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座談하신 분
金南洙 神父(CCK사무국장)
金達湖 敎授(本社論說委員·慶北大)
李太載 敎授(本社論說委員·慶北大)
社會
朴炳元 神父(本社主幹)
1만여명의 순교자를 낸 한국교회가 1백3년만에 1백3명의 순교복자를 갖게 된 1968년, 한국교회에는 허다한 사건(?)이 있었읍니다. 김수환 대주교님이 서울대구장으로 착좌하셨고 장병화 주교님이 마산주교로 착좌했읍니다. 강화본당 JOC는 섬유노조를 통해 노동쟁의를 벌여 국내외의 주목을 끌었고, 최창성·길로련 신부가 환속하기도 했읍니다. 또한 교황 바오로 6세께서 발표한 「산제회칙」은 온 세계의 여론을 들끓게 했읍니다. 이러는 가운데 저물어가는 1968년을 보내면서, 본사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벌여온 사목활동을 점검하고 비판하여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조촐한 좌담회를 마련하였읍니다. 화제는 주로 본당사목문제와 신학교 교육문제 였읍니다. 그리고 한국교회에 시급히 요청되는 교회언론창달과 「산제회칙」문제가 곁들여 언급되었읍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가정에 성탄절의 축복과 기쁨이 넘치도록 기도드립니다. (編輯者)
■ 예산편성은 司牧委 집행은 본당신부가
朴=68년을 보내면서 본사가 마련한 이번 좌담회에는 멀리서 김 신부님까지 왕림해주셔 무척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오늘 좌담회에서는 지난 1년동안 한국교회의 사목활동에 대한 반성과 내일의 전망에 대해 기탄없이 얘기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먼저공의 이후 특히 「크로즈·업」되고 있는 사목문제, 특히 본당운영위원회에 대해서 대구의 사목위원으로 계시는 두분께서 말씀해 주십시요.
李=우선 준칙부터 말씀드리겠읍니다. 이 준칙은 일단 사목위(司牧委)에서 만들었는데 사제회의에서 좀 중앙집권적으로 수정되었읍니다. 그래서 예산편성은 사목위에서하고 집행은 사제가 하도록했읍니다. 그런데 본당마다 사정이 달라서 그런지 몇개 본당을 제외하고는 실효를 못걷우고 있는 것 같읍니다.
■ 참여의식 높은 서울 앞으로의 전망 밝고
朴=서울대교구에서는 어떻습니까 김 신부님?
金南=서울에는 사목위가 아직없는 것 같고 과거부터 있던 본당운영위가 남아있읍니다. 이번에 평신자 협의회 창립때 보여준 참여의식으로 보아, 조직적으로는 다른 교구에 뒤떨어질지 모르나 앞날은 밝다고 생각합니다.
朴=사목위와 운영위가 어떻게 다른지 김 교수님께서……
金=대구의 경우를 보면, 교구에서는 사목위, 본당에서는 운영위가 돼있읍니다. ①신자들이 본당에서의 자기의 위치를 모르고 ②지도자인 신부님은 이 조직을 교무금을 사정하고 받아내는 데만 이용하려는데 문제가 있읍니다. 제가 보기에는 「쇄신의 정신」은 전도요원하고 일반적으로 구태의연한 것 같습니다.
■ 대구대교구의 司牧委는 행정기관 아닌 연구기관
李=대구의 사목위는 다른 교구와 달리 주교님을 보좌, 자문하는 연구기관에 불과하고 행정기관은 아닙니다. 따라서 사목위가 각 본당에 지시하는 일은 없읍니다. 각 본당에 연구기관인 사목위가 있고 행정기관인 운영위가 있어야 하는지 앞으로 연구해볼 문제입니다.
■ 全州·仁川은 內閣責任式 모든 것을 司牧委에 맡겨
金南=전주교구의 경우를 보면 주교님이 모든 것을 사목위에다 맡겼답니다. 주교님은 홀가분한 자세로 인사문제 정도만 다룰 뿐이랍니다.
李=전주와 인천은 마치 내각 책임제처럼 돼있읍니다. 대구서는 「로마」에서 나온 사목위 구성에 관한 원본을 보고 조직했는데 주교님이 의장이되고 위원을 임명하며, 연구·조사·분석하는 건의기관입니다. 이것이 교회가 원하는 진짜 사목위가 아닌지 모르겠읍니다. 그렇다면 전주와 인천의 사목위는 어떤 다른 이름을 붙혀야 할 것입니다.
