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詩情·幻想·意識의 세개의 이야기를 한데 묶은 「옴니버스」 영화로서 각 이야기를 따로 따로 담당한 감독 兪賢穆·金기영의 쟁쟁한 이름들이 우선 각 이야기의 제목들과 아울러 특별한 기대를 걸게 한다.
주연으론 詩情에 文姬·幻想에 金지미·意識에 崔銀姬가 등장하여 각각 연령차가 있는 女主人公, 숫처여·30대여인·갱년기부인의 역을 맡아 서로 이질적인 여성의 세계를 그려낸다. 남자 주연으로선 1·2·3話를 통해 申星一 한사람이 공통이질적인 역할을 담당해 나가고 있으며 第1話 끝에서 남게 되는 女人의 긴머리가 나머지 두이야기로 연결되어 넘어간다.
第1話의 詩情은 __面처럼 전개되는 어느 __속의 무대, 詩情어린 숫처녀가 다시 온다던 사랑을 기다리다가 못 만나게 되니 긴 머리를 가위로 짤라 놓고 고요히 숨지게되는 悲運의 이야기. 그러나 이 영화에선 좀 지루하게 반복되는 山景의 화면과 단조롭게 지속되는 음악의 역효과로 그 숫처녀의 詩情어린 사랑의 悲運이 관객의 心胸을 찔러줄 수 있도록 浮刻되지는 못한다.
第2話의 幻想은 현대 도시의 길거리로 무대를 옮긴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 온지 8년이나 되는, 지금은 가발공장의 공장장이된 30대의 여성의 실태를 「환타직」하게 들여다본다. 그 女子는 처음에 서울에 올 때가 가졌던 꿈을 되찾아 볼려고 하나 이제는 이미 현대도시의 기능화된 생활로부터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자기의 분신인 시골처녀 순자의 환상적인 행로는 모든 것이 허구로 끝난다. 이 짤막한 영화에서 보여주는 兪감독의 상징적인 여성분석의 기술은 재치있고 쨈새있게 넘어가며 第1話에서 느끼는 어쩐지 딱딱한 맛을 한결 가볍게 풀어준다. 第3話 한강 「아파트」 광장으로부터 시작되는 각 「신」의 변화와 때때로 들려오는 음향의 기성이 좀 컴컴하고 무거울 뿐아니라 회상의 각 장면이 이리저리 옮겨가는데 원골자는 짧은 얘기지만 관객의 머리는 좀 복잡해진다.
우리나라에선 「옴니버스」 영화가 아직 몇개 밖엔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에 보여 준 감독진들의 협조적이면서도 개성있는 연출은 한 영화에서 많은 감사의 재료를 던져주면서도 흥미를 상실치 않게 잘 엮어나간 것으로 보였다. 앞으로 「옴니버스」 영화가 이것을 계기로 한국 영화계에 독특한 발전의 계기를 마련해 줄지도 모른다.
兪碩鎭(베드로·神經精神病院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