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넘치는 家庭(가정)] 서대석·김인자氏(씨) 부부 가정을 찾아서
家庭和睦(가정화목) 秘訣(비결), 理解(이해)·努力(노력)·忍耐(인내)
四旬節(사순절) 땐 술담배 끊은 돈 聖堂(성당)에
새돈 바꿔 아이들 연보 돈 주고
미장원 모르는 儉素(검소)한 生活(생활)
어느 가정 없이 행복해지기를 바라고 그 행복을 얻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가정이 없으련만 행복은 손에 곧 잡힐 듯 잡힐 듯하면서도 잡히지 않고 신기루마냥 허공에서 맴돌 뿐이다. 마치 인간의 이 간절한 소망을 비웃기나 하는 듯이. 여기 교회에서 뿐만아니라 용문동 일대에서 모범가정으로 이름난 서대석씨(토마스·48세=유니무역주식회사회장) 댁을 방문 이 가정의 행복한 생활상과 그 비결을 알아 본다.
서대석씨와 그 부인 김인자씨(로사·37세=서강대학교수)의 슬하엔 귀엽게 생긴 딸 민경(율리안나·10세=성심국민학교 4년) 보경(아나다시아 8세=성심국민학교 2년) 유경(꼬나벳따·7세) 연경(아이린·4세) 넷이 있다.
서대석씨와 김인자씨가 만난 것은 미국유학시절인 1956년 크리스마스파티 때였다.
당시 서대석씨는 미국 「네브러스카」주에 있는 「유니언」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김인자씨는 「캔사스」주 「쎄인트메어리」대학(수녀원경영)에서 교육심리학을 공부했다.
서대석씨가 영세하게 된 동기는 가톨릭신자였던 김인자씨의 생활관 및 인생관을 알기 위해 가톨릭을 연구하다가 영세까지 하게 됐다.
57년도 추수감사절날 「캔사스」에서 약혼식을 올리고 그 이듬해 한국에 나와 결혼한 이들 부부에겐 살림을 시작할만한 단간방 하나가 선듯 마련되지 못했고 결혼한지 11년째 되는 현재 모범가정으로 등장하기까지는 남들이 보는 것처럼 항상 행복했고 다정하지만은 않았다.
어느 가정에서나 마찬가지로 이들 부부에게도 부부싸움도 이따끔씩 있었지만 이럴 때마다 가정화목의 중대한 교량역할은 감정을 억제할 수 있는 두 사람의 이성의 힘이 작용했다.
부부화목과 가정평화의 비결은 뭐니뭐니해도 「이해」 「노력」 「인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이들 부부는 맏딸 민경양이 가철들기 시작할 때부터 마음 놓고 소리한번 크게 지르지 못했단다.
자녀들 앞에서 부모네가 얼굴을 붉히고 언성을 높이거나 심할 경우엔 때리고 가구를 부시는 일은 그 자녀의 장래를 망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이들 부부는 싸울일이 생기면 그 이튿날 공원이나 음식점같은데 따로 만나서 이야기한다. 시간약속을 하고 그 이튿날 정한 장소에서 만나면 그동안 상했던 기분이 가라앉아 싸우기가 싱겁게되어 서로 마주보고 웃어버리기 일쑤란다.
남달리 자녀교육에 신경을 쓰는 이들은 아무리 바빠도 하루 한끼는 식구 전체가 한자리에서 식사하도록 노력하며 주일날 미사만은 다함께 간다.
제각끔 떨어져 앉는 것이 아니고 모두 같이 앉아서 미사를 드리고 연보도 아빠만 내는 것이 아니라 4살난 막내 연경이까지 빠닥빠닥한 지폐를 가지고 있다가 온 가족이 일제히 낸다는 것. 연보낼 돈은 엄마가 미리 은행에 가서 헌돈을 새돈으로 바꾸어 두었다가 성당에 가기 전에 식구들에게 똑같이 나누어 준다.
『민경이 이리와요. 선생님께 인사해요』 필자가 갔을때 김인자씨가 민경이에게 이르는 말이다. 엄마 아빠 모두가 자녀들에게 존칭을 쓰고 있다. 교육심리학자인 김인자씨는 옳고 그른 것을 판단 못하는 자녀들에겐 부모가 항상 존어를 씀으로써 고운말씨와 더불어 개성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아이들 공부는 엄마가 간접적인 방법을 쓰는 반면에 아빠는 간접적인 방법의 약점을 「카바」하기 위해 직접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는 것. 즉 엄마는 아이들 스스로가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도록 심리유도를 하는데 반해 아빠는 책을 갖다 놓고 몇시부터 몇시까지 얼마만큼 하라는 식으로 엄하게 시키고 있단다.
『값비싼 양복차림의 신사가 10원짜리 떨어진 지폐를 연보통에 넣는 것처럼 보기 민망한 것은 없다』고 말하는 서대석씨는 현재 살고 있는 용문동 저택(건평 5평)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와이샤쓰를 기워입고 점심은 가락국수로 시종일관, 자신에겐 인색하다고 할 정도로 경제적이지만 40일 봉재때는 술과 담배를 끊고 모은 돈을 성당에 헌금하고 있다.
부인 김인자씨도 검소한편. 화장품이래야 결혼 후 10년 동안 「로숀」과 「루즈」 그리고 빗하나 뿐이였는데 작년부터 눈썹 그리는데 연필하나가 더 늘었단다. 미장원이라곤 지금까지 한번도 가본 일이없는 그에겐 고전적인 생머리 그 자체가 더욱더 어울려 보였다.
주부가 직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타 가정에 모범이 되는 서대석씨 가정화목의 비결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생각하며 이해·노력·인내로 끝없는 상부상조 그것이다. (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