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救世史(구세사) 교실] ⑩ 太古史(태고사)의 메시지
聖經太古史(성경태고사)
創造(창조) · 選擇(선택) · 罪(죄) · 回復(회복) 相關性(상관성) 밝히는 啓示(계시)
발행일1969-05-04 [제667호, 2면]
성경 저자(야휘스트)가 자기 시대의 관용적인 說話 형식으로 일정한 역사적 내지 종교적 진리를 당시의 독자들에게 전하기 위해 창세기 2~11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文學類型에 관해서는 성서 주석학자들간에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로 미루어 성경 태고사는 인류구원을 위한 깊은 진리를 알리기 위해 先史時代의 救世史的假想事件들을 原因論的으로 서술한 상징적 說話들이므로 어느정도 확실하게 그 문학 유형을 「역사적 비유」로 類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야휘스트의 설화는, 마테오 복음 13장의 「하느님의 나라」에 관한 주님의 비유 말씀과 비교할 수 있겠다. 하느님의 나라는 엄연한 역사적 實在인데도 복음서의 비유에서는 순전히 假想的인 이야기로 묘사되어 있는 것이다.
또 루까 복음의 포도밭 농부들에 관한 비유도(20 · 9~19) 야휘스트의 설화와 같은 성질의 이야기이다.
이 비유 역시 가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역사상의 실제 인물들과 사건들에 언급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즉 비유에서 농부들에게 박해받은 예언자들을 가리키며, 포도밭 주인의 「아들」은 바로 성부께서 이 세상에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1948년 1월에 교황청 성서위원회가 빠리 대주교 쉬아르 추기경에 보낸 서한에서도 지적하였듯이 성경 태고사에는 고전 및 현대적 의미에서의 歷史性은 없다. 그러나 未來까지도 포함한 全人類史의 핵심을 묘출한 상징적 설화로서 심오한 구세사적 진리를 내포하고 있다.
「아담」은 「인간」을 가리키고 「카인」은 일간신문의 3面에 매일 보도되고 또 우리 자신의 내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노에」시대의 사람들과 바벨탑을 쌓아올린 무리도 우리 자신이다.
요컨대 태고사는 모든 인간과 神과의 「만남」의 기본적 관계를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아브라함이 등장하는 12장에 가서야 비로소 우리는 과거의 역사적 인물들을 그려볼 수 있다. 그러면 창세기 태고사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을까?
주로 다음의 네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①창조시(1장)와 족보기사에서 배운바와 같이 하느님은 만물을 「창조하시고」(「창조하셨다)」가 아니다) 성장 · 번식 · 발전시킨다.
②낙원의 이야기에 묘사되어 있듯이 인간은 명백히 하느님과 친밀히 지내도록 창조되고 섭리된다.
③하느님과 인간의 이 通交를 단절시키는 것이 인간의 죄이다. 이스라엘의 신앙은 자신의 쓰라린 경험에서 인류역사가 끊임없는 죄로 얼룩져 있다는 인식을 갖게되었다. 그래서 태고사는 인간의 타락을 무려 네번에 걸쳐 詳述하고 있다.
즉 禁斷의 나무열매를 따먹은 이야기, 형제를 죽인 이야기, 「노에」시대 사람들의 부패와 바벨탑의 건립 이야기가 그것이다.
④그러나 하느님은 인간이 자기 죄로 인하여 파멸하게 내버려두지 않으시고 이스라엘 가운데 당신 자신을 경탄할 자비의 神으로 계시하시었다. 성경 태고사에도 바로 이 사실이 원인론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즉 인간이 타락할 때마다 처벌 뒤에는 은총의 표징이 따르고 있는 것이다. 「아담」과 「에와」가 낙원에서 추방되었을 때 하느님은 그들에게 입을 것을 주시고 여인의 후손이 뱀의 머리를 짓밟을 것이라고 약속하였고 동생을 죽인 「카인」에게는 복수의 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특별한 배려를 하셨다.
「노에」의 이야기에서는 구원의 과정이 소상히 묘사되어 있고 바벨탑 이야기 뒤에는 곧 아브라함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것은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성취될 위대한 회복의 역사의 시작이다.
그러므로 성경 태고사는 인류와 하느님과의 기본적 관계 즉 ①창조 ②하느님의 부르심(선택) ③인간의 죄 ④회복의 영속적인 상호관련성을 밝혀주는 宗敎的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바로 그리스도교의 기본 교리이다.
「인간 존엄성의 가장 숭고한 이유는 인간이 하느님과 결합되기 위하여 불리었다는 데에 있다. 인간은 날 때부터 하느님과 더불어 대화를 하도록 초대를 받는다. 사실 인간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창조되지 않고 하느님의 사랑으로 지탱되지 않고서는 존재할 수도 없고, 하느님의 이 사랑을 자유로이 인정하며 자신을 하느님께 맡겨드리지 않고서는 인간이 진리를 따라 산다고는 할 수 없다.」(사목헌장 12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