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콤의 시대
우리는 남들이 가지지 않는 심히 명예스럽지 못한 춘궁기(春窮期) 또는 보리고개라하여 곧잘 농촌사람들이 바가지를 차고 문전걸식(乞食)을 해야만 하는 그 기맥힌때 (春窮期)를 줄 곳 한해도 거르지 않고 지녀왔었다.
그 까닭을 여기서 캐내자는 것은 아니다 무릇 굶주린다는 것 그것은 막다른대일것이다기에 감히 인사불성(人事不省)이어서 무방할 수도 있다.
그런데 풍년기근(豊年饑饉)이란말도 있다. 이것은 먹을 것은 얼마든지 있는데 말하자면 시책(施策)의 잘못이 있던가해서 굶는 사람이 여전히 생기는 그런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이와 맞서는 아니 이와 조금도 질 바 없는 일로서 우리신자생활에 있어서 신자로서의 요긴한 지성(知性)의 빈곤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사회에서의 어느 지위(地位) 무슨직업 혹은 자유로이 조그마한 점포하나를 경영하는 소상인임을 막론코 노상 그날의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가끔 영화 연극 또 떠들썩하게 선전되면서 팔리는 잡지 인기소설따위를 대하고 있다.
학생 같으면 초등학교 과정을 마치면 중고등학교를 거쳐 그중에는 대학에 진학하여 전문학과를 선택해서 장차는 그 학과를 마치 자기 가장 소중한 것처럼 한평생 거기 매달려 살게 되는 수도 있다.
어쨌든 미국에<케네디> 새 대통령이 나서고 「모스코바」서 <후르시쵸프>가 뭐라고 위협을 하고 중공의 인민공사가 어떻게 하고 국내에서는 내각이 일부 바꿔지고 하는 것을 듣고 즐겨 말하고 그렇게 매일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또 그런 소식을 무척 재빠르게들 서로 알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곧 현대의 고도(高度)로 발달된 소위 마스·콤의 우리생활에 주는 직접적인 영향이라 하겠다.
우리는 이렇게<마스·콤>을 통해서 세상일을 크건 적건 샅샅이 잘 알고 있다. 또 학교교육을 통한 지식인으로서 세상에 맞서서 당당히 살아갈 줄도 안다.
그러나 우리가 과연 신자로서 영성적으로 자신을 던져 거기(교회(敎會)) 한 멤버가 된 그것 (교회(敎會))의 사정을 세상일 알 듯 잘 알고 있는지 또 학생들이 학교에서 받는 교육정도로 말하자면 고등학생이면 그 정도의 교리지식을 대학생이면 그 정도의 교리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한 번 제각기 자기를 성찰해 봄직한 일이다.
지금 정치지도자들은 세계평화를 높이 부르짖고 있다. 공산진영서도 평화를 구호삼아 부르고 있는 것이다. 아마 이것이 가장 큰 문제이긴 하다. 그러나 교회가 바라는 진정한 평화는 무엇인가. 우리가 매일 염하는 『네나라이 임하시면』하는 그 네나라(천주(天主)의 나라-천국(天國)가 땅위에 세워질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여기 교회는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 하는 것을 우리는 세상의 지식을 가지듯 그와 똑같은 정도로 알고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평화는 한말로 말하면 오해도 그들의 학교교육직 그리스도로서 모든 것이 회복되어야만 한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리스도로서 과연 모든 것이 회복 될 수 있을까. 그런 의심을 하기 전에 교회 안에 만사를 충족시킬만한 충분한 준비가 있느냐 하는 것을 알아봐야 할 줄안다. 그러자면 과연 많은 교회서적을 구해서 거기서 교회정신과 또 다른데서 어떻게 하고 있느냐 하는 실제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우리는 다른 일반적인 좋은 지식을 갖추고 있으면서 교회지식은 전혀 부족하고 자라나는 세대를 두고 말 정도는 해를 따라 높아지면서 교회지식은 그와 반대로 약해지기만하고 있음을 솔직히 지적 할 수 있는 것이다.
