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話(야화)를 끝내면서
너무도 큰 題材(제재)에…
막기 어려웠던 觀念化(관념화)
발행일1968-12-15 [제648호, 4면]
入敎한지 어느덧 20년이 가깝다. 우연이지만 그동안 거의 全部의 세월을 敎會 안에서 보내었다. 그리고 변변치 못하나마 나는 恒常 나의 生活의 가장 윗자리에 宗敎를 모셔놓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 결과가 敎會에 얼마나 「플러스」가 되었는지, 또 나 自身에게 얼마나 보람이 있었는지 그것은 알 수 없다. 어쨌든 나는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고 또 내 목숨이 다할 때까지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내 목숨에 뜻을 붙이는 또 어떠한 길이 나에게 있단 말인가? 나의 宗敎生活은 곧 내 앞으로 닥쳐올 죽음에 대한 준비이다. 만일 그 때까지 내가 眞理를 깨닫지 못한다면 나는 죽음 앞에 큰 恐怖에 질려서 마지막 兇惡한 얼굴을 하고 숨을 거둘 것이다. 나는 그것이 두렵다. 나는 기쁘게 죽음을 맞이하여 微笑를 지으며 죽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까 이번 「夜話」라는 小說은 小說이라기 보다 나 자신의 宗敎的 境地의 打診이었다. 나는 이 作品으르써 나의 宗教를 端的으로나마 검토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어느 한 대목에서라도 편린이나마 참모습을 발견한다면 나는 거기서 큰 힘을 얻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손을 대어 活字化해 가고 보니 어려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至難한 內的表現에다가 普遍化된 眞理를 題材로 삼는다는 것이 내 힘에 벅참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붓대가 때때로 너무 굳어져서 觀念的인 곳으로 흐르는 것을 막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번 執筆로 얻은 바로 적지 않다. 천마디 말보다도 실천이 큰 힘이 되는 것이다. 앞으로 밑바닥이 찬 作品을 한 편이라도 쓴다는 그것은 이번 執筆쌀에 힘입은바 클 것이다. 그동안 음으로 양으로 격려 해주신 독자 신자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려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