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빌라의 美人傳(미인전) (19) 감시와 정보망을 뚫고
발행일1961-02-19 [제267호, 4면]
성직자 칙은 물론 다른 「회」들이 <데레사>를 맹렬히 공격했다. 흉년이 들어 더욱 쪼달리는 당시 수도원 하나가 보태진다는 것은 곧 보시(布施)가 덜린다는 일이었다. 「산토 토마스」성당의 주일강론은 <데레사>가 단순히 자기가 방송하고자 자기 수도원을 나가려한다고 벼락을 때렸다. <데레사>의 곁에서 그 욕을 듣다못해 얼굴을 붉힌 <후아나>가 자기 언니를 피하게 하고 싶었으나 그의 침착한 태도와 미소를 띤 얼굴이 자기에게 하는 욕을 못 알아듣는 것같이 해연했다. 그는 무릎위에 펴 놓은 시과경본(時課經本) 책장 사이에 끼인 단도(短麟)를 슬쩍 내려다보았다. 자기가 지은 것이었다.
나를 어지럽힐 아무것도 없게 하시고 나를 놀라게 할 아무것도 없게 하소서.
모든 것이 지나가나 천주 홀로 변하심 없도다.
인내가 실체를 얻으리로다.
천주를 모시는 자 무엇을 또 바라오리? 천주 홀로 충족하시거늘!
장차 「성 요셉」 수녀원이라고 불리울 가난하고 작으나 개혁된 수녀원 창립을 반대하는 투쟁은 조직이 잘 되었기 때문에 효과적이었다. 고위층과 유력자들의 압력과 비난으로 어찌할 줄 모르는 관구장은 드디어 자기가 준 허가를 철회하고 말았다. <알바레스> 신부는 자기 「회」 관구장의 사촉을 받아 『이 모든 일이 오직 꿈임을 그대가 깨달은 날이 미구에 올 것이라.』는 편지를 그에게 보냈다. 무엇보다 굉장한 사건은 그해 성탄날밤에 어느 신부가 <데레사> 원조를 중지하지 않는 탓으로 <기오마르> 부인에게 전대사를 거절한 일이었다.
작전 지휘관이신 오주께서 <데레사>에게 고해신부에게 순명하여 당분간 가만히 있으라고 명령하셨다. <기오마르> 부인이 처음부터 가서 의론하던 <이바네쓰> 신부는 <데레사>의 계획을 중심으로 찬성했고 그 두 여인에게 더 자세한 계획까지 물었다.
「현상목도」반은 밝히지 않고 다만 『인간적인 이유』를 들어 자세히 설명하는 <데레사>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그 신부는 좀 더 생각해 보겠다고 한뒤 일주간 후에 답장을 보냈다.
『되도록이면 빨리 이번 창립에 착수하시되 돈이 부족하시면 그대 자신을 천주의 손에 맡기시압.
……난문제(難問題)를 이르키는 사람이 있거든 본 신부에게 와서 이야기하도록 하시압.』
이 자격없는 허가장이 <다싸>와 <살세도> 외에 몇몇 유력자의 찬성을 얻게 했다. <기오마르> 부인은 <이바네쓰> 신부의 재촉으로 자기 명의로 제출하는 청원서를 「로오마」로 발송했다. 그러한 허가는 수도회 관구장이 아니라 「아빌라」의 주교의 권한에 속했다.
다행한 일은 반대파이던 「예수회」관구 장이 전염되고 그 후임자인 <살라사르> 신부는 <데레사>가 자기 계획을 『용감히』 진행하게 하라는 지시를 <알바레쓰> 신부에게 주었다. 다만 극비밀리에 행동하라는 조건부였다. 「아빌라」서 아무도 모르게 「아빌라」에 수녀원을 창립하다니! <데레사>는 불평을 여쭈었다.
「주여! 왜 불가능한 일을 행하라고 저에게 명령하시나이까? 제가 그저 자유롭기만 하오면 여자의 신분이 그다지 큰 관계가 없아오리다마는! 그러나 저는 이모저모로 묶여 있나이다. 돈이 한푼도 없아온데다가 돈을 마련할 방도조차 없나이다. 허가장도 없아옵고 아무것도 없아오니 제가 어떻게 할 수 있아오니까? 주여』
자기 수녀원 안에서는 긴밀한 감시를 피할 수 없었고 시내에서는 모든 다른 「회」들이 그 친구들을 통해 까라놓은 정보망(情報網)에 걸릴 것이었다. 새 수녀원이 있을 현장으로 가려면 온 장안의 거리를 지나거나 성벽을 따라 한 바퀴 돌아야 했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 그는 그 터에서 멀지 않는 「산토 토마스」 수도원에 가는체 할 수밖에 없었다.
一五六一년 사원에 <데레사>의 끝에 동생 <후아나>의 부부가 「알바 데 토르메스」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살게 되었다. 원장수녀는 자기 부하수녀가 그처럼 사랑하는 친동생의 가사정리를 위해 당분간 나가 있겠다는 청을 거절할리가 없었다. 새 수녀원이 될 그가 옥은 <후아나>의 남편인 <오발레>가 자기 명의로 매수하여 우선 자기네 들이 들어가 살았다. <데레사>는 그 집에 유숙하면서 그 가옥을 수녀원으로 개조하기 시작했다. 「오캄포」 의 <마리아>는 아직 자기 상속재산을 자유로 처분할 권리가 없었고 재산이 고갈한 <기오마르> 부인은 금침까지 팔았다. 목돈이 없어 공사가 더디었다. 그러는 동안 <데레사>가 좀 더 넓은 집을 원했을 때 오주의 꾸지람을 받은 일도 있었다.
『네가 할 수 있는 그대로 시작하라고 일러주지 않았더냐? 오! 인간의 탐욕(貪慾)이란 이 대지(大地)의 크기가 자기들에게 넉넉지 못할까봐 언제나 전전하는구나! 내 머리를 둘 곳이 없어 밤이슬 가운데 한테서 잠못이룬 적이 몇 번이었던고?』
<데레사>는 그 작은 집을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게 되었고 개조설계도 모든 비중(比重)이 알맞게 고안했다.
어느날 낮에 공사중인 한쪽 벽이 전부 내려앉았다. 그처럼 끈기 있는 <기오마르> 부인도 그 소리에 놀랐고 그 꼴에 정신을 잃었다.
『벽을 무너뜨린 것이 마귀란 말이예요! 천주께서 이 수녀원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십니다!』
<데레사>는 다시는 더 마귀의 기교에 놀라지 않았고 흔들리지도 않았다.
『벽이 자뻐졌나요? 그럼, 그걸 어서 도루 이르켜 세웁시다』 그의 행동은 기도에서 나왔고 그의 위신이 모든 주저를 극복했다.
이제 그는 하기 쉬운 범용(凡庸)한 일에 만족을 느끼지 않고 어렵고 비범(非凡)한 일을 떠맡아 달가운 생각으로 끝까지 밀고 나가는 여성이었다.
공사가 진섭하는데 몇 달리 지나도록 「로오마」에서 오는 허가장이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다. <기오마르> 부인이 또 걱정에 사로 잡혔다.
『마님, 수녀원에서 쓸 미사경본과 종을 구해다 주세요!』
<데레사>는 신념이 더욱 굳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