金=그런데, 김 신부님. 지금 교회에 어떤 뚜렷한 뭐가 없는게 아닙니까?
金南=그러니, 자꾸 해봐야지. 주교님이 혼자 다할 수 없으니까, 협력하는 무슨 기구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협력해야하는데, 이 조직이 잘못되면 「히어랄키」가 무너질 위험이 있읍니다. 이를 조심하다가 보니 대구에서는 연구기구로 떨어진 모양인데 연구만한다면 전문위 역할만하게 되니까 현실적으로 부족할 것입니다.
■ 주교가 혼자 못하는 이유
金=지금 신부님께서 주교님이 혼자 못한다고 하셨는데, 주교님이 바빠서 못하는 겁니까? 능력이 없어 못하는 겁니까?
金南=바쁘기도 하고 능력도 부족하겠죠. 권위는 가졌지만, 현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모르니까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혼자서 너무 명령식으로 하면, 신자들이 피동적이 되고 자발적으로 일을 못하게 됩니다.
金=그렇다면 전주의 경우는 「바빠서」에 해당되고 대구의 경우는 「중지(衆知)를 모우는」 경우에 해당되겠군요.
金南=그건 그렇고, 전국 전례위의 경우를 보면, 결정권은 없지만 거기서 의결된 사항은 바로 주교회의에 올라가서 거기서 OK하면 그대로 실천이 됩니다. 그러니까 연구만이 아닌 다른 뭐가 약간 「플러스」된 것 같아요… 『그냥 무엇을 연구만 해서 바쳐라. 결정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식의 사목위라면 별로 흥미를 느낄 수 없을 것입니다.
■ 연구만 아닌 실권줘야
朴=그러면, 기구상으로 어느 정도의 실권을 가진 사목위가 형성돼야 하겠읍니까?
李=실권있는 행정기능을 가진 사목위를 만들고, 거기다가 평신자를 참여만 시키면 그 교회가 진보되었다고 마구 판단하는 경향은 지양돼야 합니다.
「평신자를 중심으로 교회를 운영해 나가겠다」는 노력이 현싯점에서는 훨씬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교회의 사명을 이해하는 능력있는 평신자가 없는데도 덮어놓고 참여시킨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 않겠읍니까?
金南=물론이죠. 그렇지만 앞으로는 성직성소도 줄 것이니, 교회가 내것이라는 걸 이해하고 자기의 사명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을 평신자에게 심어주어야 합니다. 일군문제 때문에 본당사목위원회 보다 교구사목위원회를 조직하는 것이 더 쉽습니다.
■ 주교 「브레인」 역할하는 司牧委, 공의회가 요청
李=교구단위에서 평신자가 행정기능을 가진 기구에 참여하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공의회정신을 보더라도 대구의 사목위원회와 같은 것은 각 교구마다 의무적으로 둬야합니다. 기능은 연구·조사·분석·구체적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주교님의 「브레인」 역할을 하고 구성은 성직자 몇명 평신자 몇명 이런식이 아니고 순전히 개개인의 기능을 위주로 해야 할 것입니다.
金=대구의 사목위가 운영되는 걸 볼 때 주교님이나 신부님은 「보따리를 다 풀어내놓지 않고」 빙산의 일각만 보여주면서 일하라고하는데- 출처도 모르고 전체의 내용도 모르니 연구가 옳게 되지 않는 것 같아요. 또한 거교구적인 모임이라, 지적 「레벨」이 다르므로 얘기가 힘들고 연구결의 하는 것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어느 면으로 보나 대구의 사목위는 지금 김 신부님이 말씀하신 「교회가 원하는」 기구와는 거리가 멉니다.
■ 全州式 사목委속에 大邱式이 들어있어야
金南=제가 보기에는 전주식의 사목위 속에 대구식의 사목위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즉 ___ 연구기관으로서 또한 전문분과위로서 존재해야 할 것입니다.
朴=이제 각 본당의 사목·운영위가 이룩한 실적을 평신자의 입장에서 얘기해 주십시요.
