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救世史(구세사) 교실] ② 하느님은 창조주 (창 1·1~2·4A)
聖經太古史(성경태고사)
발행일1969-03-02 [제658호, 2면]
창세기 1장의 창조 이야기를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먼저 성경 저자가 과학적 지식이나 역사적 사실을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라, 「종교적 진리」를 가르치고자 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창세기 1장은 우주만물이 어떻게 창조되었는가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창조의 질서」 그 자체를 강조하고 있다. 거기에는 옛사람들의 눈에 비친 그대로의 소박한 靜的 세계관이 반영되었다.
땅은 四面 바다로 둘러싸인 둥글넓적한 원반이고, 심연같은 原海에 기둥을 박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땅위에는 「거울처럼 견고하다고」(욥 37·18) 투명한 궁창이 활모양으로 펼쳐져 있다. 이 궁창에는 마치 램프와도 같이 해와 달과 별들이 달려있고, 이 천체들은 「하늘의 군대」로서 자기 궤도를 정확하게 행진한다. 궁창위에는 저수지와도 같은 「하늘윗물」(시 148·4)이 있고, 여기서부터 궁창의 「창구멍」을 통해 땅위에 비, 눈, 이슬, 우박 등이 내린다.
이 「윗물」 위는 하늘의 공간인데 거기에 하느님의 「성전」과 「옥좌」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땅밑에는 죽은자들의 지하세계 「셔을」(黃泉?)이 있다고 했다. 이와같이 성경은 그것이 저술된 당시의 세계관에 입각하여 그때의 언어와 표현방식으로 神의 섭리와 인간구원의 길을 말하고 있다. 고대 오리엔트의 소박한 세계관은 오늘의 우리에게 미소를 머금게 하는 먼 옛이야기가 되고 말았지만, 「하느님이 우주를 창조하셨다」는 창세기 1장의 「신앙고백」은 時空을 넘어 오늘날 우리의 입으로도 되풀이 되고 있다.
창조기사는 마치 禱文과도 같이 균일적이고 단조로운 문구들을 반복하고 있다. 「하느님이 가라사대…」 「…이 생기어라」 「그대로 되니라」 「하느님이 보시니 좋더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곧 …날이었더라」 이상의 형식이 일곱번 반복되었다.
이런 圖式的인 문장구성으로 성경 저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하느님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사실을 거듭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제관계 저자의 창조이야기에서 숫자는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 예컨대 「하느님이 가라사대…」라는 말이 열번 되풀이 되었는데 이 10이라는 수는 깊은 고려끝에 사용되었다. 새로운 것이 나타날 때마다 「창조하셨다」는 말을 썼는데 모두 일곱번이다. 「엘로힘」이라는 하느님의 이름이 7x5=35번, 「땅」이라는 말이 7x3=21번 나온다. 3이라는 수도 여러번 이용되었다. 사람에 대한 강복내용이 세가지(번성, 땅의 지배자, 양식) 하느님 친히 이름을 붙여준(命名) 경우가 세번, 사람을 만들었을 때의 「창조하셨다」는 말이 세번, 식물의 종류가 세가지, 천체들의 역할이 세가지, 제5일과 제6일의 동물의 종류가 세가지, 이렇게 모두 3이라는 수와 관련지어져 있다.
이것을 우연의 결과라고 할 수 있을까?(3이란 수는 「완성」을 뜻하고 7이라는 수는 음력 한달의 4분지1로서 역시 「충만」을 뜻한다). 성경 저자는 이러한 상징적 숫자를 통해 「하느님은 우주 만물을 당신의 계획에 따라 질서있게 창조하시고 운영하신다」는 진리를 말하고 있다. 즉 하느님은 모든 것을 일정한 본질, 일정한 범주, 일정한 질서를 따라서 정리하시고 발전케 하신다는 것이다.
창세기 1장의 창조이야기는 祭官系(P) 특유의 문체로서 바로 종교 예식의 전례문(典禮文)이요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영광」을 노래한 「찬미가」이다.
하느님은 사람을 특별히 「당신 모습대로」(하느님의 은총을 가리킨다) 창조하시고 강복하시며 「온땅을 다스리라」고 명하신 다음, 「이렛날」에는 「쉬시었다」고 했다. 고대 近東인들이 중요한 사건들을 묘사할 때 사용한 7일 「스케마」를 (예컨대 우가릿문헌 -7일째는 다른 엿새보다 드러나게 묘사된다) 祭官系 저자는 안식법과 관련시켰다 안식법은 제관들의 가장 중요한 關係事였다. 사람은 안식법을 지킴으로써만 하느님의 안식에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안식일(7일주간제)의 기원은 고대인들이 吉凶日을 가린 관습에서 비롯하였다고도 하고 바빌로니아의 천문학에서 비롯하였다고도 한다.
어쨋든 성경은 이를 정화하여 주간질서가 하느님의 창조질서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스도 교회는 「로마」의 태양神 축일을 정화하여 크리스마스로 경축하여 왔다.) 요컨대 창세기 1장은 「하느님은 오직 한분이시고 창조주」시라는 유일신교의 基本公理를 선포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하느님이 만물을 창조하셨다」는 과거형으로써가 아니라, 「하느님은 만물을 창조하고 계신다」는 현재진행형으로 신앙을 고백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옛사람보다 動的인 세계관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