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一월호 경향잡지에 미사에 있어서의 신자들의 적극적 참여에 관한 성청(聖廳)의 교서를 우리말로 초역(抄譯)하여 발표하였다. 그 교서는 서거하신 <비오> 十二세께서 생전에 발표하신 마지막 「로오마」문헌(文獻)이며 또한 성하의 전례(典禮)에 관한 유언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一九五八년 九월 三일에 반포된 그 교서는 모든 가톨릭세계 안에 많은 반향(反響)을 이르켜 각성케 하였으나 불행히도 한국에 있어서는 알리어지지 못한채로 지나왔다. 그 교서의 우리말 번역으로 말미암아 이윽고 우리나라에서도 교서가 가르치시는대로 실행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많은 나라에서는 전례사(典禮史)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신자들의 정신적 욕구에서 오는 충동으로 소위 전례운동이라고 불리우는 광범한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 운동의 목적은 옛적과 같이 신자들이 전례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원래 전례가 목적하는대로 신앙생활을 위한 양식을 얻게하는데 있다.
성청은 이 운동을 격려하였고 수차에 긍하여 큰 충격을 주었던 것이다. <비오> 十二세께서는 특히 전례와 성가(聖歌)에 관하여 두 가지 회칙(勅書)을 반포하셨다.
그러나 회칙에서는 교의(敎義)와 일반원칙만을 말씀하셨고 그 회칙을 적용(適用)하기 위하여는 필요한 규칙을 정하는 문헌이 있어야 했다.
一九五八년 九월 三일의 그 교서가 바로 一九五五년 十二월 二十五일에 반포하신 성가에 관한 회칙을 적용하는데 필요한 규칙을 정해주기 위한 것이었다. 성가와 전례는 서로 관계가 깊기 때문에 성청은 그 교서에서 전례에 관한 회칙의 구체적 적용을 위한 규칙을 첨가하였다. 그러나 지난 一월호 경향잡지에 실린 우리말 번역은 이 전례에 관한 부분만을 소개한 것이다.
수년전부터 전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권리를 집행하는 신자들의 요망을 규칙으로 정하기 위하여 「독일」「벨직」 「프랑스」의 주교들은 신자들이 적극적 전례참여에 관한 훈령을 공포하였다. 이번에 우리말로 번역된 부분의 교서 가운데서 예부성성(禮部聖省)은 이미 그 주교들이 지시한 몇가지 권고와 규칙에 전국교회에 적용되는 법의 효력을 부여하기 위하여 재시(再示)하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에 있어서도 그 교서가 성직자와 신자들에 의하여 주의깊게 적용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같이 성청의 명령에 순종하면서 한국교회는 전례의 본질과 교회의식에 보다 잘 참여하기 위한 영세신자로서의 그들의 권리를 배우게 될 것이다. 여기 이 중요한 문헌(敎書) 가운데서 특히 유의할 요점이 무엇인가를 지적하겠다. 경향잡지 一월호 二七면에 게재된 전례에 관한 교서 가운데서 유의하여야 할 첫째 것은 예전행위(禮典行爲)와 신심행사(信心行事)의 명확한 구별이다. 예전행위는 예수 그리스도나 교회에 의하여 세워진 의식(儀式)으로서 공식 예전서에 기록되어 있는 것을 말하며 그외의 모든 기구와 의식은 비록 신부와 많은 신자들이 교회당에 모여서 한다고 하드라도 사적(私的) 신심행사인 것이다.
이 교서는 신심행사가 매우 좋은 것이며 추천한다고 하면서도 교회의 공적(公的)인 공식기구와 혼동해서는 아니된다는 점을 선포하고 있다. 그 결과로서 신자들이 미사중에 매괴신공이나 도문을 외우는 것을 금하게 되었고 미사전례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성가(聖歌)를 부르지 못하게 하고 있다. 물론 그러한 신심행사가 다른 시간에 행해진다면 매우 좋은 일이나 전례행위 중에는 신자들이 그 전례에 적극 참여해야 하는 보다 중대한 일을 방해하는 결과가 된다.
둘째로 유의할 점은 그 교서가 구라파에서 관례적으로 불리워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미사의식의 세가지 종류만을 들어 구별하였다. 즉 장엄미사와 창미사와 평미사이다. 각각 그 미사를 올리는 형식에 관하여는 여기 성청이 정한 규칙을 준수하여야 한다. 교서는 한국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성가대(聖歌隊)는 성가를 부르고 미사드리는 사제(神父)는 경본을 읽는 그러한 미사방법은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그와같은 미사형식은 성청이 반포한 명확한 교서에 합치되는 것이 아니다.
장엄미사는 가장 훌륭한 미사이다. 그러기 때문에 성청은 각 본당에서 주일날이면 이 장엄미사를 드리도록 원하고 있다. 그러나 그 지방사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보다 간단하고 드리기 쉬운 창미사를 올리도록 권하고 있다. 성청은 미사에 참례한 모든 신자들이 함께 전례에 맞는 성가를 부르도록 간곡히 권하고 있다. 물론 『아멘』 『엩 꿈 스삐리뚜 뚜오』 『글로리아 삐비 도미네』 같은 간단한 응답만을 부르게 하는 등 여러가지 정도의 차의를 인정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성청의 인허를 얻어 신부와 신자들이 장엄미사나 창미사때에 『글로리아』 『그래도』 『쌍뚜스』 『안뉴스』를 자기나라 말로 부를 수 있게 되어있으나 한국에서는 아직 그러한 인허를 「로오마」에 청하지 아니하였다. 라틴(羅旬)말이 어렵다고 하여 전례상의 성가를 한국말로 부를 수 없는 한 교서가 지시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아마 어떤 분은 그것마저도 어렵다고 생각할런지 모르나 그러기 위하여는 각 본당 신부님들이 성가대원에게가 아니라 모든 신자들에게 라틴말로 『아멘』 『엩 꿈 스삐리뚜 뚜오』 등등을 창하는 법을 가르치고 그 뜻을 설명하는데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는 것이 교회가 원하는대로 신자들이 미사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또한 전례의 본질을 선양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계속)
D · Y · N · 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