李=1년 동안에 그렇게 큰 진척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평신자는 어떤 혁명적인 자극을 받고 있음에 틀림없읍니다. 「교회쇄신」을 성공시키려면 성직자가 나팔을 불며 선두에 나서야 합니다. 그것이 안되니 성공할 수가 없읍니다.
朴=여기 재미있는 말이 있읍니다. 공의회 이후 한국의 「하느님의 백성」을 보면 『평신자는 신부를 치고, 신부는 주교를 치니 주교는 칠게 없으니까 땅밖에 못친다』는 말이 있읍니다.(일동 폭소) 이런 것이 정말 한국의 실정이겠읍니까?
金=신부가 주교를 치고 주교는 땅을 치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그러나 신자들이 신부를 좀 쳐줬으면 좋겠는데 신자들은 그런 관심도 없는 것 같아요.(일동 폭소)
朴=음성적으로 치겠죠.
金=그런 건 옛날부터 있던 한갖 「불평」에 지나지 않습니다. …도대체 신자들이 무관심해요. 신자는 돈만 내고 집행은 신부가 한다는게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 예산항목 고수 아쉽고 집행자는 신부가 타당
李=저는 의견을 좀 달리합니다. 제가 본당운영위원장인데, 예산집행을 할 때마다 제가 결재를 한다면 생활에 바쁜 직업인으로서 여간 불편하지 않을 것입니다. 교회의 현실과 여러가지 여건으로 봐서, 집행은 신부가 하는 것이 무난할 것입니다. 한가지 걱정은 신부가 예산대로 집행할 능력이 있는가 없는가가 문제입니다. 예산편성을 무시하고 다써버린 후에 「교회를 위해 썼다」고 버티면 할 수 없을 것입니다.
朴=문제는 본당신부와 평신자의 관계인 것 같습니다.
金=그 관계는 아직도 옛날처럼 「피라밋트」식입니다. 신부님이 신자들을 정말로 형제요 친구인 기분으로 만나주면 문제가 없을 것인데… 신자는 신부 앞에 엎드리는 것이 기분 좋은 그런 상태입니다.
朴=그러니, 신부들의 정신개조가 선행돼야 겠군요.
金=그런 것은 신부님이 오늘저녁에 돌아가셔서 「메아·꿀빠」 한번해 보세요.(일동 폭소)
■ 공의회 불찬성자 많고 의식적인 반대자도 있어
李=일차적으로 성직자 측에서 먼저 공의회 이후의 교회를 연구·토론하여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성직자 중에 많은 분이 공의회가 제시한 방향을 적극적으로 찬성하지 않고 어떤 이는 의식 반대하고 있읍니다.
朴=그렇다면 일선 사목담당 신부님들의 재교육이 필요하겠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읍니까? 평신자 측에서 말씀해 주십시요.
■ 선후배 없는 신부사회
李=제가 구체적인 실례를 들어보겠읍니다.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의 신부사회만큼 선후배가 없는 사회는 못봤읍니다. 이것이 일반사회의 빈축을 크게 사고 있읍니다. 반드시 고쳐야 될 점입니다.
그리고 선배신부님이 공의회 정신을 먼저 깨달아 밀고 나갈 수 있느냐 하면, 우리사회는 그것은 또 거꾸로 돼있는 것 같아요. 신부님들이 모여서 서로 토론하고, 경우에 따라 평신자의 의견이나 비신자의 견해도 듣는 자세가 돼 있으면 다될 것입니다.
金=확실히 신부사회는 일반사회와는 다른 별세계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선후배가 없어요. 더욱 고약한 것은 사제(師弟)관계가 전연 없는 것 같아요.
朴=중진급인 김 신부님께서는 사제 재교육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성직자 재교육 위해 평신자가 자극 줘야
金南=사제 재교육을 위해, 공의회를 신부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司牧」지를 발간했읍니다. 「사목」지는 현재 약1천부가 나가는데, 옳은 독자는 20명이나 될지 의문입니다.
평신자 편에서 볼 때, 성직자가 먼저 알아서 「리더쉽」을 잡아줘야 겠다는 소망은 타당하다고 봅니다. 지금 사회에서 본당이 잘되고 안되는 것은 본당신부에게 달려있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가 아닙니까.
