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실시해오는 「오지리」 가톨릭부인회의 한국구호금 모집을 위한 가정대잿날이 금년은 오는 二월 二四일로 밝혀졌다.
여기 전국 각 본당에서 「오지리」 국민들의 갸륵한 뜻을 널리 선전하고 기구와 그 밖의 감사행사로서 할 수 있는 감사의 정을 표시하도록 대구 <요안>서정길 주교는 다음 같은 담화를 발표하였다.
■ 談話文
우리 그리스도의 수난에 신비적으로 참여(參與)하는 四순절의 봉재성시(封齊聖時)를 또 한 번 마지하게 되었읍니다.
우리가 이 봉재성시를 교회정신대로 잘 지내기 위해서는 마음과 정신으로 죄를 아파할 뿐 아니라 고신극기와 육신의 행동으로써 보상(補償)의 선행을 많이 쌓아 올려야 하는 것임은 장황한 설명이 필요치 않습니다.
이미 여러분들도 아시는 바와 같이 「유럽」 여러 나라 가톨릭신자들은 사순절동안 고신 극기하는 뜻에서 그들의 일상생활을 검약(儉約)함으로 그 얻은 바를 가난한 나라에 보내어주는 자선(慈善)운동을 이르키고 있는데 특히 「오지리」교우들은 一九五八년 사순절부터 「가톨릭부인회」(婦人會)가 주동이되어 『가정(家庭) 대재』의 날을 제정하고 전국 각 가정에서 한국교회를 위하여 하루의 대재를 지킴으로써 절약된 돈을 모와 우리나라에 보내주고 있는 것입니다.
금년 사순절의 한국을 위한 『가정대재』 날은 二월 二十四일 즉 봉재 후 제一주춘계(春季) 금요일이라 합니다.
이 소식은 우리가 감격없이 들을 수 없는 고마운 정신이요, 아름다운 행동인 것입니다. 우리는 참으로 그리스도의 신비체(神秘體) 안에서 민족과 국가를 초월하여 서로 다같은 한 형제자매이라는 가톨릭 세계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이 숭고한 애덕에 대하여 보답(報答)이 없을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조상들은 상호부조(相互扶助)하며 곤경에 빠진 이웃과 형제를 잘 도와주는 아름다운 풍속이 있는 동방예의지 백성으로서 남에게 은혜를 받으면 그 은혜를 평생 잊지 못하여 결초보은(結草報恩)하겠다고 맹세하는 의리(義理)와 예의에 밝은 겨레였읍니다. 우리가 현재 물질적으로는 가난하여 비록 경제적인 원조를 받고 있는 처지라 하더라도 정신적으로까지 가난한 것은 아닌 것입니다.
그들의 열렬한 신덕의 정신에서 울어나는 애덕에 대해서 우리도 기구와 선행의 통공(通功)으로 그들을 정신적으로 얼마든지 도울 수 있으며 보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뜻에서 한국 본방인(本邦人) 주교일동은 관하의 모든 성직자, 수도자 및 신자들에게 오는 二월 二十四일에 「오지리」의 모든 한국은인을 위한 특별기도와 감사의 행사를 마련함으로써 은혜에 보답할 줄 아는 예의(禮儀) 밝은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간곡히 요청하는 바이니 사랑에 대한 사랑의 영적(靈的) 선물은 우리가 민족과 언어를 초월하여 다같은 천주의 자녀됨을 외교인 앞에 증명하는 신앙의 고백일뿐 아니라 국제친선과 세계평화를 증진시키는 길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