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①농촌지역개발
②교육 및 「매스·미디어」를 통한 인간개발
③문화적 가치와 종교의 태도
④공업화를 통한 인간자원의 개발
❺기업인의 책임
⑥조직노동자의 책임
⑦정부의 책임
근대적 민족국가를 건설하는데 있어서 선도적 의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계층 중에는 지식인 기업가 정치가 공무원 기술자 군인내지 학생 등을 포함시키는 것이 상례다. 우리나라 개화운동 또는 근대화운동에 있어서도 이런 계층들이 앞장섰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나 특히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향하는 나라들에 있어서는 민간 기업가가 거의 중추적 역할을 했으며 현 단계의 우리나라에서는 정치권력에 의존함이 커서 얼마큼 권력의 시녀노릇을 하고 있다하나 머잖은 장래에 그들이 자유민주주의의 추진세력이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하겠다. 사업발전에 비례하여 자라나는 새로운 노동자의 단결적 세력과 기업인의 세력이 한국근대화의 두 기둥으로 등장할 날이 올 것이 틀림없다.
국가건설을 위한 이런 중대사명을 수행키 위해 기업가에게 요구되는 점은 다음과 같다.
1. 역사적 사명 및 의미의 자각
경제활동의 생태가 「이윤추구」에 있고 또 자유경제체제 밑에서 「살아남는」 피나는 노력에 있음이 사실이다. 유럽사회가 5백년의 세월로 발전시킨 경제 정치적 업적을 그 10분의1의 시간에 달성하려는 신생국의 경우엔 기업가가 자기의 역사적 사명을 자각하고 의식적으로 여러 모의 근대화 작업에 참여하며, 역사적인 「시행착오」의 교훈을 부단히 참작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손」의 낭비를 극소화하며 근대화의 「템포」를 촉성하는 추진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술 및 경영의 근대적 수법 도입뿐 아니라 사회구조와 정치구조의 혁신에도 선구자가 될 것이며 정체된 생활태도에서 발전적인 태도로 변화하는데 있어서 가장 근본적인 민족성격의 비약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법하다. 기업자들이 사회적 관심을 가짐으로써 「발전」은 촉진되고 「자유경제」의 역사적 혼란을 피하면서 민족자본을 키워 나갈 수 있는 「제3의 방안」이 발견될 것이다.
2. 사명수행 위한 가치관·정신자세의 확립
기업인의 가치관에 있어 특히 중요한 것은 「기업의 윤리성」이다. 경제인 연합회가 주동이된 「제2경제운동」 실천사항 중의 『기업인들은 경제윤리에 투철하여 신용을 생명으로 삼고 품질향상, 가격안정 공정거래와 「아프터서비스」 정신을 발휘, 소비대중복리도모에 앞장서자』와 『근대적 노사협조체제를 확립하여 생산성향상, 적정 임금제 실천, 그리고 산업평화유지에 이바지하도록 노사간 제휴를 긴밀히 하자』고 한 대목들은 기업인의 새로운 가치관의 일면이라 하겠다. 사회정의의 신장 또는 인간능력의 개발은 근대국가건설의 목표이자 추진력이며 경제개발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기업인은 기억하고 신봉해야 한다.
3. 기업내외 활동서의 새로운 가치관의 구체화
그러한 사명감과 가치관을 실천행위로 옮기기 위해 한국사회 환경을 배경으로 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①노사관계의 기본적 명제는 평등권의 수립에 있다. 새로운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사용자도 종업원도 같은 인간적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여 서로 대등한 자격으로 교섭 테이블에 마주 앉아야 한다. 생산활동에 있어서의 기능적인 지휘체계와 혼동해선 안된다. 우리나라의 노동법규가 지나치게 앞섰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이런 문제는 사용자와 피사용자 간의 단체교섭에 의해서 현실적으로 조정돼야 한다. 노동자의 인간적 기본권을 인식하고 들면 건설적인 조정방안이 생길 것이다. ②기업은 종업원의 생활보장뿐 아니라 기술과 인격을 향상시킬 기회를 공여할 것이다.
그런데 계획이 생산성의 향상으로서 기업이윤을 증가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은 물론이다. ③기업가가 사회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역사회의 복지를 위해서 응분의 기여를 하는 것은 기업과 지역사회의 원활한 관계유지에 필요하다. 특히 대기업은 일반사회의 교육 기술향상 연구개발 공익사업 등에 수입의 일부를 제공할 용의가 있어야 한다. ④끝으로 기업인들의 소비생활의 적절화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일부계층의 지나친 사치는 사회적 마찰의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기업윤리란 개념은 좁게 해석하면 신용의 확립이요, 넓게 해석하면 사회개발 인간개발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포함하는 것이다. 근대사회의 두드러진 특색의 하나가 산업사회일진데 오늘날 한국 기업가들의 책임은 기업의 영역을 벗어나 전반적 생활분야에 뻗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주요한(경제과학심의회 의장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