그러니 신부들에게 누가 자극을 줄 수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요즘 주교와 신부 사이를 보면, 주교의 말은 명령이니까 「하던 뭐도 멍석 펴놓으면 안한다」는 식으로 안 듣습니다. 「윗사람은 아랫사람들을 도구나 노예처럼 다루지 마라」는 공의회의 가르침은 재빨리 습득하고 「과거의 권위와 질서를 그대로 유지시켜라」는 부분은 읽지도 듣지도 않고 아주 없어진 걸로 여기는 데서 지금의 혼란이 온걸로 생각됩니다.
공의회 이후에 여러 회칙들이나 왔는데, 산제회칙도 「현대세계의 교회사목 헌장」에서 언급된 바를 재강조한 것에 불과합니다. 헌장을 제대로 못 알아들으니, 회칙이 별도로 나온 것입니다. 사제독신생활에 관한 회칙도 이와 마찬가집니다.
지금 성직자를 공부하도록 자극할 수 있는 사람은 주교보다도 평신자들일 것입니다. 요즘 독일에서는 성인(成人)교육에 유치원생을 위한 TV「프로」를 이용 한답니다.
『너의 아버지는 묵주신공 하니?』
『안한다. 그러면서 나보고만 하라고 시켜」 등등의 대화로…
李=그런 방법은 개인적인 방법일 겁니다. 개인지도의 비법은 1대1이 돼야 합니다. 이외에 전체가 모여서 자격형성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세미나」 자주열고 물질주의 물리치자
金南=영남지방에서는 지금 잘하고 있지 않습니까? 왜관서 자주 「세미나」도 열고….
그런데 본당운영위는 돈 문제와 직결되고 신부들도 모이기만하면 신부대우가 어떠니 하는 돈 얘기 뿐입니다. 우리 성직자마저 물질주의에 휩쓸려버리면 정신적인 문제를 다룰 기관은 하나도 없어집니다. …운영위를 좀 더 넓혀 사목위로 바꿔야 합니다. 그리고 그중 일부가 운영을 맡는게 좋을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포교상태를 보면 62년도에 5만2천으로 가장 많고 그후 매년 1만명씩 줄어들었읍니다. 그 이유를 과학적으로 연구해봐야 겠으나, 제 생각엔 입교신자가 그렇게 줄어든게 아니라 중요이유는 이주문제입니다. 시골에서 도시로 이주해온 신자들이 교적을 정리하지 않거나 그대로 냉담해버리는 경향이 많습니다.
지금 대도시에 교적정리가 안된 신자수가 정리된 신자수를 뺨칠 정도로 많을 것 같습니다. 사목위가 이런 문제를 취급해야 합니다… 평신자를 불러놓고 돈 부담만 시키고, 쓰기는 내가 쓴다는 식이니 평신자들이 흥미를 잃을 수밖에 없읍니다.
朴=…「질서의 안정」을 위해 앞에서 언급한 권위와 자유의 갈등을 해소시킬 묘안은 없겠읍니까?
■「질서의 안정」위해 인격적인 존경의 대상돼야
金南=현재 주교에 대한 사제들의 순명은 별로 찬성할 바가 못되고 신자에 대한 사제의 권위의식은 상당히 그대로 남아 있읍니다. 사제가 스스로 권위의식을 버리고 인격적인 존경의 대상이 되어 평신자를 참된 일군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사제들이 들고일어나 주교들이 땅을 쳐야될 형편을 자초하는 비극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金=좌우간 신자들이 신부를 자주만나야 합니다. 그런데 신부들은 과거의 인습이 몸에 배어 그런지 자꾸 오라고만 해요. 예수님도 돌아다니셨는데…. 신부님도 밖에 나가셔야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도대체 신부님이 계시는 사제관이 성당문에서 너무 멀리 있어요. 담배 가게처럼 밖으로 좀 쑥 나와 있으면 좋겠는데.
朴=그러니까, 기성사제들에게 부탁하는 것은 각자가 자각할 것과 성직자끼리 우선 모여 대화할 것이겠군요. 그러면 이제 사제를 비판하던 신학생들이 신부가 되면 역시 비판을 받는 이유는 무엇이겠읍니까. 김 신부님?
