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활동은 뭐니 뭐니 해도 레지오·마리에가 제一이지……』
그 산하(傘下)에 一백九十一개나 되는 쁘레시디움(支團)을 거느리고 있는 부산 『바다의 별』 꼬미씨움(敎區評議會)의 지도사제(指導司祭)는 「레지오·마리에」 이야기가 나오면 신이나는 모양이다.
키는 보통에서 좀 부족한 정도이지만 체격은 빈틈없이 꽉 짜여진 건강한 몸피, 금년 五十고개를 넘은 이 신부님은 언제보아도 침착한 태도에 인자한 표정을 잃지 않는, 성낼 줄을 모르는 『온정(溫情)의 호인(好人)』이다.
○…부산 대청동(大廳洞)에 있는 중앙성당이라면 전란중(戰亂中) 임시수도(臨時首都) 당시에는 한때 서울주교좌성당의 구실도 했던 곳이며 현재는 부산교구의 주교좌(主敎座)로서 교구적인 여러 종류의 모임과 행사가 모두 이 본당이 주동이 되고 선두에 나서야 되는 것임은 물론, 교우도 많고 산하단체도 많아 여러 가지의 사무가 복잡하지만 보좌(補佐) 신부 한분도 없이 그 바쁜 성무(聖務)를 아무말 없이 다 착실하게 척척 처리해내는 사무수완가일뿐 아니라 『신부님 오늘 우리들의 모임에는 꼭 참석해주셔야 합니다』하고 하루에도 몇 차례 간청해오는 모임들마다 다 얼굴을 내기에도 겨를이 없지만 그래도 좀체로 거절을 못하는 애정 많은 목자(牧者)!
○…『교우들은 항상 기구 속에서 생활해야 하며 신자생활의 가장 중요한 것은 성총을 얻는 것입니다』라는 말로써 그 양떼들을 이끄는 채쭉을 삼고 있는 이 목자는 「가톨릭·악숀」(運動)에 대해서도 그간의 경험과 연구의 결과를 이렇게 피려한다.
『우린 이제 숫자만 자꾸 느릴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조직된 「레지오」만 해도 어느 정도 충분하니 지금부터는 완전한 「레지오·마리에」의 기능을 발휘하고 「레지오」 헌장(憲章)에 이탈될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서 내적강화(內的强化)에 주력을 해야 하겠읍니다』
○…『신부님 정말 못살겠습니다. 밀가루라도 몇되 주이소』 체면도 없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떼만 쓰는 초라한 부인들의 호소에 『어디 줄 것이 있어야죠, 다음번 배급이라도 나오면 봅시다』하여 간신히 달래어 보내는 신부의 표정은 굳어진다.
『저런 사람들에게 만족하게 응해줄 수 없는 것이 참 마음아파요!』하는 장 신부님은 「오스트리아」 가톨릭부인회에 요청하여 얻은 원조금으로 작년 七월에 남부민동(南富民洞)에 주택 五十동을 지어 집없는 난민들을 수용하였다.
(釜山 中央본당 主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