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모든 사람들의 식욕은 왕성해지기 시작 한다. 여름에 잃었던 식욕을 되찾고 가족들의 건강에 위협을 주고 있는 콜레라나 또는 환절기 때문에 생기는 다른 전염병으로부터 온 가족의 건강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부들의 과학적인 식생활이 아쉬운 때다.
특히 여름철 단조로운 식생활에서 결핍되었던 영양을 가을에 보충함으로써 앞으로 닥칠 겨울을 건강하게 무사히 지낼 수 있게 하도록 연세대학가정학과 과장 이기열(데레사) 교수를 만나 가을철 영양을 들어본다.
여름엔 수분섭취가 많은 동시에 수용성비타민 손실도 많은데 비해 단백질 섭취가 적어 가을쯤 되면 우리인체 내엔 단백질과 비타민의 부족이 오기 쉽다.
하늘이 맑고 푸르러지고 서늘한 가을바람이 시작하면 사람마다 감퇴되었던 식욕이 왕성해지기 시작. 주부들은 이 시기를 놓치지 말고 흔해진 푸성귀나 고춧잎·깻잎 같은 녹황색 채소를 계절음식으로 반찬을 마련해서 부족한 비타민을 보충하도록 한다. 비타민C 섭취를 위한 과일로는 보통 사과를 대표적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과보다 값싼 싱싱한 무우에 비타민C가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 즉 사과 1백그람에 비타민C가 5밀리그람이 있는데 비해 무우 1백그람엔 비타민C가 사과의 3배인 15밀리그람 들어 있다. 비타민C 하루의 필요량은 30밀리그람이므로 값이싼 무우 2백그람만 가지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C는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C가 가장 많이든 과일로는 역시 귤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값이 비싸기 때문에 매일 먹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이 대신 가을엔 좀 싸게 살 수 있는 밤으로 대치할 수 있다. 밤 1백그람(대개 2개정도)이면 30밀리그람의 비타민C를 손쉽게 섭취할 수 있다.
또한 감과 버섯이 흔한 때가 가을이다. 감엔 「탄닌산」이 있어서 변비가 될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비타민A를 섭취하는데는 가장 좋으며 버섯엔 비타민B2가 많아 건강에 좋지만 값이 좀 비싸서 곤란. 농촌에서는 메뚜기로써 부족한 비타민B2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기회가 가을이다.
한편 여름동안 공급이 부족했던 지방질보충은 동물성음식을 자주못하는 가정경제로서는 요지음 시장에 많이 나오는 햇콩으로 대치하도록 한다.
콩은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인체건강상 아주 좋다.
여름에 볼 수 없었던 햇콩으로 잡곡밥을 지어서 가을 식탁의 풍취를 살려 가족들의 구미를 돋구면 건강은 물론 쌀만 주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주부들은 주식량의 좋은 챤스인 동시에 주부들이 조금만 머리를 쓴다면 4계절중 가장 균형잡힌 식사를 할 수 있고 잃었던 식욕을 되찾아 온 가족들이 환절기에 발병하는 모든 잡병에서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때가 역시 가을이다.
가을이 되면 특히 어린이들은 입맛이 돌아 무엇이든지 자꾸 먹으려 한다. 그렇다고 아무것이나 마구 주어서는 안된다. 아침과 점심 점심과 저녁사이 적당한 시간을 이용해서 주식에 침해를 받지 않을 정도의 소량을 주어야 한다.
가을철 어린이 간식으로는 우유나 기름튀김 도나스 과일같은 것이 좋은데 간식을 하고 배가 불러서 끼니를 걷느지 않도록 주부들은 유의해야 된다.
직장에서 돌아온 남편에겐 곧 저녁상이 올려져야 하기 때문에 피로를 풀 수 있는 따끈한 차나 반주로 가벼운 약주 한잔정도 식사전에 대접하면 구미를 돋구는데 도움이 되어 좋지만 맛있는 별식이나 좋아하는 과일이 있다고 해서 식사전에 주면 주식이 그만큼 줄어 좋지 않다.
저녁엔 될 수 있는 대로 알맞게 식사하게하고 아침에 맛있게 또 든든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한국인에겐 이상적이다. 저녁에 과음이나 과식을 하고 아침에 트직한 기분으로 아침식사를 하는둥 마는둥 출근을 하면 하루종일 공무에 능률이 오르지 않을뿐더러 건강에도 해롭기 때문에 저녁식사를 무겁게 하지 않도록 주부들은 노력해야 한다.
더우기 남자들 대부분은 주부가 만든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음식점에서 매식하기 때문에 아침만이라도 주부가 정성들여 만든 음식을 든든히 먹고 나가야한다. 하루에 최소한도 8시간은 가정을 돌봐야만 원만한 가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 교수는 『식구들이 모두 집에 있는 주일날 하루만이라도 주부는 모에게 모든 것을 맡겨버리지 말고 주부가 직접 음식을 만들어서 가족들에게 주어야 한다』고 하면서 『현대 가톨릭주부들의 사명은 스스로 일상생활을 과학화하도록 머리를 써서 된장찌게라도 과학적으로 정성스럽게 만들어서 원만한 가족관계를 갖는 것 그 자체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