■ 비판 받는 사제, 그 이유
金南=요전에 서강대학에서도 그런 말이 나왔지만, 역시 「격리된 교육」 때문일 것입니다. 12·3세때 부터 『너는 장래 신부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꼭 갇혀있는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대인관계가 원만치 못한 것에서 결과 되는 것이 아니겠읍니까? 천만다행으로 지금은 소신학교(중학교)가 없어지고 있는데, 고등학교까지 없었으면 합니다. 대신학생도 지금 광주 대건신학대학에서 하는 식이 좋을 것입니다. 대신학생을 서강대학으로 보내어 교육하는 그 방식이 그전의 교육방식 보다는 성소를 조금 줄게 할지는 모르지만 인간교육은 원만해질 것입니다. 남녀공학을 하니 더욱 좋고. 듣건데, 서강대학으로 뽑혀 온 신학생들은 대학입시를 치룬 일반대학생들보다 질적으로 우수할 수는 없었지만 성적은 전부 A학점을 받았답니다. 한가지 부작용이 있다면 도시락이 꼭 같아서 『고아원에서 왔다』는 놀림을 받는 답니다.(일동 폭소)
■ 대건神大의 교육 방법
金=저도 서강대학에서 교육하는 것을 적극 찬성합니다. 남녀공학도 물론 좋고요…. 신학생들은 타과의 다른 사람이 도대체 무엇을 공부하고 무얼 생각하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남의 사정을 좀 알고 전교하는 사제를 길러야 합니다. 저는 절대 지집니다.
金南=조금 있으면 신학생들을 서강대학으로 다 보낸 답니다.
金=요전에 제가 어떤 자리에서 『하숙을 시켜 통학을 하도록 하면 어떠냐』고 물었더니, 그렇게 되면 성소가 많이 줄 것이랍니다. 나중에 사회로 나가 일할 양반들이 그 정도에서 성소를 잃을 것이면 빨리 떨어지는게 나을 것입니다. 실례가 될지 모르나, 제 구실도 못하는 너절한 신부가 많기 보다는 한 사람이라도 정선된 신부가 낫습니다.
李=너무 그렇게 신부가 적어지면 종부성사를 받으려 할 때, 답답하겠지요.(일동 폭소)
지금 광주의 신학생중 상당수가 하숙을 하며 통학하고 있어요.
■ 통학하는 神學生에 기대
朴=독일에서는 신학생들이 3년간 신학을 공부하고 난후, 자기가 원하는 대학으로 가서 마지막 2학기를 마치도록 하는 제도를 택하고 있읍니다.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신학생들을 일반가정에 개인적으로 하숙시키는 것과 집단적으로 합숙시키는 것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李=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격리된 교육이 폐단이 많다는 건 사실인데 무엇보다 『내가 격리되어 있다』는 느낌이 문젭니다. 신학생들이 자기의 형편에 따라 또한 자의에 의해서 하숙하거나 통학을 하거나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면 격리된 감정을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경제적으로나 어떤 제도적으로 격리된 데서 생기는 해독을 없앨 수 있을 것입니다.
金=신학교에 갇혀서 몇해동안 보는 인생의 표본이 몇명의 교수신부 가 전부 아닙니까?… 교수신부는 신학생들의 왕인 모양이죠. 그런 서슬에서 교육을 받았으니 그런거 아닙니까?
■ 공포에 쌓인 신학교 위선자 안 될 수 없고
全南=모두 일리는 있읍니다. 신학교의 환경자체가 공포에 쌓인 교육입니다. 뭐하나 잘못하면 쫓겨난단 말이야. 쫓겨나면 일생을 망치니까, 위선자가 안 될 수없는 환경입니다. 또한 「모델」로 보는 것은 몇몇 교수신부뿐입니다. 그래서 본당신부들은 『교수들이 못생겨서 신학생들이 그 모양이라』고 하고, 교수들은 『우리는 잘 가르쳤는데 방학 때 집에 가서 본당신부들의 못난 본을 봐서 그렇다』고 합니다.
「사제양성에 관한 관련」을 보면 사제가 중도에서 사제직을 포기하더라도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짜라는게 있고, 다른 직업을 택하더라도 심적 타격을 받지 않을 환경을 조성하라는게 있읍니다. 중요한 것은 사제직을 포기하고 나오는 사람들을 백안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제직을 버리는 자를 무조건 「지옥의 후보자」로 낙인을 찍는 환경이 시정되지 않으면 사제직 자유선택이 있을 수 없읍니다.
