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異狀(이상) 없읍니까? 가톨릭 活動團體(활동단체) 診斷記(진단기)] ② 노동靑年會(청년회)
對內外的(대내외적)인 施行錯誤(시행착오) 벗어나
人間改造(인간개조) · 精神敎育(정신교육) 힘서야
발행일1969-03-23 [제661호, 3면]
한국가톨릭노동청년회(JOC)가 9명의 간호원들에 의해 발족한지 11년이 되는 오늘, 숫적으로는 1천5백명이나 되는 핵심요원인 투사와 일반회원 2천5백명 등 4천명의 회원을 포용하고도 영향력을 아직도 미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기야 10년이란 세월이 결코 충분치는 않다.
JOC 발상지인 베르기에서도 이 운동이 각광을 받기까지는 몇배나 되는 시간이 소요됐다.
오히려 영향력을 미치기를 바란다기보다 발전을 기약하는 도약의 발판이 튼튼한가를 살피는 것이 과분하지 않을 것이다.
후자에 있어서도 자율 혹은 타율적 여건이 낙관적 전망을 불허한다.
우선 「노동자」라는 신분과 노동운동의 개념은 우리나라의 직업의 귀천의식 때문에 앞길이 막막하다.
노사(勞使)관계, 임금노동자의 인격 등이 당장 국가적 문제로 소용돌이 속에 있기 때문이다.
한편 배타주의적인 고질을 벗지못한 교회지도자들이 가톨릭노동운동 진작(振作)에 협조하려 선뜻 나서지 않는 것도 문제다. 조만과나 잘 드리고 미사참예 잘하며 사규찰고 판공 냉담자 회두와 숫적인 신자증가 운동만이 바른 신앙자세 혹은 전교의 역군이란 사고방식이 지배적인 한국교회에서 복음정신의 생활화 같은 이념적 운동이 이해를 얻기란 시기상조인 것 같다.
거기다가 냇적으로는 한국에서의 그릇된 「운동개념」처럼 JOC운동도 이권, 지위, 권리 쟁취의 것으로 착각한 나머지 적지않는 시행착오를 하기도 했다. 그같은 비근한 예는 회장직을 비롯 사단법인화나 예산집행 남미이민문제 등에서 엿볼 수 있다.
보다 큰 문제는 신념의 「自己化」와 물질적인 궁핍에 쫓긴 나머지 교육받을 정신적 여유가 없음과 지도층의 나약성이다.
연2백만원의 예산과 한정된 지도자에 의한 전국(12개 교구)순회 지도자 강습은 당사자들의 피나는 노력과는 반비례로 「피상적」인 면을 모면하기가 힘겹다.
더욱이 창설의 산파이며 전국지도 신부인 박성종 신부의 말과 같이 『JOC 운동 본연의 뜻이 눈에 나타나는 운동이 아니고 투사들(노동자)의 「인간개조」 「정신교육」이 주목적이므로 발전이나 퇴보란 말은 적당치 않으며 정신적인 운동이기에(지적 수준을 감안할때) 굴곡이 있음』을 시인했는데 인격, 인권, 자유마저 구미처럼 보장되지 않은 우리나라서 정신적인 이 운동이 쉽게 성공할 것이라고 확언하기엔 많은 어려움이 없지 않을 것이다.
이같은 기본이념의 교육우선(優先)을 주장하는 지도자와 행사위주를 앞세우는 투사들의 의견 조정도 적지않은 문제이다.
노동생활 속에 그리스도적 정신을 불어넣는 至難한 사명의 중책을 이행할 회장(여자) 선출을 하려던 작년 12월의 대전 임시총회는 작년연말 국회에서 볼 수 있었던 수라장을 연출하여 서투른 의욕을 보였고 남자회장은 임기전에 사표를 내기까지됐다.
뿐만 아니라 10년간 JOC를 키워온 전국지도신부를 다른 교회기관들에서와 같이 권태 · 아집 · 독재 · 고질 등을 이유로 불신을 하기에까지 이르렀다.
그런가하면 작년 10월 JOC 창립10주년 기념행사를 끝낸 직후 전국지도신부는 총재주교에게 사의를 표명했으나 후임자 빈곤으로 보류상태에 놓여있다.
가난한 노동자 4천명이 내는 회비는 예산의 3분의 1을 충당하기에도 힘겹고 3분의 2인 外援 의존도는 높기만 하여 쟁탈전을 자아내기 일쑤고 전국본부의 유급회원제가 말썽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국을 지도관장하는 전국본부임원이란 많은 활동량을 감안할때(풀 타임 활동으로도 부족) 무료봉사는 고사하고 임기 2년후의 생활대책과 나아가서 全國責 임기2년이란 시간이 走馬看山하기에도 부족하여 이것도 문제다.
그러나 JOC는 불우한 노동자들의 크고 작은 권익옹호, 생활향상의 이바지와 신념을 불어넣는데 힘썼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사도직을 JOC를 통해 깨닫고 보람찬 역군임을 자부하기에 이른 것은 충분히 가치부여의 값어치가 있다.
넝마주이 갱생 · 보리싹식당 · 노동자위안 · 노동권 계몽 · 강화도 노사투쟁 등 공로도 적지않다.
지난 10년간 JOC를 거쳐간 수만의 가톨릭 노동청년과 오늘의 4천명 회원은 고귀한 力的要素이다.
전술한 어수선한 판국속의 JOC이긴 하나 JOC 신념대로 투철한 복음정신을 바탕으로 한눈을 팔지말고 「인간개조」 「정신교육」에 힘쓴다면 JOC 운동정신 구현은 아주 희망적이다. (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