● 우리의 실정
이런 우리들의 실정을 살펴볼 때 지금 우리 모두가 걱정해야할 가장 큰일의 하나는 집집마다 가톨릭서적을 할 수 있는 대로 많이 비치해두고 다른 모든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고 힘써 교회서적을 읽어야 하는 일이다. 만일 우리 가운데 신자된 것을 크게 자부(自負)하는 이가 있다면 그는 모름지기 모든 교회서적을 집안에 장만하고 우리 교회 안에 이만한 출판물이 있음을 남에게 자부해야 할 것이다. 가령 어떤 특수한 문제에 대해서 교회서적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또 남에게 지적해줄수 있어야 하겠다. 지금 우리주변에 명망이 높은 개종자들 가운데는 교회서적을 통해서 그것이 동기가 되어 교회 문을 두드리게 된 분이 많은 것은 이를 실증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가톨릭 서적은 그양(量)에 있어 대단히 부족한 것임을 지적 할 수 있다. 부끄러운 말이겠지만 우리보다 일반문화수준이 얕고 혹은 교세가 우리보다 약한 나라보다 훨씬 부족한 것이다. 그 까닭은 _은 그 탓을 여기서 일일이 말할 겨를은 없다. 근본적인 이유 중에 하나로서 오는 출판물교주일이요 출판포교의 달(月)을 당하여 우리 모두가 가톨릭출판물을 _한히 하고 경히여기고 즐겨 구독해볼 정성이 넉넉하지 못했다는 사무치는 뉘우침을 가져야하겠다. 가톨릭서적을 출판물 하는 실무자들을 만나 그 실정을 들어보면 한 책을 출판해서 그 책이 다팔릴때까지는 5·6년을 지내야하고 그동안은 적지 않은 적자를 내고 있어 좋은 책의 원고는 준비되어 있어도 이 적지 않은 적자를 메울 길이 없어 출판을 하지못하다고한다. 좋은 책이 출판되지못하는 까닭이 오직 독자들의 무성의에 있다고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허나 불과 2천부 남짓한 책들이 수십만 교중에서 5·6년을 지나서 겨우 다팔린다는데 한번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한편 그 까닭을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생각하기를 교회서 박는 출판물하면 그저 영성적인 초자연적인 주일강론같은 그런 것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런 신심(信心)에관한것도 있지만 여러말할것없이 지금교회는 철학 및 모든 사회사조 정치, 경제, 노동문제에 이르는 전반에 걸쳐 특히 이 출판물을 통해서 일일이 명료한 ㅁ교회의 태도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 당면한 과제
앞서 말한 실정과는 달리 참으로 좋은 출판물을 내놓기 위해서 먼저 집필자 즉 가톨릭작가(作家)는 마땅히 어떠해야 하겠는가 하는 지극히 근본적인 사정을 고려해보지 않을 수 없다. 가톨릭자각가 현대에 당면한 문제는 너무나 많고 또 절실하다 가령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교육」이라할수 있는데 그 교육을 감당하는 행정실무자들이 말짱<죤·튜이>의 교육사상을 신주위하듯하고 그것은 민주주의교육의 할아버지쯤 생각하고 있다. 하기야 우리 손으로 학교나 교육생정을 자주적으로 해온지 얕은 역사만을 가지고 무비판적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으되 그러나 교육이라 하면 먹고사는 거와 같이 중요한일이다 어느 곳(나라)에서 이같이 아무런 비판도 없이 남의 사상을 그대로 받아 드리는 곳은 없다. 하물며 교육에 있어서랴. 그런데 이<죤·듀이>의 교육사상은 일일이 가톨리시즘과 배치되는 것이다 그러면 그 <죤·듀이>의 교육사상이 지금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있고 지금 교육의 최고책임자인 문교장관어른이 철저한<죤·듀이>신봉자인데 그것이 어떤 사상 면에서 또 어떤 사실에서 가톨리시즘과는 배치되는 것인지 서적이나 가톨릭신문을 통하지 아니하고서는 서로 알길이 없다. 여기 가톨릭 정기물은 비단 교육학자가 아닐지라도 자기들의 문필활동을 통해서 그 훌륭한 표현력을 빌려 예리한 비판을 해갈 수 있다. 가톨릭문필가는 한편으로는 사회악과 그릇된 사상에 대항하여 과감한 공역을 해가면서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의 변호자로서 참으로 값있는 생활을 할 수 있는 것 이다.
●공동전선을
그렇게 하자면 안으로 서로 단결하고 힘을 모르고 또 그 힘을 기를 수 있는 바탕을 장만해야 할 줄안다. 제각기 좋은 뜻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좋은 뜻을 밖으로 잘 나타내는 길은 조직의 힘을 빌려야 함은 상식적인 일이라 하겠다. 가톨릭교회의 특징을 살펴보면 그 조직이 견고할 뿐 아니라 그 조직은 유기적(有機的)인 것이어서 마치 한 생명체(生命體)같은 활성(活性)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어떤 단체이든지 그 것은 필경은 국제적으로 반전되어 크게 인류의 것으로 참으로 현세에서도 인류의 행복에 이바지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이 같은 국제기구는 한 정치단체와는 달리 인류문화에의 치성만을 바치고 있을 뿐 거기 아무런 다른 뜻은 없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한국가톨릭의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하루 빨리 국제적 기구(機構)와 손을 잡고 서로의 교류(交流)를 활발히 하여 마치 오솔길에서 신작로(新作路)로 뛰어나오는일이아닌가한다.
이것이 비단 문필에 종사하는 이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우리서로가 이런 출판물 애호를 강조하는 때를 당하여 서로 무릎을 맞대고 앞날을 의론해서 될일인줄안다.
지금 우리가 최선의 노력을 한다면 몇 해안으로 일본가톨릭출판 정도에는 쉽게 이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