李=신학생은 어딜가나 따돌림을 받으니 고립될 수밖에 없고, 이것도 인격형성에 큰 흠을 주는게 아닐까요.
金=그런데, 이상하게도 신학생이 다른 학생과 섞여있으니 표가 납니다. 좀 병신같고 기력도 없어 보이기에 알고 보니 신학생이 아닙니까. 어떻게 교육을 시켰길래, 일반사회에서 그렇게 유별스럽게 되느냐 말이야… 앞으로 전교에 나설 사람을 처음부터 「인종이 다르게」만들어 놓아서야 되겠읍니까?
■ 유별스런 신학생 고립되는 신학생
金南=그래서 「사제교령」을 보면 부제품을 받은 후 2~3년 동안 사목활동을 시켜서 사제로 서품시키도록 하고 있읍니다.
朴=한국의 실정, 경제실정으로 봐서 「격리교육」을 완전히 타파할 수 있겠읍니까?
金=이러나 저러나 돈 드는건 마찬가집니다.
朴=「격리교육」타다가 사회인으로서의 인격을 형성하는데 「플러스」가 되겠지만, 사제행성 과정에 있어서는 그것만으로 부족할지 모름니다. 어떤 집단생활로서 영성교육을 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金=그러니까, 철학과 신학공부를 마치고 교령에 있는 대로 1·2년 수련기간을 두면 어떨까요? 쉽게 말해서 ROTC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일동 폭소)
朴=그러면 현싯점에서 신학교육이 어떤 체제를 갖춰야 되겠다고 생각하십니까?
金=잘 모릅니다. 다만 서강대학에 신학부 창설을 찬성합니다. 혜화동 대신학교도 일반대학에다 신학부를 따로 두는 것처럼 하면 어떨까요.
■ 남을 아는 사제되려면 남녀공학도 필요하고
李=좌우간, 교육받는 과정에서선 학생과 평신자가 한계 섞여서 공부를 할 기회를 주고, 집단생활자체를 너무 억매지 말라는 거겠지요.
金=신학대학의 강의를 개방하면 어떻겠읍니까?
朴=구라파에서는 신학교를 개방하고 있읍니다.
李=그런데, 신학생 때는 함께 공부해왔는데 신부가 되면 한데 살기를 그렇게도 싫어한다면서요.
金南=진저리가 나거든요. 10여년동안 그렇게 살아왔으니.
金=저도 그 이야기 듣고 놀랐어요. 특히 농번기의 농촌본당은 따분하고 심심하거든요. 그래서 농촌본당신부 3·4명이 한데살면서 본당사목작전을 공동으로 펴면 어떠냐고 하니까 신부들의 생리가 그렇지 않다더군요.
■ 공동생활 꺼리는 신부들 개인주의로 무장돼있고
朴=그게 「아이러니한 점입니다. 대구관구 신부 「세미나」때마다 그 이야기가 대두됩니다. 특히 젊은 신부를 어느 특정 본당의 보좌로 한게 아니라, 한데 모아놓고 필요에 따라, 또는 전문분야에 따라 각 본당에 파견하는 것이 이상적이 아니겠느냐는 것입니다.
신부들이 함께 살면서, 서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애로점을 함께 타개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실지로는 공동생활 싫어하는 실정입니다.
李=그리고 신학생들의 인격이 철저한 개인주의 사상으로 형성됐기 때문에, 신부가 되어 본당을 맡았을 때는 「전부 내가 해야한다」는 주의가 됩니다. 훌륭한 지도자는 「일을 남에게 어떻게 시키느냐」에 있읍니다. 일에 참여시켜주면 불평분자가 생겨날 수 없는데… 대부분의 신부들은 사람들을 모두 사깃꾼으로 여겨, 자기가 무엇이든 해야되는 줄 알고 있고, 일하는 방식도 자기혼자배운 방식이라 남과 얘기해도 안통하는 방식이니, 혼자할 수밖에 없어요. 남의 협력을 받을 수가 없어요.
