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에 자녀에게 보내는 어머니의 편지] 나의 아이들아!…
주변에 평화·우정을 심을 때
부모는 너희가 착할 때 천당에 살고 악할 때 지옥에 있다
헐벗은 아기 잊은 성탄은 허수아비의 춤
사랑하는 아가타(大3) 베로니까(大1) 도미니꼬(中1) 그리고 귀염둥이 마리아(國民5) 11년 중 가장 성스럽고 즐거운 축일, 크리스마스가 다가왔구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느 가정에서나 어른 아이 할것없이 즐겁고 흐뭇한 성탄을 보내기 위해 몸과 마음이 가벼운 흥분 속에서 소일하는 계절이다.
특히 청소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크리스마스 「캐롤」 소리, 거리마다 화려하게 장식된 크리스마스 추리, 상점에 진열된 아름다운 「카드」, 한아름씩 안고 다니는 선물뭉치들 이런 것들을 볼 때마다 나는 나에게 더 없이 귀여운 너희들에게 하고픈 말들이 떠오르곤 한다. 마리아, 도미니꼬! 너희들은 어리기 때문에 엄마로서 해야 할 이야기들이 아직 많은 시간의 여유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25일 밤에 탄생하실 아기예수님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은 너희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이 엄마도 너희들처럼 어렸을 때 주일학교에서 연극, 노래, 춤 등으로 성탄을 축하하며 친구들과 선물을 교환하는가 하면 그들과 함께 밀려다니며 놀기도 했다.
또 할머니 무릎위에 앉아 재미난 성경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것들이 지금 엄마에겐 가장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으며 그 후 나의 성장과정에 많은 교훈을 주었단다.
귀여운 마리아 그리고 늠름한 모습으로 커가는 도미니꼬 이젠 철이는 베로니까와 아가타! 우리는 머지않아 우리에게 찾아오실 그리스도 아기예수님께 드릴 마음의 선물을 준비해야 한다.
마리아는 아기예수님이 신으실 폭신한 양말과 장갑을 준비하고 도미니꼬는 속샤쓰를 베로니까는 보온이 잘될 겉옷 한벌을 그리고 제일 큰 아가타 너는 구유에 누은 예수아기가 덮을 작은 이불을 마련함으로써 너희들 4형제가 힘을 합해 알몸으로 탄생하신 예수아기를 따뜻하게 보호해 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 너희들이 준비한 옷·양말·모자·이불로 따뜻하게 예수아기를 모시면 아빠와 엄마는 누우신 아기예수님 곁에 뻘겋게 활활타오르는 난로를 준비해서 성모님과 요셉 그리고 삼왕과 목동들이 모두와서 조배할 수 있는 아늑한 자리를 마련하겠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 온 가족이 다함께 이번 성탄을 뜻깊고 즐겁게 맞이할 수 있다.
아가타 베로니까 내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다오. 성탄이 되어 온세상 사람들이 모두 즐거워하는 그 뒤엔 「베들레헴」의 비전과 괴로움을 몸소 겪으심으로써 답하신 아기예수님이 계시다는 것을 망각한 X마스기쁨이란 마치 허수아비의 춤과 같다.
하느님의 아들이 낮고 천한인류의 지역에 십자가를 지러 오시는 날에 우리는 뜻 없는 기쁨으로만 그칠 수 없으며 경건한 마음으로 우리 안에 예수님을 새로 탄생시켜 우리 개개인을 통하여 우리 주변에 평화와 우정을 심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겠다.
또한 가난과 고통속에서 들리는 불쌍한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베풀면서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큰 것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X마스가 되기를 바란다.
이번 X마스부터 너희들은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하는 인사대신 『새해에 복 많이 주세요』라고 인사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너희들에게 성탄카드에 많이 붙이는 「크리스마스실」의 유래에 대하여 이야기함으로써 착하고 훌륭한 일을 보다 많이 할 수 있는 내 딸 내 아들이 되기를 바란다. 「크리스마스실」 사는 일도 물론 좋지만 나의 지금의 도는 너희들에게 「크리스마스실」을 사는 것만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선을 위한 일에는 노력과 시간을 아끼지 말라는 것을 일깨울 목적이다.
예나 지금이나 성탄이되면 친한 사람들끼리의 카드나 선물 또는 문안편지로 쇄도(殺到)하는 우편물 처리에 우체국에서 골치를 앓고 있는데, 1903년 X마스가 가까운 어느날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의 한 우체국장이었던 아이날 홑벌씨도 매일 같이 산떠미 처럼 쌓이는 우편물을 보고 이 우편물에 누구나 쉽게 살 수 있을 정도의 싼값으로 「실」을 만들어 붙이면 그 판매금으로 반드시 어떤 훌륭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많은 생각 끝에 그 돈으로 결핵으로 고생하는 어린이들의 요양소를 지을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 그는 곧 당시 국왕이었던 크리스찬 9세에게 그의 착상을 건의한바 드디어 국왕의 지지를 얻어 1964년 12월 10일 세계최초의 「크리스마스실」이 덴마크에서 탄생했다.
당시 그는 「실」을 판돈으로 병상 1백20개를 보유하는 「X마스실 사나토리움」이라는 소아결핵요양원을 설립했다. 이 놀라운 「실」의 성과가 방방곳곳에 알려져 그 후 성탄 때가 되면 세계 각국에서는 모두 「크리스마스실」을 발매하여 결핵퇴치사업에 쓰기 시작해 현재에 이르렀다. 부모는 자녀들이 무엇이고 남에게 베풀고 착할 때에 천당에 살고 너희들이 남에게 폐를 끼치고 악할 때에 바로 그것이 부모님들이 지옥이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金文子(안젤라·主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