소에 이러한 교회를 믿지도 아니하고 그 가르침을 따르지도 않는 무리는 산제회칙에 대하여도 말할 나위가 없다.
②회칙이 소위 학자들의 의견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트집을 잡을 수 없다. 왜냐하면 세칭 학자들이란 교회의 학자로서 인정된 것도 아니며 설사 인정되었다하더라도 그들 개인의 주장이 반드시 교회의 가르침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들은 교회의 가르침을 충실히 전달하고 수호하고 해설하는 직책을 허용 받았거나 위탁받았을 뿐이다.
교회의 가르침을 최종적으로 대표하는 것은 여러가지 형식으로 표현되는 교황의 직무적 교도인 것이다. 다른 말로 교황은 학자들 중의 하나가 아니라 교회내의 「카리스마」적 지식을 식별하고 인정하고 선포하는 특은과 임무를 받은 학자들의 학자요 교사인 것이다.
그리고 신학이란 결코 과학이나 철학의 범주 내에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그 범위를 본질적으로 초월하는 계시로 받는 진리와, 계시가 밝히고 완성시키려는 인간본성의 진리들을 계시의 빛으로 다루는 학문이다. 엄격히 말하자면 그것은 『천주성자 및 성자가 계시하여 주고자하는 자 외에는 아무도 알 수없는』(마 11·27 참조) 신비에 속한 것이다. 계시진리는 『세속적으로만 박학하고 똑똑한 자들에게는 감추어지는 법이요, 자녀적 태도로 받아들여서 믿고 사랑하고 실천하는 자들에게만 통하는 것이다』(마11·25 참조) 따라서 비판적 내지 반발적 태도로 대함으로써는 아무도 계시의 내용을 음미할 수 없는 것이다.
③식량부족이란 이유로 자연법에 도전할 수 없으며 하느님의 섭리를 불신해서도 안된다. 인공산제는 인구조절의 문제이기 전에 이미 태어난 인간들의 본질에 속하는 인간적 행위의 선악성에 관한 것인 만큼 결혼이전의 문제이기도 하다.
다른 한편에서는. 오늘의 세계도 인간의 영성적 완성과 구령을 위하여 필요한 물자와 인력을 충분히 지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요는 인간이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의 정의를 찾을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이 모든 것은 다 하늘에 계신 우리아버지께서 더음으로 주실 것이다. 신덕이 적은 자들아 무엇을 걱정하느냐?』(마 6·33 참조)
④주기법 이용과 인공산제를 같이 생각할 수 없다.
왜냐하면 전자는 허용된 것을 희생으로 바치는 것이고 후자는 적극적으로 목적은 거절하고 수단만을 취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에는 영성적 완성에 「플라스」가 되는 반면 후자의 경우에는 「마이너스」가될 뿐아니라 반대편에로 달리는 것이다.
⑤양심의 자유란 구실로 회칙에 반대할 수 없으며 객관적인 인생관을 변질시킬 수도 없다. 원죄와 본죄로 혼탁해진 현세의 실정으로 보아 계속적인 그릇된 양심에 대하여 본인의 책임이 전혀없을 경우는 인간법에 관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이 비뚤어진 인간양심을 바로 잡아주기 위하여 천주성자 사람이 되시어 교회를 세우시고 계속 인류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이 교회를 믿고 이 교회 안에서 그 혜택을 받고 호흡을 같이하는 사람들만이 하느님의 정백성(正百姓 )인 것이다.(교회헌장 14조 참조) 산제회칙은 모든 사람이 특히 우선 신자들이 실질적으로 하느님의 백성이 되기를 호소하고 있다. (끝)
윤양석(예수회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