朴=이제 평신자 교육문제를 얘기합시다. 특히 특정 평신자양성문제와 관련시켜서….
金=특정 평신자를 양성하면 직업 평신자가 됩니다.
■ 常設 평신자 교육기관 서울·대구·부산서 可能
李=말하자면 사도직 훈련을 시킨다는 점에서 볼 때 특정인을 미리 정해서 교육하면 여러가지 잡음이 있을 것입니다. 지명되지 못한 사람의 불평도 있을 것이고… 적어도 서울 대구 부산의 교구본부에 1년동안 계속되는 신자사도직 양성 교육과정을 두고, 있는 대로 자유로이 강의를 듣게 한 후 과목 이수자를 교구에 등록해두었다가 적재적소에 쓰면 좋을 것입니다.
金南=그런 방법은 JOC에서 가능합니다…. 교회에서 말하는 평신사도직은, 제 직장갖고 제 생활을 하는 사람의 사도직을 말합니다. 서울의 교리학원은 평신사도직 양성기관이 아닙니다. 평신사도를 양성하는 방법은 「말씀의 전례」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약40분간 연장하면 될 것입니다.
李=「말씀의 전례」 시간 연장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40분간 효과있는 말씀을 하실분이 몇이나 있겠읍니까?… 「세미나」를 몇백번 하더라도 기초지식이 없으면 안됩니다. 기초지식을 가르칠 상설기관이 필요합니다.
■ 설교법 배워, 실생활에 파고드는 강론해야
金=「말씀의 전례」라니 생각나는데요, 저는 이번 「평신사도직의 날」 강론 때 좀 불쾌했읍니다. 평신자에게 강론한번 시켜준게 무슨 큰일이라고 「주교님과 본당신부님의 무궁한 은혜에 감사」 드려야 하고, 더우기 강론내용도 딱 정해 두었으니….
강론을 40분 아니라, 한시간 40분해도 재미있는 강론이 있읍니다. 내용이 실생활에 파고드는 것이라야 됩니다… 지금의 「말씀의 전례」는 교무금 거둬들이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밖에 못해요.
金南=지금까지는 미사드리는 것이 사제의 본 직무라고 가르쳐왔는데, 이번 공의회 교령을 보면 주교와 신부의 첫째 직무가 가르치는 것으로 돼있읍니다. 예비미사인 지금의 「말씀의 전례」는 본래 예비자 미사였읍니다. 신자형성을 「말씀의 전례」 때 한 것입니다. 그러니 목사가 설교법을 배우는 열성을 신부들도 가져야 이 전례가 제대로 될 것입니다.
朴=그러면 이제 교회당국의 「매소·메디아」 정책에 대한 비판과 평신자의 무관심에 대해서… 먼저 김 신부님이 말씀해 주십시오.
■ 새출발하는 경향잡지
金南=교회에는 출판물 밖에 없고, 방송국에서는 초청이 와도 사람이 안나가서 이용못하고 있읍니다. 몇개 안되는 출판물끼리도 서로 경쟁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었어요. 경향잡지는 새해부터 「도큐멘터리」만 다루기로 했읍니다. 「뉴스」는 「가톨릭시보」에 완전히 맡기고… 문예는 「가톨릭청년」이 맡아야겠지요. 그래서 3개의 월간잡지와 한개의 주간지가 서로 선전해주고 상호협조하는 기반이 잡혀야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제일 강한 「가톨릭시보」와 경향잡지가 경쟁을 벌여왔는데 이제 경향잡지가 패배를 당했다는 평이 나돌고 있읍니다. 경향잡지의 부수가 반으로 줄었는데 지금의 「가톨릭시보」 부수와 경향잡지의 부수를 합친 것이 과거의 경향잡지 부수일 것입니다. 경향잡지는 앞으로 「뉴스」를 내더라도 역사성 있는 것을 싣겠읍니다. …요즘 「시보」에 연재된 학술논문은 월간잡지에 실었어야 했읍니다. 교회출판물이 적자를 내는 것은 수금이 안되기 때문이며 신자들의 「꽁짜를 좋아하는 버릇」 때문입니다. 출판물의 보급과 수금은 본당신부들의 협력여하에 좌우됩니다.
朴=주교님들이 「매스·메디아」에 대하여 공동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방안은 없을가요?
