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救世史(구세사) 교실] ⑪ 聖祖史記(성조사기) ① 이스라엘의 史記(사기)
選民(선민) 通(통)한 하느님 사랑
聖經記錄(성경기록)은 氷山一角(빙산일각)
발행일1969-05-11 [제668호, 2면]
창세기12장부터는 이스라엘 특유의 표현방식으로 선민의 起源史를 서술하고 있다. 이스라엘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역사적 사건들의 外的 경위보다 그 근본적 의의와 특색이었다. 그들은 역사를 통해 하느님의 창조적 섭리(계약)와 인간의 不信과 하느님 은총에 의한 회복을 생생하게 체험하였었다. 하나의 역사적 사건은 마치 전체 부피의 10분의 1만 물위에 드러나 보이고 10분의 9는 물속에 잠겨있는 바다의 氷山과도 같다. 역사적 사건을 위요하여 사람들이 겪는 내적 경험은 「氷山의 一角」인 사건의 외적 경위보다 훨씬 복잡하고 미묘한 것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내적 경험에 집착하였다. 기원전 13세기의 어느무렵 한무리 유목민이 에집트 압제자의 손아귀를 벗어나 홍해의 지류인 마른 水路를 건너서 시나이 광야로 도망쳐 나왔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압도적인 체험을 통해 하느님을 완전히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 엄청난 내적 경험을 오늘의 소설가들처럼 심리학적으로 묘사할 줄을 몰랐다. 그러한 문학유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외적 사건들과 亚行 발전하여온 자기들의 내적 경험 즉 유일신에 대한 신앙을 浮刻시키기 위해 자연히 사건들의 외적경위를 과장하게 되었다. 오히려 그럼으로써 不朽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萬世에 남기게 되었던 것이다. 에컨데 출애급기 17·8~13에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아말레크족과 싸워 이긴 이야기가 나오는데 모세가 산위에 올라가서 두 팔을 뻗치고 서있는 동안은 이스라엘이 이기고 모세가 피곤하여 팔을 내려 쉴때에는 이스라엘이 패했다고 한다. 그래서 두 사람이 양쪽에서 모세의 두 팔을 받들어 저녁때까지 뻗치고 있으니 마침내 이스라엘이 결정적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이다. 현대인에게는 우습기 짝이 없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어린애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야훼께서 선정하신 민족의 영도가 모세가 진두지휘하여 적을 무찌르고 이스라엘 백성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가장 劇的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즉 외적 사건과 거기에 따른 내적 경험 전체를 두 팔을 뻗치고 서있는 한 남자의 모습 안에 집약적으로 形象化하고 있는 것이다.
聖祖史記도 이러한 관점에서 읽을 때 저자가 당시의 관용적인 史記類型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를 어느정도 정확하게 推定할 수 있다. 성조 사기는 후손들의 가족 傳承 氏族전승 민족전승을 근거로 엮어진 이야기들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들의 씨족 및 민족 전승을 무던히 아끼고 이를 충실히 전해내렸다. 다이슬러 교수의 말대로 성조 사기를 부족 始祖에 관한 SAGA(전설)와 비교할 수 있다. 부족 사회에서 그 시조 이야기가 전해내려오는 동안 오랜 세월에 걸친 그 사회의 경험과 사상이 첨가되는 수가 없지 않으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가」가 역사의 한 문학 유형임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성조사기의 경우 앞에서 말한 에집트에서의 해방과 시나이에서 종교적 경험이 첨가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성조 사기를 정확한 의미에서의 역사문헌으로 볼 수는 없으나 한정된 의미에서 역사적 사실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으며 그 문학 유형을 일종의 民俗史記로 類別할 수 있다. 즉 역사적 사실을 전하되 신축성있게 자유로운 표현 방법을 택하는 민간 전승을 기록화한 것이라는 뜻이다.
이스라엘의 후대 史記 전부가 그렇듯이 성조 사기 역시 구세사이기 때문에 내적 체험(신앙)의 부각에 역점을 두어 성조들과 함께 유랑하시면서 그들을 지도하신 하느님의 업적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성경에는 「하느님이 말씀하셨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그것은 대부분 「마음속」 즉 「신앙의 귀」에 들려온 「靈的 말씀」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결코 기적이나 하느님의 말씀데 애한 평가절하도 아니고 輕視도 아니다. 하느님은 당신생각을 사람처럼 직접 음성으로 전하실 필요가 없는 분이시다. 중요한 것은 어떤 방법으로든 하느님이 아브라함을 始祖로 하는 이스라엘 가운데 참된 믿음을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히려 가장 큰 기적은 「이스라엘의 全歷史」 자체이다. 바꾸어 말하면 이 작은 민족의 역사를 통해 하느님의 소리가 전인류에게 울려퍼지게 된 것이 기적이라는 뜻이다.
성경의 『하느님이 말씀하셨다』는 귀절이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사건」들과 「증언」을 통해 하느님의 현존을 뚜렷이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창세기 12장부터 그 이스라엘의 본격적인 구세사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