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代(현대)와 家庭(가정)] 變遷(변천)하는 家族生活(가족생활)
家庭(가정)의 安定(안정)·平和(평화), 主婦(주부)의 任務(임무)
個人發展(개인발전)과 奉仕精神(봉사정신) 길러야
大(대)가족 制度(제도)에서 小(소)가족 制度(제도)로
家庭(가정), 旅館(여관)이나 下宿(하숙)으로 轉落(전락)
家族全體(가족전체) 時間(시간) 자꾸만 짧아져
인간은 누구나 날때부터 가정이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 태어나 여기서 자라고 생활하는 동안 하나의 인간으로서 성숙하게 된다. 생활의 기초요 근거지인 이 가정이 오늘날 여러 가지 여건으로 행복의 보금자리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오늘날의 이와 같은 가정 현상이 사회문제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또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몇가지 문젯점을 들어보기로 하자. (編輯者註)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살고 있는 가족들의 생활은 농촌가족에 비하여 많은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물론 도시사람들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여 주택에 현대적인 편리한 시설을 갖추며 높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한편 가난한 농촌생활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변함없는 불편하고 화려하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족생활의 차이가 비단 이러한 소비생활수준에 한정된 것이 아니며 더 근본적인 가족의 형태와 가족관계의 문제에 있어서 중요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한국인구의 7~8할이 농촌에 속하던 때가 불과 8, 9년밖에 되지 않는다. 지금은 도시와 농촌이 반반의 인구를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계속 도시인구는 늘어나며 농촌인구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러고 보면 과거의 우리가족생활은 농사를 바탕으로 한 농촌가족이었던 것이 앞으로는 도시가족으로 변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면 도시가족은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 변화에 어떻게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인가? 도시가족의 대부분은 타향살이의 신세를 지고 있다.
한국도시가 근년에 와서 급격히 팽창하고 발전함으로 시골이나 타 지역에서 도시로 이사 온 사람들이 도시인구의 7~8할을 차지한다.
도시에 이사와사는 동안에도 어느 한 동리에 오래 정착해 있지 않는다. 도심지셋방살이에서 변두리 주택지역으로 옮겼다가 교통이 불편하면 다시 도심지주택 또는 「아파트」로 이사를 든다. 한동리에서 새롭고 좋은 동리로 옮겨 다니는 것이 예사다. 도시 사람들은 변화를 좋아하며 새로운 것을 찾아 헌집을 고치거나 새집을 짓는 것쯤은 몇해만에 한번씩 되풀이하는 행사로 되어 있다. 이만큼 도시가족은 이동성이 심하여 늘 낯선 이웃사람들과 접촉하며 사귀고 살아야 한다. 그러다보면 사교적이되어 예의상으로 친절한 관계를 유지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언제나 서로 경계하게 되며 인간사이에 거리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대대로 같은 이웃에서 정답게 살던 과거가 그리울 정도로 이웃과의 관계가 형식적이며 냉정한 것이다.
그리고 각 가정속의 가족관계에 있어서도 첫째 부부의 애정관계를 바탕으로 한 소가족이 많아지고 있다. 혼인함과 더불어 시집을 떠나 새살림을 시작한다. 시부모님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부모의 간섭이나 지배는 싫어한다.
부부와 두세자녀들로 구성된 단란한 가정생활을 원하는 것이다.
도시에서 남자들은 직장생활을 해야 하므로 아침 일찌기 출근한다. 그들은 눈뜬 시간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낸다. 퇴근길에는 간혹 친구들과 어울려 술잔을 나누며 즐기기도 하지만 젊은 남편들일수록 애기들을 위한 과자나 장난감 부인을 위한 선물 또는 꽃을 사들고 들어온다.
그리고 주말이 되면 애기들을 데리고 부부동반하여 친척이나 친구를 방문하거나 야외로 소품을 나가기도 한다. 이렇게 도시가족은 부부중심으로 재미있는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족생활이 언제까지나 계속할 수없는 것이 현실이다.
20대에 있는 부부들의 생활은 신혼생활의 단꿈과 첫애기 둘째애기를 낳아 기르는 재미를 맛볼 수 있겠으나 30대에 접어들면서는 자녀들의 성장과 교육의 문제가 대두되며 남편들은 사업이나 사회적 활약을 위해 근무시간이 늦어져 그들의 관심이 아내와 가정보다 직업과 사회로 전환되고 마는 것이다.
자녀들이 유치원과 학교에 가기 시작하면 어머니의 품과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어머니의 사랑보다 친구의 정을 찾으며 선생님의 말씀이 어머니의 말씀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다.
자녀들은 그들의 취미와 경험을 위해 집 바깥에서 노는 시간이 더욱 많아진다. 이것은 자연스럽고 그들의 성장을 위해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중년기에 접어든 남편들은 직업과 사회활동을 위한 의욕이나 책임이 점점 넓어져서 저녁 늦게까지 회사나 요정에서 시간을 보내기 쉽다. 이들에게 있어서 가정은 마치 여관이나 하숙과 같아서 저녁에 잠자리를 찾아들고 헌옷을 벗고 새옷을 갈아입기 위한 곳인 것이다. 중년기의 부인들은 가끔 그들의 단조롭고 권태로운 생활에 회의와 불만을 품기 시작하며 자신이 마치 하숙집 마담의 구실밖에 하지 못하는 듯한 느낌일 것이다.
이쯤 되면 중년기 여성들의 불만은 때때로 엉뚱한 방향으로 분출구를 찾게 되며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그의 생활을 비건설적인 길로 이끌어 가게 된다.
도시가족이란 이와 같이 부부의 애정을 심화시키며 자녀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가족인양 생각되기 쉬우나 세월이 흐름에 따라 식구들의 생활에 변화가 오며 가족관계에 기대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것이다. 그러므로 중년기 부부들은 그들의 결혼생활과 가족관계를 20대의 신혼생활에 비추어 서로 불만해하며 원망할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형편에 따라 각자의 생활방식을 적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여성들로서는 남편이나 자녀의 사랑에만 의존하며 그들의 관심과 주의를 바랄 것이 아니라 가족바깥으로 관심을 돌리며 넓은 인간관계를 조성해가야 할 것이다. 친척관계에서 인정을 심화시키며 종교생활에서 건전한 정신을 연마하고 사회단체활동을 통하여 자신을 발전시키며 사회에 이바지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친구나 이웃과 더불어 화투놀이 또는 잡담으로 시간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동리와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건설적인 생활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아내와 어머니가 되는 여성들이 건전한 생활을 할 수 있다면 분주하고 복잡한 도시생활에서 초조하게 살아가는 남편과 자녀들에게 안정되고 화평스러운 가정분위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개인주의화 하고 분산되는 도시생활에서 사랑과 인정으로 인간들을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효재 ?授(이화여대 사회학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