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流作家가 드문 우리 文壇, 특히 兒童文學界에 황정윤씨의 出現은 자못 慶事스런 일이다. 그것은 한사람의 女流를 얻었다는 一般的 사실위에 다시 「宗教作家」를 얻었다는 特徵的 사실로써 설명되어 진다.
筆者이 자리에서 「文學」으로서의 <천사와 피리>가 거둔 成果를 말하려하지 않는다. 이 점에 대해서는, 훗날 따로이 넉넉한 紙面을 빌어 말하기로 하고, 이 좁은 紙面에서는 「宗教的 側面」이라는 극히 制限된 입장에서 그것의 面貌를 살펴보려 한다.
<천사와 피리>에 담긴 22篇의 短篇 동화들은 가톨릭信者로서의 작가 황정윤씨의 信仰的 體驗이 그 母胎를 이루고 있다. 每編의 작품에는 한결같이 그의 신앙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그리스도 精神의 表現, 곧 그리스도정신에 基底를 둔 「理想의 具顯」이란 뚜렷한 目的意識이 짙게 깔려 있다.
사랑과 평화에 대한 넘치는 念願, 은혜와 축복에 대한 뜨거운 感謝, 그리고 그 염원과 감사를 「생활」하기 위한 切切한 기구-,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삼라萬象을 온통 축복받는 童心세계속의 한 「家族」으로 묶고 그 調和와 生命意志를 神의 섭리에 맡김으로써 그들에게 意味를 賦與하고 그럼으로써 自身의 創意的 보람을 누리려는 작가의 意圖가 아주 뚜렷하다.
이는 작가 황정윤씨의 인간적 生理이며 그의 작가로서의 意味이며 또한 그의 文學的 理想이기도 한 것이다.
모든 「쟝르」의 문학이 다 그러하지만 특히 동화는 「理想의 追求」를 더욱 강한 內質的 특징으로 갖는 것이라면 그 理想追求의 根幹을 「神의 領域」에 두고, 동화를 表現手段으로해서 具顯시키려는 그의 작가적 의도는 충분히 異色的인 것이며 또한 충분히 기대할만한 것이 된다 할 것이다.
다만 그의 特異한 理想追求(宗教的)의 目的을 어떻게 동화의 그릇 속에 完全용해, 表出(혹은 表面化)되지 않은 것으로 다스리는 냐의 技術(文學) 上의 문제만이 當面課題로 남아있을 뿐이다. 우리가 바람직한 진정한 宗敎文學은 最少限 그 要件위에서 비로소 成立되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이번 <천사와 피리>를 읽어나가면서 필자는, 화려한 환상의 세계, 神의 축복이 내리는 화사한 뜨락을 거닐면서 이따금 발걸음을 멈추고 스스로의 영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는, 귀한 시간을 가졌었다. 신앙인이 아닌 필자가 그러하였거든, 하물며 신앙을 생활하는 사람에게랴. 감히 一讀을 勸한다.
朴敬用(詩人·兒童文學評論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