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1일
「르네상스」의 도시 「피렌체」에서 일박하고 「밀라노」를 거쳐 「제노아」에 도착했다. 이태리 해군본부가 있는 「제노아」는 「마도로스」와 불량배의 도시 전세계 중량급 권투선수 페터슨과 실력을 겨뤘다는 어느 취한의 위압적인 수인사를 받고 한마디 툭 뱉아 본다. 『그래요? 나는 金기수의 「매니저」입니다. 반갑습니다.』 일행 4명의 위아래를 흘깃 훑어본 취한 슬그머니 자리를 뜬다.
이태리의 젊은이 치고 金기수를 모르는 이는 별로 없다. 『스포츠 외교』 체코의 붉은 깃발 아래 엉엉 울었다는 한국 여자 농구선수들의 순수했던 애국심을 늦게나마 이해했다.
10월 12일
싱겁게 국경선을 넘어섰다. 어느 중년 신사의 독백이 뒤로 들린다.
『韓滿국경을 넘은 이후 처음이군.』 호기심에 가득찬 순례객의 마음을 실망시켰다. 여권조사를 않는 국경선 통과는 싱겁기 짝이 없이 끝났다. 한국인들을 믿어준 것일까?
구미 각국에서도 갑부들이 아니면 좀처럼 오기 힘들다는 이태리와 프랑스의 「리네에라」 해안을 달리는 순례자들의 입은 다물어질 줄을 모른다.
「카메라」를 든 손들이 버스 속에서 쉴 줄을 모른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지중해의 낙원을 길게 얘기하기에는 어떤 수양이요 할것 같다. 지중해 연안은 『四寸의 논.』
「말세이유」는 지중해의 최대 항구 도시. 부두의 연장이 27km나 된다. 그러나 「말세이유」에 찾아드는 관광객의 눈을 끄는 것은 항구가 아니다. 그것은 「항해자의 성당」이며 알렉산드·듀마의 소설, 『몽테 크리스트 백작」의 주인공이 같혀 있다가 극적으로 탈출한 「샤토티프」섬이다. 「항해자의 성당」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을 끄는 것이 수많은 훈장과 칼, 총이 걸린 벽이다. 풍파속에 허우적 거리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선원들, 강렬한 해전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수병들이 바다의 별이신 「노트르담」께 바친 고마움의 표시라고 한다.
한국인 순례자들을 위해 자진하여 슈벨트의 「아베·마리아」를 들려주는 본당신부의 배려에 감사를 느낀다. 한국의 성당들이 천편일율적인데 비해 구라파의 그것은 각기 특징을 가지고 있어 좋다.
한국의 성당들이 엄숙한 분위기를 지나서 좋다면 이곳의 성당들은 신과 인간을 가까이 접근시켜 생활속에 하느님을 느끼게 하여 더욱 좋다. 「샤토티프」의 「말세이유」 중앙 부두에서 「모터·보트」로 20분 거리. 흐린 날을 제외하고는 육안으로도 섬의 전경이 환히 보인다. 프랑스 語를 자유로 구사하는 張병화 주교님의 인솔로 30여명의 일행이 섬에 상륙하여 「몽테·크리스트」의 기억을 더듬는다. (끝)
趙炳雨 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