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成應濟(타데오 · 김천평화동)씨는 67년 「마닐라 · 아테네오」대학교내 「로욜라」대신학교에 유학, 倫理神學을 전공중에 있다. 유학중 福者 金大建 神父가 신학생 시절에 3차에 걸쳐 다녀간 곳을 찾아내기 위해 동분서주, 68년 10월 19일에 마침내 이를 발견해 냈다. 그곳은 「롤롬보이(LOLOMBOY)」지방에 있는 도미니꼬회 옛 별장터전으로 金 神父가 한때 공부하던 곳이다. 이에 필자는 그곳을 聖地라고 부르고 발견 경위를 비롯해서 상세한 소개를 본지에 기고해 왔다. 필자는 오는 7일에 귀국, 대구에 있는 「가톨릭神學院」에서 강의를 맡게 된다. (편집자)
①섬나라 필립핀
필립핀은 13C에 마르코 폴로에 의해 유럽에 처음 소개됐고 그후 마젤란이 1521년에 재발견했다. 이로해서 스페인이 이 섬나라를 3세기 이상 지배하다가 1898년 미국에 의해 스페인이 물러나고 1946년 7월 4일 독립국가로 탄생한 국가이다.
상하(常夏)의 나라 필립핀은 아시아 모든 나라중 단 하나인 가톨릭국가로 이들의 생활양식이나 문화적 바탕은 유럽의 영향을 받았고 정치와 기타 제도는 미국을 본딴 특이한 나라이다.
7천1백1개의 작은섬으로 이루어진 이 나라는 또한 언어도 많아 무려 80여개의 방언이 그들 일정한 지역에서만 통용되어 국어라는 것이 없고, 공용어(公用語)로 영어를 채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종교는 90%가 가톨릭이며, 프로테스탄트가 4%, 마호멛교가 4%, 기타가 2%이다. 필립핀은 3~4모작까지 할 수 있는 기후와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어, 심기만 하고 가꾸는 법이 없으므로 흔히 상하(常夏)의 나라에서 볼 수 있는 「시아스타(낮잠)」와 더불어, 이나라 국민을 게으르게 하는 중요 요소를 이루고 있다.
사철동안, 빠나나 · 파인애플 · 파파야 · 맹고 · 코커너트 등 열대 과일들이 흥청대고, 12시부터 오후2시가지 거의 습관화 되어버린 「시아스타」 시간엔 모든 교통 · 체신기능마저 「올스톱」된다. 따라서 열대식물이 작여아는 태양에 맥을 못추듯 이들은 나무그늘에서 「기타」나 뜯으며 노래로 하루를 보낸다. 이곳 음식중 특색있는 것으로 「발룻」이란 것이 있다. 달걀속에서 거의 다자란 병아리를 통째로 삶아 먹는 것이다. 발톱 · 털 · 깃들이 다 자란 것을 달걀껍질과 함께 삶아 내는데, 우리나라 겨울밤의 「찹쌀떡」처럼 밤마다 아이들이 「발룻」을 들고 거리로 팔러 다닌다. 모든 국가가 더 잘 살아보려고 애쓰는 지금도 이곳은 인구에 비해 토지가 남아돌아가는 곳이라, 개발할 곳이 얼마든지 있으나 힘 안들이고 먹고 살 수 있으니 구태여 개간을 하려 들지 않는다. 한마디로 자연의 혜택을 만끽하고 있다.
②성지(聖地)를 찾기까지
이와같이 같은 아시아 국가이면서도 우리한테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이 나라에 우리 한국 천주교회 최초의 사제이신 복자 안드레아 김대건(金大建) 신부가 일찌기 수학(修學)했었다는 사실은 별로 알려지지 않은 얘기다. 많은 한국인 성직자나 신자들이 「마닐라」를 드나들었지만 우리 한국이 낳은 김대건 신부가 어린 소년시절에 「마카오」에서 공부하다가 민란(民亂)을 피해 이곳으로 두번이나 피신하여 공부를 계속했고 그후 프랑스 화물선 「에리곤」호의 통역관으로 이곳을 거쳐 귀국길에 올랐던 사실들, 고국의 부모님 서신(書信)을 받고 읽었던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는 사실들은 아무도 몰랐다.
이러고보면 「마닐라」는 우리 한국천주교회의 성지(聖地)다. 이 성지를 찾기까지 모든 힘과 자료를 제공하여주신 「마닐라」의 예수회 총장이며 사학가이신 데 라 고스다(DELA COSTA S. J.) 신부와 성 「토마스」대학 교수인 도민고회 파블로 페르난델(PABLO FERNANDER O. P.) 신부, 「마카오」에 있는 친구신부를 통하여 문헌 · 사진 · 슬라이드 등을 구하기까지 힘서주신 동남아 사목연구소 책임자 리따이(LEETAI S .J.) 신부와 필자와 함께 성지찾기에 주야로 노력한 예수회 더글 칼(DOUGLES KULL S. J.) 신부 및 모든 자료를 정리해 주신 보혈회 조 마리아 그라씨아(원혜) 수녀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계속)
成應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