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께서는 죽으심으로써 우리의 죽음을 없이 하였고 부활하심으로써 우리의 생명을 찾아주셨도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부활 「미사」 감사서문경에 이 말씀은 <예수>부활의 그게 기뻐하며 감격하는 까닭은 그것이 세속과 마귀의 육신에 대한 결정적인 승리인 동시에 우리 자신의 부활이 되는 연고이다.
먼저 <그리스도>의 부활은 곧 우리 자신의 부활이다. <예수>께서는 본시 죽으시고 부활하실 그 자체의 이유가 도무지 없으시지만 전혀 우리구속을 위하여 세상에 오셨고 또 죽으시고 다시 살아나셨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리스도>와 우리 신자와는 신비적인 한 몸을 이루고 있으니 머리가 되살아난다면 의당히 그 몸도 살아나야 할 것이니 <그리스도> 분명히 부활하셨은 즉 우리도 함께 부활할 수 있어야 마땅하다.
『나는 포도 줄기요. 너희는 그 가지니라』 『나는 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었을 지라도 살아 날 것이니라』
<그리스도>의 부활은 세속과 육신과 마귀에 대한 결정적인 승리이다. 세속이라 함은 영혼육신이 결합한 인간이 거처하기 위한 장소이며 활동하기 위한 시간일 것이다. 조물주의 당초의 섭리를 따라서는 이러한 시간과 공간이 낙원이어서 말할 수 없이 편리하고 복된 것이었지만 불행이도 원조의 범죄로 인하여 우리 환경도 함께 저주와 별을 받아 마귀에게 전속된 그들의 활동무대가 되어 육신은 괴로움을 당하고 영혼은 해를 받게 되었다. 이 까닭에 세속은 우리의 원수가 되는 것이다. 이제 이 원수를 뭇찌르지 않고서는 천주께 나가기 힘들게 되었다. 다행이도 이 세속에 태어나신 <그리스도> 당신의 죽음에서의 부활로써 세속을 이기셨으니 우리도 그 안에 머물기만 하면 세속을 이기게 되는 것이다. <예수>께서도 친히 말씀하셨다. 『내 나라는 세속의 것이 아니니라』 또 『나는 세속을 이겼도다』
그 다음 <그리스도>의 부활은 죽음위에 완전한 승리를 가져왔다. 이 세상에 죽음 보다 더 두려운 것이 없으리라. 육신의 죽음이든 영신의 죽음이든 죽음은 인간의 희망과 행복을 가장 위협하고 있음이 사실이다. 후세를 모르는 이는 육신의 죽음을 무서워하고 후세를 믿는 이는 영신의 죽음을 두려워한다. 원죄의 벌로 과성은혜(過性恩惠)를 빼앗긴 <에와>의 자손으로서 육신의 죽음을 모면할 도리는 없지만 가장 중요한 영혼의 죽음만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희생으로써 멸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것이 바로 인간의 참된 구원이며 행복인 것이다. 만일 <그리스도> 부활하지 아니하셨다면 죽음은 이 세상의 왕자(王者)로서 가장 힘있는 존재가 되어 생명을 다 정복하고 말았으리라.
인간이든 동식물이든 다 그 앞에 굴복하고야 마니까. 그러나 <그리스> 당신 스스로의 힘으로 죽음에서 부활하셨으니 이제 죽음은 <그리스도> 앞에 굴복하고 말았다. 아니 <그리스도>께 사형언도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점 성<바오로>께서 너무도 똑똑히 말씀하신다.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오고 또 죄로 말미암아 죽음이 왔으니 모든 이가 범죄한 고로 만민 위에 죽음이 미침같이 역시 한 사람 즉 <그리스도>로 인하여 의화(義化)가 세상에 오고 또한 그 의화로 말미암아 생명이 왔으니 생명이 또한 모든 백성 위에 미칠 것이며…』 『죄가 죽음으로 인하여 통치한 것과 같이 성총도 또한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의화로써 통치하여 하여금 영생을 얻게 할 것이니라』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 신앙의 기초이다. 만일 <그리스도> 부활하지 아니하셨다면 복음의 <예수>의 언행을 천주의 것으로 믿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스도> 미리 예언하신 대로 삼일 만에 당신 스스로 부활하셨으니 그는 생명을 마음대로 다루는 생명의 주인, 전능하신 조물주이심이 확증되는 것이다. 이제 그의 말씀은 절대 진리로서 믿어 마땅하며 그를 믿고 그에게 바라고 그를 끝까지 충실히 따를 때 우리도 그의 영원한 생명에 한 몫 끼우리라는 것이 추호도 의심이 아니 간다. 부활은 그의 어느 영적보다도 당신의 천주성을 힘있게 입증하여 주었으니 우리는 안심하고 그를 믿게 되는 것이다.
천주이신 구세주로서.
金永根(베다)(聖분도회원, 경북 왜관본당 주임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