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재선 주교 혼배교서 발표
절대 순결을 요청
깨끗하고 경건한 혼배전 교제
聖(성)스러운 혼배성사
발행일1961-04-16 [제275호, 1면]
부산 최재선(崔再善) 주교는 현재 교회시찰차 체미(滯美) 중이며 지난 부활주일 출발에 앞서 요지 다음 같은 혼배에 관한 교서(敎書)를 발표했다.
동 교서는 특히 혼배성사를 받고자 하는 젊은 남녀의 절대순결을 강조하여 『현사회사조의 일부를 엿볼 때 정조란 여성편에만 국한된 어떤 순결성으로만 알아들을랴는 감이 없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러나 윤리적으로나 신학적으로 본다면 남녀가 다같이 정조유린이 되었을 경우에 여자의 죄보담 남자의 죄가 더 크고 중하다는 것을 알아야합니다』고 했다. 혼배성사를 타당히 받기위한 준비로 다음 세 조건을 명시하였다.
『첫째는 영혼의 준비이니 교리에 상당한 지식을 갖추고 견진성사를 받은 자로서 성총 지위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둘째는 조당이 없어야 합니다. 먼저 결혼 상대자의 신분을 확인한 다음에 약혼해야 합니다』
동 교서는 한국의 실정으로 보아 관면혼배를 쉽게 허락하고 있음을 밝히고 그러나 이 관면을 청하기 전에 상대편의 조당유무를 확인하도록 주의를 환기 했다. 이런 준비가 없이 혼배하기에 앞서 불과 二, 三일 전에야 혼배한다는 통고 정도로써 성혼하려는 것은 『심히 유감된 일』이라고 하였다.
『셋째 조건은 쌍방의 순결한 정조입니다. 혼배는 완전한 인격으로서 인류사회의 기초인 가정의 주초를 마련하는 신성한 행사이며 일남일녀가 결합되는 순간 자기육체의 가장 고귀한 보물인 순결한 정조를 영원불변의 계약의 선물로 서로 교환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혼배의 본질(本質)과 기본적인 절차를 해설하고 이어서 다음과 같은 주목할 만한 설명을 덧붙였다.
『교회는 젊은 남녀의 교제를 덮어 놓고 금하지도 않으며 단죄하지도 아니합니다. 오히려 혼배의 중대성 때문에 사전에 서로의 신분과 성격과 교육정도 등을 알기위한 경건한 교제를 장려하는 바입니다. 다만 행복한 장래를 위해서는 혼배 때까지 순결한 정조를 보하라는 것 뿐입니다. 남에게 악한 표양을 주거나 자모이신 성교회에 누를 끼치거나 양심에 가책을 받을 범죄의 기회를 조심치 않는 부당한 교제를 금할 뿐입니다』고 하여 혼배전의 남녀교제는 깨끗한 몸과 또한 경건한 서로의 접촉으로서 불가해소(不可解消)의 혼배계약에로 인도하는데 있음을 강조했다.
『성스러운 혼배성사』라는 제목으로 된 동 주교의 교서는 구세주로 말미암아 성지위에 승격된 혼배의 순결을 순순히 해설한 것이다. 동 교서는 앞으로 부산교구 내 각 본당에서 연내 수차에 항하여 강론 중에 인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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