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학전 어머니의 보살핌
40일간의 여름방학을 끝낸 국민학교 어린이들이 9월 1일 일제히 개학 한다. 어린이들이 그동안 집에서 해이되었던 정신상태를 자연스럽게 정상으로 이끌고 선생님과 학우들과의 관계에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개학전 어머니들의 현명한 지도가 필요하다.『개학 이삼일전 다못한 숙제물을 부모가 대신 해주는 것은 금물이다. 학교선생님께 꾸중을 듣더라도 그냥 등교시켜야한다』고 주장하는 김인자(서강대학교수)씨에게 개학을 맞아 어머니들이 꼭 보살펴야할 일들을 알아본다.
올부터는 학교마다 방학숙제가 없지만 학교에서 하지 못하는 곤충, 식물, 채집일기 쓰기 같은 숙제물이 있는데 이것을 다 못했다고 밀린 일기를 한꺼번에 쓰게 한다든지 채집물을 문방구점에서 사준다든지 이런 일은 삼가야겠다. 못다한 그대로 학교에서 꾸중을 듣고 어린이 스스로가 잘못을 깨닫고 앞으로는 그러지 말겠다는 결심을 하도록 해야지 무더기 일기쓰기 채집물을 사게 하는 것은 어린이로 하여금 의존심과 거짓을 조장하는 습성을 갖게 하는 결과가 된다.
개학을 맞아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어린이가 건강한 모습으로 등교하는 것이다. 2학기 수업에 들어가는데 이상이 없는지 개학전 의사의 진단을 받아 보고 치과에서 「스케일링」도 한번 시키는 것이 좋다. 어린이는 어른처럼 이를 깨끗이 닦지 못하기 때문에 여름 겨울방학을 통해 1년에 두번정도 「스케일링」을 해야 한다. 회충약도 복용해서 겨울방학 때까지의 학습에 만전을 기하도록 한다.
개학 전날 저녁쯤 온 가족이 모여앉아 방학동안 어린이가 한 일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것은 어린이 자기반성의 좋은 방법이다. 가족 한사람 한사람이 방학동안 한일들을 이야기하면서 어린이가 방학동안 한일을 스스로 생각해 내 자발적으로 이야기하도록 한다. 그리고 그 일에 대해 비판을 하되 잘한 것에 대한 칭찬은 아끼지 말고 잘못한 것은 나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지 말도록.
어린이 스스로가 『다음방학 땐 이렇게 하겠다』는 생각을 갖도록 한다. 어린이들에겐 잘못을 저지를 권리가 있다. 잘하기만을 바라는 부모들의 욕심은 무지의 소치다.
개학전날 어머니는 어린이의 책가방이 정비되어있는지 살펴보고 정비되어 있지 않으면 어린이 스스로가 하도록 한다.
만일 학용품 중에 없는 것이 있으면 사달라고 하기전에 사주고 아직 버릴 때가 안되었는데도 새것을 사주는 일은 극히 삼가할 일. 새 기분으로 등교시킨다는 뜻으로 헐지 않은 것들을 두고 책가방 및 일체의 학용품을 사주는 부모들도 혹간 있는데 이것은 어린이에게 낭비벽만을 조성한다. 헐고 달아서 못쓰게 되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주도록 해서 경제관념을 박아준다.
어떤 것을 사달라고 조를 때는 무조건 반대하지 말고 그것을 살 돈으로 어린이와 관계있는 다른 일 즉 진학을 위한 저축 같은 것을 하도록 권한다. 어린이의 경제관념은 평상시 부모의 분수에 맞는 경제적 생활로서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
어머니의 지혜로운 보살핌은 어린이에게 신발을 새로 사신켜야 할때가 되었으면 개학날 아침에나 부리나케 사지말고 개학 며칠전 미리 사서 방학동안에 커진 발에 꼭 맞아 뛰어노는데 불편을 주지 않도록 한다. (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