眞珠는 매우 아름답다. 아름다움으로 인해서 아름다운 여성들의 몸을 장식하는 「액서사리」로 널리 愛用되고 있다. 女性들의 「액서사리」用만으로 아니라 옜 貴族이나 혹은 武士들의 칼에도 장식용으로 쓰여졌고 貴人富豪들의 술잔이나 茶果 그릇에도 박혀져 있는 것이다. 이 모양으로 東西古今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또 貴히 여겨온 眞珠의 生成은 진주조개가 침이된 異質物인 한알의 모래알을 진주로 키우기까지의 아픔을 結晶이라고들 한다.
作品의 構想도 어느 소제가 작品으로 이루어지기까지 지주조개 그대로, 作者의 숱한 고통을 통해서 일워지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어떤 作品이건 그 構想은 매우 괴로운 作業인 것이다.
그러나 어느 素材 속에 등장한 어느 人物이 어느 적당한 무대를 얻어 생기발랄하게 움직이고 그럼으로써 그 人物의 周邊이 統一된 呼吸으로 움직이게 될 可能性이 내다보일때 構想의 作業은 일단 괴로움을 벗어난 滿足한 즐거움 속에다 잠시 나를 머물러 있게한다. 그러나 또 그러나 그 滿足한 즐거움은 지극히 짧은 순간의 것으로 끝나버린다. 그리고는 혹독한 苦痛이 즐거움을 뭉개버리고 그위에 퍼질르고 앉아 呻吟을 시작하는 것이다.
막상 붓을 잡고 構想된 作品을 종이에 옮기려고 상머리에 앉으면 설정했던 舞臺의 귀와 귀는 어긋나버리고 미남은 추남으로 변모되어야 하고 美人의 등에는 혹이 돋아 곱새라도 될 것만 같은 말하자면 이러한 번거로움 속에, 붓은 제대로 풀려나오 주지 않는 것이다. 그리하여 시작되는 無爲 無爲상태가 하루 이틀 그대로 계속되는 것이다. 그렇게 보내는 하루이틀의 값은 참으로 莫重하기 그지없는 시간인 것이다.
어떻게 해서 얻어진 시간이며 어떻게 해서 만들어 논 시간이던가.
건강상으로 오는 장애 때문에 가까스로 얻어진 「컨디션」이 그 시간 속에 무제한으로 浪費되고 소모되어 버리는 금쪽같은 시간이지 않는가.
그때문에 초조가 오고 그렇게 되면 神經은 기운이 나서 나대기 시작하는 것이다. 자칫 누가 말을 잘못 걸었다가는 기다리고 있었기라도 했다는듯이 기가 나서 펄펄 날뛰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이다.
이 기간의 참혹한 심정은 사실상 말못할 정도로 처참한 것이다. 이런때의 원고독촉은 모진 빚독촉하고 조금도 다를바가 없다.
그러나 그런대로 이 기간에는 은근하고도 행복한 순간이 간헐적으로 닥쳐오기도 하는 것이다. 마치 알을 품은 어미닭의 상태라고나 할까.
問題는 그 다음에 안겨져 오는 고통인 것이다. 처음에는 절둑거리며 不安한 낯으로 찾아 오는 것이지만 시간의 흐름과 함께 고통은 활개를 펴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지음부터 나는 그야말로 지극히 不幸한 상태 속에 머물러 있게된다. 不幸속에서 움직여야 하고 그속에 앉아 있게되고 그속에서 맴을 돌며 不可避한 시간의 핍박과 어쩔 수 없는 긴박이 목덜미에까지 닿아 목을 조이게될 그때 붓은 비로소 종이위에서 달음을 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내 안의 모든것을 깨끗이 비워버려야만 하는 것이다.
바빠요, 시간이 없어요, 입버릇 같이 노상 입에 달고 있는 이러한 비명은 늘 그러한 상태 속에 있는 자신의 표백일뿐 사실상 쳐낸 일이라곤 거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을 완전히 비우는 방법으로는 영화를 보거나 집에서 기르는 짐승들 하고 놀아주거나 겨울에는 눈치기 봄에는 뜰 청소 쥐구멍막기 부엌에 나가서 잔소리를 하는 따위 늦은 봄에서 여름철에는 잡풀뽑기와 화초에 물주는 일따위들이다. 때때로 K가 나와 쓰레기와 낙엽 등 속을 태우고 있는 것을 멀리서 바라다만 보고 있게 되는데 그것은 흔히 바쁘고 초조한 시간이면 더욱 그렇게 된다.
이것은 무엇인가.
서서히 혹은 급격하게 익어가고 있는 作品이, 生命이 잉태하는 기간인 것이다. 잉태는 진통을 곁들여 언젠가는 탄생되기 마련인 것이므로.
孫素熙(女流作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