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안성 미산골프장 사업에 대한 승인을 3월 2일 철회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바르게 서야할 것이 바로 세워졌다는 점에서 경기도의 이번 결단을 환영한다.
이번 골프장 건설 승인 철회 결정은 경기도가 안성시와 함께 지난 2월 27일 현장 조사를 실시한 후 나온 것이다. 현지 확인 결과, 입목축적조사서를 포함한 기존 도시계획이 잘못된 것임이 드러났고, 골프장 건설 입안자인 안성시의 서류에도 중대한 하자가 나타났다.
단 하루, 몇 시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사안이 지금까지 수년간 미뤄져 온 것이 의아할 따름이다. 경기도와 안성시 당국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처사가 결국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왔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수원교구 사제단은 그동안 미산골프장 건설을 저지하기 위해 단식에 나섰으며 천막 농성도 마다하지 않았다. 교구민들은 버스까지 대절해 가며 도청 앞 농성에 나섰다. 이는 골프장이 단지 미리내 성지 인근에 세워지기 때문이 아니었다. 생명과 환경을 살리고, 불의와 편법이 만연하는 이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였다.
사실 이번 골프장 반대 움직임을 두고 교회 일각에서는 우려의 눈길이 없지 않았다. 반대하는 방법에 대한 입장차도 일부 존재했다. 정의의 기준을 시대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도의 골프장 건설 철회 결정은 그 자체로, 정의와 진리를 외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증명하고 있다. 사제들은 관행과 시류에 편승하지 않았고, 오직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를 외쳤다.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하는 사제들이 이번 철회 결정을 이끌어낸 것이다.
물론 이번 경기도 결정으로 미산골프장 건설 문제가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안성시가 2002년과 2004년 국비를 이용해 골프장 예정 부지의 나무를 베어내 골프장 건설을 도운 의혹 등에 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땅에 떨어진 경기도 골프장 행정의 신뢰 회복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회는 하느님께서 맡겨 주신 자연을 아름답게 가꾸어 후손에게 물려주도록 힘쓰라고 가르친다. 경기도는 골프장 건설로 인한 일시적 이익에 매달려 지역주민이나 환경단체와 마찰을 빚어서는 안된다. 맑고 쾌적한 환경조성에 힘써, 진정 국민을 위해 봉사에 나서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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