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7시 서울시민회관에서 6·25때 남북당한 아버지 장희창(張熙昌=63세=전연대학장)씨 회갑날을 기념하는 피아노 독주회를 개최, 홀어머니 밑에서 공부하는 불우한 학생들을 위한 장학기금을 마련해 화제에 오른 장유경(張裕卿=엘리사벳)양이 독실한 가톨릭신자로서 교계에서도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63년 호바네스 박사 초청으로도 도미, 현재 뉴욕 107번가 아파트에서 오빠 진기(죠지워싱턴대학의과 2년=20세)군과 자취하며 「줄리아드」음대예과에서 공부하는 장양은 작년 3월부터 바쁜 학과공부를 마치고 틈을 내서 교리공부를 시작, 지난 10월 27일 엘리사벳이라는 본명을 가지고 성세성사를 받고 입교했다. 대모는 뉴욕주 「보펠로」에 있는 「빌라마리아대학」 학장 알로이젠나 수녀란다. 한국학생에게 외국수녀가 더구나 학장직에 있는 수녀가 대모서기는 처음인 것 같다고 장양은 자랑스럽게 이야기 했다.
유복자장학금을 마련하게된 동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장양은 『저는 비록 유복자이긴 하지만 훌륭한 어머니의 노력으로 남부럽지 않게 공부하고 있어요. 그러나 저는 아버지 없이 홀어머니 밑에서 공부하는 불우한 학생들을 조금이라도 돕기 위해 예수님이 말씀하신 한알의 밀알이 되겠어요』하고 대답했다. 장신(167cm)에 귀엽게 생긴 장양은 앞으로 매년 아버지 장씨의 생신날 장학기금을 위한 피아노 독주회를 한국에 와서 갖겠다고 어른답게 이야기했다.
장양은 지난 3월 뉴욕에서 열렸던 「더 콘첼트 컴피티숀 영피플」대회에서 1등에 입상했으며 한국 유학생들에게서 천재라고 귀여움을 독차지하기도 했다.
장양이 가톨릭에 입교한 것은 장양의 어머니인 견덕균(마리아=48세=신당동본당)여사의 힘이 컸다.
견마리아씨는 배화여고를 거쳐 일본동경 왕립여대 가정과를 졸업, 장씨와 결혼했다. 장씨가 남북 당하자 견마리아씨는 30세의 젊은 나이에 2남1녀의 어머니로 장양과 장양의 두 오빠를 키우고 어엿하게 교육시키기 위해서 수예와 인형만들기를 시작했다.
견 여사가 40년간의 프기독교 생활에서 가톨릭으로 개종입교한 것은 66년 8월 15일이었다.
대대로 기독교 가문이었던 견씨 가문에 파문을 일으키면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견 여사의 깊은 신앙심이 장양을 입교시켰고 장양과 장양의 두 오빠를(큰오빠=원기 29세=천우사 근무) 훌륭하게 교육시켰다.
본 기자와 이야기하는 동안 장양은 『모든 것은 어머니가 훌륭해서다』고 수차례 이야기하며 『모든 영광과 기쁨은 어머니에게 돌린다』고 했다.
장양은 오는 12월말에 미국으로 돌아가 내년 봄에 예과를 졸업, 본과에 진학 4년 정규과정을 마친 후 「줄리아드」대학원에서 공부를 계속한다. (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