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우리 곁을 떠났어도 영원히 우리와 함께 살아계셔서
끝없는 사랑으로 참 생명의 길을 신호등 불빛처럼 가르쳐주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
지금 우리는 비애(悲哀)와 슬픔으로 질식할 것 같은 어둠 속에 어둠에 눌려 사이코패스의 병을 앓으며
죽음이 죽음인지 모르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내 안에 이웃이 없고 이웃 안에 내가 없는 칼바람 휘몰아치는 캄캄하게 닫힌 마음의 감옥에서
화려한 문명의 비단옷을 걸치고도 혹한(酷寒)의 추위에 떨며 사람이 사람을 더 무서워해야하는 슬픈 이 시대에
가난하고 소외되고 억눌린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의 밥이 되어
모든 이를 위하여 한 목숨 한 생애 불 사루시며
이 땅에 비운(悲運)으로
권력을 쟁취하기 위하여 이성을 잃은 이리떼가 되어 무차별 목숨을 요구하던 군부에 맞서
“학생들을 체포하려거든 나를 밟고 지나가라! 내 뒤에는 신부가 있고, 수녀가 있고 학생이 있다…”하시며 절망과 위기로 삶의 풍속도마저 달라지게 하며
돈이 폭력이 되고, 권력이 몽둥이가 되어 윤리와 도덕이 무너지고, 어른과 아이가 구별되지 않는 인간성 상실의 불치병을 앓으며
죽음의 늪에서 허우적거릴때마다목숨의 구명 방탄 조끼가 되시어 비운의 어두운 그 시대 시대마다 온 몸으로 앞장서 막아주시고 지켜주시며
“사랑하라, 그리고 용서하라”
진정한 참 사랑으로 자유와 평등이 꽃 피어 너와 내가 따로 없는 상생하는 사랑을 실천하라
구호가 아닌 온 몸으로 본을 보여주시며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의 횃불이 되어 진실과 성실이 삶의 소망이 되는
비움의 실천으로 환희의 빛으로 되살아나는
낮아지고 낮아진 님께서 가르치신 ‘바보정신’으로 어둠을 자초한 오늘의 위기를 전화위복의 축복으로
참으로 살기 좋은 세상, 참으로 사랑으로 하나되는 님의 그 크신 뜻이 산 복음서가 되어 우리 안에 열매 맺어 세상 곳곳 어디에서나 그리스도의 빛, 빛으로 온 천지 어디에서나 단맛내는 우리가 되어
아- 님은 가셨어도 우리들 가슴 가슴마다에 묻고
그 정신 그 얼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십자가에 사랑의 길을 가려 다짐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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