金南=실무자들이 자꾸 독촉해야 합니다. 주교님들의 머릿속에서 자동적으로 떠올리기를 기다릴 수는 없읍니다.
■ 서중 週刊紙와 대결할 「商品」 만들자!
金=극단의 얘기지만 돈을 받고 파는 이상 「상품」이 아닙니까? 재미있고 시사성있고 이익을 주는 「상품」을 만들어야합니다…. 수금관계를 본당신부에게 맡겨서 안됩니다. 받으러 가야해요. 신문배부도 안하고 쌓아놓았다가 휴지로 처분하는 사람에게 수금까지 부탁한다는 건 무리가 아닐까요…. 우선 「매스· 메디아」에 종사하는 신자들을 모아서 교육시켜야 해요. 그리고 시대에 뒤떨어진 것을 만들면 안됩니다. 시중에 범람하는 주간지들과 대결해야 해요. 주교님들은 교서를 쓰는 대신에 돈을 내서 시각적이고 근사한 주간지를 하나 내야합니다.
金南=필진이 제일 문집니다.
金=그런데 제가 서울에 가보니 「바오로회」에서 좋은 외국 서적을 많이 팔고 있었어요. 왜 대구에는 오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지방에서 환영을 안 한다고 합니다.
■ 교회서적보급에 異常있다
듣건대 지방의 조그만한 「가톨릭 서점」이 망할가봐 「바오로회」를 발붙이지 못하게 한다니 말이 됩니까? 누구를 위한 교회서적인데…. 도대체 이해가 안갑니다.
李=좌우간 교회서적 판매 반포 면에서는 아마 우리 대구대교구가 제일 뒤떨어졌을 겁니다.
金=공과 한권도 본당에서 살수 없어요. 어떤 본당에서는 식모 방에 갖다놓고 몰래 팔고 있읍니다.
朴=이제 마지막으로 말썽 많은 산제회칙에 대해서 金 신부님께서 애기 좀 해주십시오.
■ 産制회칙은 「바른 인구조절에 관한」 회칙
金南=회칙의 본래 이름은 「바른 인구조절에 관한」회칙입니다. 「타이틀」을 보면 산아조절을 하라고 돼있읍니다. 조절을 하되, 건강상으로나 윤리상으로나 건전한 주기법을 쓰라는 것입니다. 「신학자들의 반대이유란 무엇인가」라는 백 신부의 글을 보니 「성서에 명문이 없다」는 말 이외는 신학적인 이유란 하나도 없고 끝까지 교황께 대한 야유뿐이더군. 이런 글을 학술지에 싣지 않고 대중지에 실었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이제 전세계가 교황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어요. 미국이나 벨기의 주교단이 『부모의 양심에 맡겨라』 그러나 『그 양심은 교도권에 의해서 형성돼야 한다』고 한것은 회칙 그대롭니다.
지금 가톨릭시보가 교회기관지처럼 돼있으니, 그 위치를 자각해야
합니다.
朴=산제회칙 때문에 교황의 권위가 실추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李=그렇지 않습니다. 교황이기에 그런 회칙을 내야지요. …산제회칙에 대해서 교회가 너무 친절하기 때문에, 현실을 출발점으로 해서 교리를 만들어 나가는 인상을 풍기기까지 합니다.
■「가톨릭시보」는 교회기관지
金=김 신부님께 불만이 있읍니다. 「가톨릭시보」가 기관집니다. 과거에 한국주교회의가 그렇게 만들어 버렸읍니다. …산제회칙이 발표된 다음주 시보의 사설을 보십시오. 회칙을 지지해야 된다는 걸 잘 밝혀 두었읍니다. …제 생각엔 회칙때문에 교황이 더 드러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일 교황이 인공산아제한을 허용했다면 혼배성사가 필요 없어질 것이고, 다음회칙은 공창(公婚)제도 승인이 나올 것입니다.
(일동 웃음)…가톨릭이란 「가」자도 모르면서도 낙태수술을 절대거부하는 의사도 있고, 장로이면서 수술을 마구잡이 해치우는 의사도 있읍니다.
朴=지루한 시간 수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얘기를 맘먹은 대로 다 하지 못한것 같지만, 이런 계기로 보다 많은 지도와 편달을 바라겠읍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