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①농촌지역개발
②교육 및 「매스·미디어」를 통한 인간개발
③문화적 가치와 종교의 태도
❹공업화를 통한 인간자원의 개발
⑤기업인의 책임
⑥조직노동자의 책임
⑦정부의 책임
우선 주제에 관해서 몇가지 전제를 적어보면
첫째 공업화는 동력과 생산과정에 과학의 원리를 동원하는 것으로 규정 한다. 따라서 「과학공학」을 공업화의 근간으로 보며 또 과학기술의 근원을 과학에 보고자 한다. 또한 공업화의 또 하나의 면모를 동력과 자원에 관계되는 과학공학만 아니라 인간과 그 조직에 관계되는 「조직공학」의 통용이라고 본다. 분업제도와 복잡한 산업행정 경영에서의 심리학적 사회학적 행정학적 원리의 적용도 공업화에 수반된다. 공업화 때문에 인간이 어떤 공업화의 과학공업의 면모와 조직공학의 면모에 연유한다고 본다.
둘째, 인간자원을 생산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의 소유자로만 생각지 않고 여기서는 광의로 해석하려 한다. 인력개발계획이 주로 지식개발의 관점에서 계획되고 있지만 발전경제론자들은 경제적 후진국가의 문제점은 자본과 기회를 주었는데도 지식과 기술이 없어 일을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식과 기술을 익혀 주어도 그들의 정신·문화·태도·성격·가치관·동기가 비생산적인 것에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인간자원을 광의적으로 해석한다는 것은 한 인간이 자원적으로 지니는 특성들과 또 공업화가 길러내는 인간특성도 지식과 기술만이 아닌 다양다층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세째, 주제 「공업화를 통한 인간개발」을 공업화를 독립변인으로 보고 인간자원을 종속변인으로 보았다. 즉 「공업화-인간자원」의 방향관계를 문제 삼았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자원-공업화」 즉 인간자원의 여하가 공업화의 여하를 결정한 측면의 관계도 한 전제로 함축되어 상호작용론의 입장을 취한다.
넷째, 공업화가 예컨대 도시화·개인화·관료화·문화의 대중화를 촉진하고 이것들은 그 나름으로 인간에게 형성적인 영향을 준다.
그러나 이런 중개현상에 관해서는 중요하지만 여기서는 논하지 않기로 한다.
인간은 환경으로부터 학습한다. 환경의 여하는 그의 지식·기술·태도·가치관의 학습여하를 크게 결정한다. 통상의 교육은 교육기관 안에서 의도적으로 소우주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의도적은 아닐망정 대우주적인 사회환경의 파노라마로 개인에게 끊임없이 학습적인 영향을 준다.
공업화는 거대하고 광범한 사회현상의 파노라마를 전개한다. 공장이 서고 고층건물 각종 신제품들이 나돌게 되는 과학과 과학공업의 신장은 그 원인도 되고 결과도 되는 일련의 인간특성과 관계를 가지고 있다. 예컨대 공장을 하나 세우려면 사회의 과학수준이 올라가야 된다. 기사와 공원은 과학공학속에 살기 때문에 과학기술과 지식을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 또한 나도는 상품을 쓰기 위해선 대중도 조금씩 과학지식을 이해해야 한다. 공업화의 신장은 이렇듯 국민전반에 과학기술과 지식을 보급하게 되며 공업자신은 그 보급의 결실을 다시 보다 과학공업적으로 유능한 인간자원으로 되받는 셈이다. 공업화의 신장이 국민전반의 과학지식 기술의 자전을 개발하는 기능은 의도적인 프로그램으로 좀 더 강화할 수 있다. 학교교육과 기업이 밀접히 협동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것도 그 한 방법이다.
그러나 공업화가 영향 주는 인간특성은 지식과 기술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며 공업에 필요한 인간자원도 지식·기술만은 아니다.
근대화나 발전과 관련지어 문자에 「합리정신」 「기업가 정신」 「창조적 성격」…등이 필요하다고 자주 논의된다. 이런 인간 특성은 근대화나 공업화를 촉진하고 이로운 정신풍토와 인간특성의 배양도 이루게 한다.
과학활동의 척단은 지적이고 합리적이다. 그러나 그 밑바탕에는 일련의 정적 외적 가치관적 체제가 있다. 『과학은 개념의 창조이며 그 사실에서의 탐색이고 독립성과 창시 외에 자유와 관용 등의 가차풍토를 갖기』(브로노스키)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업화의 신장은 그 가치관 정신풍토의 신장에 공헌하며 그것이 보다 넓은 의미에 있어서의 인간개발이 된다.
요새 기업인들은 차차 특수한 기술보다는 『사람이 된 사람』을 길러내 달라고 교육에 요구한다. 작업이나 경영은 개인의 지식·기술만이 아닌 창의와 협동 등 정적 사회적 요인이 가미되어 결정된다는 이치 때문이다. 이렇듯 공업화의 한 근원인 과학과 공업정신의 신장은 지식·기술면에서 그리고 보다 심층적인 정신 가치관의 면에서도 국민에게 어떤 개발적인 파노라마를 전개하게 되며 유의적인 계획에 따라서는 그 개발력을 강화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 공업화의 또 하나의 근원인 조직공학의 신장의 영향도 생각지 않으면 안된다. 조직공학은 합리적인 사고를 제조직속에 적용한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조직상 분업화와 대기업화는 능률을 올리게 되고 따라서 조정과 통제의 필요가 커져 관료화의 경향이 농후해진다. 그러므로 화이트의 「조직과 인간」이란 소설에서처럼 모든 조직은 비인간화의 내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를 일단 받아들일만하다. 한 인간이 대기업체 속에서 극단의 자기소외 자기미소감에 빠진다면 그에게는 창의도 도전도 사고도 무디어져, 가지고 있는 기술마저 타성화 할 위험이 있으므로
그런 내재력은 인간자원개발에 적잖이 해를 줄 것이다. 물론 한국의 공업화는 아직 이 경지에 이르도록 무르익어 있진 않지만, 이 경계신호는 공업화를 통한 인간자원의 개발을 모색하는데 있어,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될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직(職)이 자기의 주인이 아니라 자기가 직의 주인이라는 감정이 있을 때 인간은 개발을 위한 자원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공업화가 전개하는 휘황찬란한 기계문명의 파노라마도 인간이 그 주인이고 주인이 될 수 있고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과 더불어 펼쳐질 때 이 사회의 정신풍토는 공업화로 인하여 내일을 위한 자원적 풍토가되며 그 풍토 속에서 인간자원이 개발되어 나온 것이다.
정범모(서울대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