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세례의 유효성 해설.

금년 주교회의 정기총회에서 일치위원회의 조사를 바탕으로 개신교의 세례를 유효한 것이라고 결정, 선포하였다.

선포문을 보면 「삼위일체(성부 성자 성신=성령」의 이름으로 관수식으로나 살수식으로나 침수식으로 세례를 집전하는 교파에서 이런 예식서를 충실히 따르는 집전자에게 개별적으로 지목되어 세례를 받았을 경우에는 개신교의 세례도 유효하다」라고 되어 있다.

우선 가톨릭의 성사는 재료와 형식을 갖추어야 하며 그 성사는 지정된 대상에게 수여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국가톨릭 교회는 신교의 세례가 일반적으로 재료와 형식에 있어서 틀리는 것이라고 알아왔고 다만 성공회의 세례만이 우리세례와 같은 것이라 하여 성공회에서 가톨릭으로 오는 신자에게는 세례를 다시 주지 않고 다른 교파에서 올 때에는 언제나 그의 세례가 무효이거나 아니면 의심스럽다 하여 조건부로 다시 세례를 주어왔던 것이다. 그러나 1967년에 발표된 일치운동지침서에 의하면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전향하는 신자에게 차별없이 조건부로 세례를 주는 풍습을 지양하고 세례자체가 의심스러운 무슨 적극적인 이유가 있을 때에만 세례를 다시 주라고 명하고 있다. 또 한편 이번에 주교회의에 상정된 일치위원회의 보고를 보면 한국내의 개신교중에서 장로교, 감리교 같은 큰 교파에서는 모두 가톨릭의 세례가 요구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해주고 있다. 즉 그대로만하면 세례는 유효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되는 것은 그 세례의 집전자가 과연 그런 예식을 충실히 지켰느냐 하는 문제이다.

만일에도 그 집전자가 이미 어떤 이설을 마음속에 품고 필요하다면 현재의 교파를 떠나서 다른 교파를 만들더라도 세례예식을 규정대로 집행하지 않았다고 하면 그런 세례는 의심스러워진다.

이런 의심을 가톨릭교회가 품게 되는 이유는 개신교 측에서 아직도 가끔 분렬 현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개신교에서 세례를 받은 신자가 가톨릭신앙을 받아들이려 할 때에는 어떤 교파에서 누구한테 세례를 받았다는 증명이 요구되는 것이다.

성삼의 이름으로 씻음을 받되 이런 예식을 충실히 이행하는 목사에게 개별적으로 지목되어(아무, 당신에게 세례를 줍니다. 혹은 아무에게 세례를 주노라 등등) 세례를 받았다면 가톨릭교회는 그에게 다시 세례를 주지 않고 일정한 신앙고백서만 낭독케 함으로써 족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물론 곧 고백성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성공회에서 세례를 받고 가톨릭으로 오던 신자를 대하였듯이 앞으로는 한국 개신교의 큰 교파에서 세례를 받은 신자들도 같이 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성공회의 세례를 받은 신자가 아니면 개신교에서 세례를 받은 신자에게는 분별없이 세례를 다시주어 왔으나 앞으로는 세례를 다시 주는 것이 오히려 예외에 속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일치문제에 관한 지침서」를 참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