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異狀(이상) 없읍니까? 가톨릭 活動團體(활동단체) 診斷記(진단기)] ⑥ 가톨릭醫師會(의사회)
非情(비정)의 職業人(직업인) 脫皮(탈피)코
福音的(복음적) 聖職(성직) 되찾아야
宗敎(종교) · 人種(인종) · 美醜(미추) 區別(구별)없이 醫療(의료)균점 時急(시급)해
발행일1969-05-11 [제668호, 3면]
의사가 있어 병원이 세워졌고 고귀한 생명체를 다룸으로써 인류복지에 공헌하는바 지대하며 사회봉사에 일익을 담당함으로 仁術이라 불려지고 있는 것이 의사들의 직업인 것이다 이런 성스러운 직업인들이 모인 가톨릭의사회는 교회 어느 「액션」단체보다도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초창기에는 전국규모의 의사회는 아니지만 현 의사회의 모체인 프란치스꼬 사베리오회는 47년 4월에 발족하였으니 물경 22년의 장구한 역사를 이루고 있는 단체이다. 현재는 서울 · 부산 · 대구 등지에 1백40여명의 회원이 있고 회원상호간의 친목과 醫道를 통한 신앙심의 향상과 전교 그리고 의료봉사활동이라는 깃발아래 대열을 정비하고 합심단결하여 최고의 지성을 자처하며 평신자활동의 중심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일반사회인에게 풍겨지는 의사관은 존경받는 입장만은 아닌 것 같다.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인술이란 말은 벌써 옛날이고 돈과 시간 그리고 선의의 이웃보다 병약하고 고통받는 사람을 상대로 개인의 영리(?)를 추구하는 비정(非情)의 직업인으로 전락된 철심(鐵心)의 「컴퓨터」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도 신자의사들은 좀 낫다고 할 수 있겠지만 소수의 지도층을 제하고는 역시 문제이다.
6·25사변 당시 국군이 평양을 탈환하였을때 프란치스꼬회원들이 대거 평양에 출동 20여일간 6천여명에 달하는 환자들에게 무료진료를 하여 「휴매니즘」을 발휘하였으며 하기방학동안 의대학생들을 인솔하여 연례행사로 의사가 없는 산간벽지 · 어론 등을 순회하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작년 복자시복경축전국행사때는 40여만원의 찬조금을 회원들이 갹출 행사위원회에 헌납한 바 있다. 특히 주목할 일은 금년 2월 왜관 피정의집에서 40여명의 회원들이 가족동반 3일간의 피정을 가져 신앙심의 재확인과 회원들간의 친목을 돈독(敦篤)히 하였음이 자랑꺼리이다.
의사들이 모인 직장이나 단체에서는 출신교의 파벌이 최고도에 이르고 있는 것이 현사회실정인데 가톨릭의사회는 명예나 이권적인 단체가 아니라 그런지 흔히 볼 수 있는 파벌현상은 없으나 선후배 관게로 미묘한 부작용이 생겨 젊은의사들이 회에 가입하기를 꺼려하거나 피하고 있어 현 회원수를 상회하는 많은 젊은의사들이 가톨릭의사회를 외면하고 있다. 상호간의 對話 증진을 위해서도 선배의사들의 계급의식을 타파하고 겨양의덕으로 젊은의사들과 자리를 함께 마련해야 되지 않겠는가?
의사들의 사회에서는 「화이트 칼라잡」이라는 불문율의 법칙이 있다. 즉 미추(美醜)를 말하지 않고 종교에 대해 왈가왈부를 금하고 인종의 구별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민평등이란 상식적인 전제하에 의술로써 사회에 봉사한다는 의사들에게는 적절한 「슬로건」일런지는 모르지만 한편 영리를 수반하지 않을 수 없는 인술이므로 최고지성인이라는 선전문으로 선전효과를 풍기는듯한 인상을 주니 입맛이 씁쓸하다. 지난 2월에 의사인 유 루치아 수녀가 선교와 의술을 펴기 위해 아프리카의 검은대륙 캐나로 떠난 것은 가톨릭의사가 아니고서는 볼 수 없는 일이다. 대다수의 의사들은 조국과 민족을 외면 기회만 있으면 선진국으로 진출하여 영주하기를 원하고 있으니 모화(慕華)사상의 후손이 되풀이 되지 않는가 심히 근심스러운 일이다.
가톨릭의사회의 월례회에서 원주교구 지학순 주교는 다음과 같은 얘기를 하였다. 『대도시를 벗어나면 농어촌생활상은 가난하기 짝이없다.
이런 농촌에는 의사의 혜택이란 하늘의 별따기이니 회원 여러분들의 특별한 배려로 의사회 자체에서 무의촌에 상주진료소를 설치하기를 바란다』라고 역설하였다. 하느님의 사랑의 정신을 십분 발휘하여 의술이 필요한 자에게 고루 베푸는 의료균점(均点)이 있어야 한다. 어느 개인적으로는 힘드는 일이지만 지성인으로 자타공인하고 생활수준도 상류에 속하는 현 의사회회원들이 가톨릭사회에서 기금을 모금하여 다같은 하느님의 자손들이며 우리들의 겨레인 도시의 영세민들이나 무의촌의 내 동포들에게 진료소를 설치하여 무료로 또는 싼값으로 혜택을 줌이 시급한 일이겠다. 회원들이 1주마다 혹은 1개우러마다 육번제로 상주 근무하여 의술아닌 인술의 혜택과 아울러 하느님의 사랑의 선교를 병행하는 것이 가톨릭의사회의 당면문제이며 제일 중요한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